*이 글은 2017년 서른넷 어느 여름에 작성한 것입니다.
살이라는 건 감정과 큰 연관이 있다.
무언가를 많이 먹었다는 건 결핍이 크기 때문이고,
무언가를 거의 먹지 않았다는 건 먹을 힘조차 없을 만큼
감정의 과잉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 변화를 알아챌까 두려워 더욱더 어둠 속에 숨어버리고 싶은 기분을 이해한다.
살이 크게 쪄본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변화를 알아차리는 말에는 상처를 받곤 했다.
“살이 좀 쪘네.”라는 말은 너의 변화를 알아채고 말았다는 뜻이다.
나는 너의 변화를 알았고,
거기엔 그걸 지적하겠다는 무자비함이 담겨 있다.
숨기고 싶은 감정과 지나온 시간들이 살로 들통나버린 것이다.
상대가 먼저 털어놓기 전까지
그 변화를 알아채지 않는 척하는 것도 배려라는 사실을
꼭 남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