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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A미나 Dec 09. 2024

장르가 된 K뷰티

K뷰티 북미시장 진출, 틱톡만이 답은 아니다

요즘 정말 K뷰티의 글로벌 기세가 심상치않다. 업계에 있다보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식도 많지만 —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다보면, 항상 얘기하는게 바로 '틱톡 (Tiktok)' 이다. "K뷰티 북미진출 = 틱톡" 이 되어버린걸까? 틱톡이라는 플랫폼 하나로 글로벌 브랜드가 된 케이스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다. 근데 정말로 이거 하나로 성장한게 맞는걸까? 


올해 진행했던 K뷰티 브랜드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딩 (틱톡 숏폼)


사실상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K뷰티 시장의 미국진출 움직임은 내가 K뷰티 유통을 시작했던 2017년이 시작이었다. 그때 당시 뉴욕에서 온 '한국계 미국인' 이 이끄는 3개의 업체를 중심으로 — 미국시장에 '한국의 스킨케어' 제품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때 눈에 띄었던 3개의 업체는 로레알출신, Shark Tank 에 출연했던 글로우레시피 (Glow Recipe)의 사라 리와 크리스틴 장, 피치 앤 릴리 (Peach & Lily) 의 엘리샤 윤, 소코글램 (Soko Glam) 의 샬롯 조 였다.그리고 그녀들은 현재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샬롯 조의 스킨케어 브랜드, Then I Met You 는 진짜 너무 써보고싶다. (못써봄...)  


그렇게 K뷰티는 하나의 '트렌드' 가 되어 미국시장에서 꽤나 핫한 카테고리 였다. 그러다 '코로나' 가 터졌다. 그렇게 전세계 사람들이 혼란 속에서 살면서 조금씩 그 거품은 빠지기 시작했다. 그때 사람들은 이제 K뷰티 미국시장은 지는 시장이라며, 미국 외 다양한 시장으로 수출전략을 세워야한다고 했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K뷰티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 '인디 (Indie)' 브랜드라고 칭했던 중소기업의 브랜드들이 어느새 천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케이스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K뷰티는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장르' 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뷰티브랜드가 미국시장에서 '장기적' 으로 접근하기 위해서 어떤 포인트를 고려해야 할까? 얼마전 '코스알엑스' 의 미국유통을 담당했던 모스트의 정다연대표의 인터뷰가 너무 공감이 되서, 내용을 좀 인용해봤다. 정다연 대표는 '5가지 포인트' 를 언급했다. 


첫번째는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한 문장' 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스토리 혹은 철학에 관심을 갖는 시장이 아니지만, 미국에선 이것 없이는 현지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어렵다. 브랜드 스토리를 표현하는 한 문장의 태그라인이 가장 중요한 중심이자 출발점이라고 본다" (모스트 정다연 대표 인터뷰내용 발췌)

너무 공감이 되었다. 워낙 트렌드변화가 빠른 한국뷰티시장의 특성상 — 브랜드의 철학 또한 '트렌드' 화 되는 거 같은 느낌을 받은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의 독점적 유통채널인 '올리브영' 이 강조하는 브랜드는, 광고비를 내세우는 제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제품위주' 의 시장이기에 브랜드 충성도가 낮다. (물론 이 안에서도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미국은 단단한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소비자들은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을 소비의 우선순위로 보는 시장이다. 


두번째는 '뽀족한 타깃설정' 이다. 

"10대를 공략할지, 구매력이 있는 30~40대 안티에이징 수요 고객을 타깃으로 할지 등 좀 더 '뾰족한' 타깃팅을 통해 주 고객층을 선정하고, 제품의 가격대를 달러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정해야 한다" (모스트 정다연 대표 인터뷰내용 발췌)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면서, 다양한 업계 담당자들 (VC, 바이어, 마케터 등) 이 하나같이 말한것은 불편할 정도로 뾰족하고, 좁게 타깃을 잡아야한다는 말이었다. 다만 시장을 고려해서 말이다. 미국은 특히나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고, 주 (State) 별로도 다른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트렌드로 반짝하는 게 아니라, 좀 더 뾰족한 타깃을 설정해 — 브랜드 키워드와 메시지를 설정해야 한다. 


세번째는 '시장 내 현지 경쟁브랜드를 파악하는 것' 이다. 

"헤일리 비버가 이끄는 로드(rhode), 리한나의 펜티뷰티(Fenty Beauty) 등 각 가격대의 브랜들 중 팬덤이 존재하는 브랜드들이 있다. 나의 경쟁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일지 '뾰족하게' 파악하고, 가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으면 장기간 브랜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모스트 정다연대표 인터뷰내용 발췌)

브랜드의 타깃층이 열광하는 현지 브랜드들과의 '경쟁' 을 염두해둘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모방하는 해외브랜드들이 생겨나듯 — 이제 K뷰티 브랜드들도 현지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그들을 전략적으로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네번째는 '유통채널의 확장' 이다.

"제품을 팔 수 있는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최근의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인플루언서 스트레치'를 전개해야 한다.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틱톡 인플루언서의 광고비를 다 올려놨다’는 말이 돌 정도로, 국내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매우 적극적이다. 인플루언서를 통한 브랜드 확장은 실제로 매우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다만, 앞서 언급한 포인트들이 준비되지 않고선 장기적 브랜드가 될 수 없다." (모스트 정다연대표 인터뷰내용 발췌)

여기서 주목해야할 포인트는 미국시장 GTM 전략을 짜는 것에 있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은  매우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인게 맞지만 — 위에서 서 언급한 포인트들이 (내가 이전 글에서 언급한 "Pre-steps")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서는 장기적인 브랜드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틱톡' 하나로 성장한 브랜드라는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너무 한쪽면만 바라본 것이라는 거다. 우리는 좀더 다양한 방면으로 브랜드를 바라봐야한다. 


마지막은 '가격 컨트롤' 이다. 

“브랜드가 아마존 등에 등록한 공급 업체에 도매로 물건을 넘기는 것으로 끝낸다면 그 업체들은 매입한 제품을 팔기 위해 큰 폭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 경우 '메이저 리테일'에 들어갈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모스트 정다연대표 인터뷰내용 발췌)

이 부분은 내가 리테일세일즈를 할때, 너무 많이 봤던 이야기 였다. 시장에서 가격이 낮게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주요 리테일 채널에 정가로 판매하려고 하는 경우 — 브랜드 인지도가 엄청나게 높지않고선 사실상 협상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입장에서 중간업자인 '유통사' 를 통해 사입으로 물건을 넘기고나서 '결제' 를 받는것으로 끝내는것이 아니라, 브랜드 '할인한도' 에 대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는 거다. 


가격이 일정이상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조정하고, 그 이상의 할인이 필요시 브랜드에게 이 부분을 상의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면, 2025년 미국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싶다면 — 너무 공감되는 글이라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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