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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미 Jan 01. 2023

네모난 칸 하나 지났을 뿐인데.

오늘의 단어 : 새해

오늘 먹은 떡국 ©땡글꼬마


네모난 칸 하나를 지났을 뿐인데 해가 바뀌었다. 달력이 없었다면 시계가 없었다면 내가 지금 사는 시간이 2022년인지 2023년인지 알 수 없을 테다. 언제부터일까 이렇게 새해에 대한 내 감정이 메말라버린 것은. 1년 단위로 내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계획하고 기대하는 일이 너무 귀찮고 부질없게 느껴진다. 늘 해오던 다이어리 정리마저 제대로 하지 못한 지금 내 현실에 그저 짜증이 날 뿐이다. 세상의 모든 근심과 아픔, 고통을 내가 다 안고 있는 양 청승을 떨고 있다. 몸은 아프고 일은 고되고 상사에게 깨지고 2022년 마무리와 2023년 시작이 썩 좋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다.


네모난 칸 하나로 나뉘는 그저 그런 해 바뀜이다. 그래도 해가 바뀌었으니까 기본적인 건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께 안부 전화 드리는 것과 밀린 카톡을 확인하며 지인들과 새해 안부를 주고받고 저녁으로 떡국을 해 먹으며 새해 기분을 내어 본다. 네 식구가 둘러앉아 뜨끈한 떡국 한 그릇씩 먹으며 새해엔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고 우리 가족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어본다.


아차! 2023년 시작을 기념하려고 작은 파운드케이크와 숫자 초를 사 왔는데 개시도 못 하고 밤이 돼버렸다. 그래도 뭐 어쩌랴, 달력으로 나눈 새해 말고 내가 정한 날로 새해 하면 되는 것이지. 내일 퇴근하고 나면 2023 숫자 초를 꼽고 나만의 새해를 시작하련다. 달력 한 칸쯤이야 뭐가 대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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