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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미 Mar 23. 2023

두 번째 퇴사를 하게 됐다.

이직과 퇴사를 동시에 해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1.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없는 곳
2. 당장 다음 달 생활비를 한 번에 벌 수 있는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곳
3. 단순 노동으로 잡생각을 떨칠 수 있는 곳
4. 집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곳
5. 출근과 퇴근 시간이 정해진 곳 (야근 NO)


이건 내가 두 번째 직장을 가기 전에 세웠던 기준이다. 그렇다, 작년 8월 4일 두 번째 직장인 베이커리 가게를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출근 3일 만에 내가 세운 기준 중에 2번과 4번을 제외한 나머지는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도 당장은 생계유지가 큰 목적이니까, 다닐 수밖에 없었다. 또 나랑 안 맞는 매니저도 곧 그만두니까 다른 일을 도모하기 전까지는 다닐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이 계획 또한 두 명의 퇴사자로 인해 매니저가 다시 복귀하면서 와장창 망가져버렸다. 진정한 혼돈의 카오스 상태랄까.


나는 10년 넘게 누구의 간섭도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일을 해온 터라, 누구의 지시를 받고 감시를 신경 쓰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해야 하니까 내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 그들의 기준에서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래 다닐 생각이 애초에 없었기 때문에 더 깊게(?) 일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보였을 것이고 말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매니저가 아니었다면 나는 절대 지금 이직을 못했을 것이란 거다. 그 사람과의 마찰 덕분에 더 악착같이 구직활동을 했으니까 말이다. 아니었으면 그냥 대충 여기 계속 다녔을지도 모를 일이다. 퇴사까지 앞으로 8일 남았다. 중간에 휴무가 2일 있으니 오늘 제외하고 6일만 더 일하면 해방이다.


4월에는 새로운 곳에서 또 어떤 어려움을 만나고 어떤 깨달음을 얻어 성장할지 모르겠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더 큰 이직인데 그래도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다녀봐야 알지 지금은 알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 일단 하는 것이 먼저다.


아래는 세 번째 직장을 구하면서 세웠던 기준인데, 앞으로 다니면서 이 기준에 얼마나 들어맞는지 보는 것도 괜찮겠다. 여기가 마지막이 될지, 또 다음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다. 

1. 주 5일 근무
2. 재택근무나 유연 근무 가능한 곳
3. 컴퓨터 앞에서 하는 일 (웹디자인이 아니어도)
4. 법적 공휴일엔 함께 쉬는 곳
5. 업무 강도가 강해도 일이 없을 때는 쉬어갈 수 있는 곳


오늘 마지막 로테이션 근무다. 미들 타임인 데다 비가 와서 더더더더 출근하기 싫은 날이라 아무 글이나 써재꼈다. 멈췄던 글쓰기 다시 시작하는 의미로다가. 나중에 또 보고 부끄러워하겠지. 그건 그만큼 내가 성장했다는 증거니까 부끄러울수록 좋은 거다.


뭐든 오케이.

뭐든 하자.

일단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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