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읽고 쓰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미 Jan 18. 2024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읽고 글테기 극복!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글을 쓴 버지니아처럼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박예진 편역, 센텐스 출판 ©드로우 나미


오늘 소개할 책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선도했던 20세기 대표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13 작품 속 문장들을 엮은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버지니아 울프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간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글을 쓴 작가란 사실이 더욱더 매력적이다.



책 소개

    제목 :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 그림자로 물든 버지니아의 13 작품 속 문장들  

    저자 : 버지니아 울프 / 박예진 엮음 편역  

    출판 : 센텐스(Sentence)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박예진 편역, 센텐스 출판 ©드로우 나미


이 책을 엮고 편역 한 박예진 님은 버지니아 울프의 13 작품 속 명문장을 통해 그의 생과 죽음을 느낄 수 있도록 그의 삶을 통달하는 인문학적 해석을 달아 두었다. 총 4개의 파트로 13 작품을 분류해 버지니아 울프를 모르는 나는 이 목차를 통해 어떤 작품일지 궁금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박예진 편역자의 인문학적 해석이 책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해석이 없었다면 내게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난해하고 어렵기만 한 고전 문학의 하나일 뿐이었을 것이다. 편역자의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애정이 가득 차 있어 그의 가이드대로 어려워도 꼭 이해하려 신경 쓰지 않고 관조하는 형태로 책장을 넘겼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박예진 편역, 센텐스 출판 ©드로우 나미


하나의 작품이 끝나면 해당 작품의 주제를 담고 있는 문장을 읽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의역하거나 필사하면서 다시 한번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저 읽기만 하고 끝내는 책이 아닌 천천히 음미하며 읽고 쓰며 즐기는 책이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기 시작함과 동시에 글쓰기에 영감을 부쩍 많이 받았다. 자기 자신에 대해 내면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쓴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과 그 속의 문장들이 글쓰기를 멈춘 나를 흔들어댔다. 이것이 영감인지, 좋은 글을 보고 따라 하고 싶은 모방심리인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덕분에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문장 아래에 내 생각을 써 놓는 형태의 독서 기록을 남겼다.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별점 : ★★★★☆

간단 리뷰 :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글을 쓴 그녀의 글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한 방황을 하는 내게 깊은 사색의 시간을 준다. 편역자의 인문학적 해석이 어렵고 난해한 문장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아래 글은 인스타에 남긴 글 중에 두 개를 선택해 다듬은 글이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박예진 편역, 센텐스 출판 ©드로우 나미


'나'에게는 숙모의 유산이 있었습니다. 유산은 '나'의 앞으로 매년 500파운드(약 4700만 원)가 지급되었고, 이 수입은 키 큰 남자의 고압적인 형상 대신 드넓은 하늘의 경관을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여성에게는 삶을 유지할 수입이 없었습니다.


A woman must have money and a room of her own if she is to wrie.
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합니다.


토요일 오전 가족들의 늦은 아침을 챙기고 아이들의 학습지 채점을 했다. 아이들 학습 시간이 끝난 후 샤워를 하고 둘째와 약속한 게임 한 판 한 뒤 노트북과 책, 텀블러를 챙겼다. 오후 1시 50분, 목적지는 집에서 315m 떨어진 가까운 스타벅스다. 2층에 자리 잡고 앉아 오늘의 커피와 샐러드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와 샐러드를 가지고 돌아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틀었다. 소란한 카페 소음을 배경으로 음악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고 그제야 나는 온전한 내 시간 속에 들어왔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자기만의 방'으로 말이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박예진 편역, 센텐스 출판 ©드로우 나미

버지니아는 연극을 현실과 가상, 과거와 현재,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사용했습니다. 독자가 액자극 속에 녹아들어 복잡한 연극 속 어떤 생각을 하길 바랐을까요?

버지니아가 의도한 것은 어쩌면 어떤 생각이든 정답일 것이라는 사실일 수도 있겠습니다. 액자극* 속에 들어가 끝없는 상상과 자유로운 감상을 떠올려 보세요.

*액자극 : 극 속에서 공연되는 또 하나의 극


 D'you think people change? Their clothes, of course... But I meant ourselves... Cle-aring out a cupboard, I found my father's old top hat... But ourselves---do we change?

사람들이 변할 수 있을까요? 옷은 물론 바뀌지만…… 우리 자신 말이에요……. 찬장을 정리하다 아버지의 옛 모자를 발견했습니다……. 우리 자신, 우리는 변할 수 있을까요?



나는 변할 수 있을까? 아니, 변한 적이 있을까? 변했다면 상황에 따라 변한 걸까? 진정으로 나 자신이 변한 걸까?
본능대로 움직이던 때를 지나 교육을 통해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그래서 나는 변했을까? 변화에 유연한 사람,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과 그러지 못한 현실의 나 사이의 간극을 통해 매번 큰 좌절을 경험한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더 열심히 살라고, 부지런해지라고 나를 채찍질한다. 나를 향한 질책에 주눅 든 채 잘 되는 주변인에게 온전한 축하를 건네지 못하는 나에게 실망한다. 겉으로는 아닌 척, 드러내지 않은 채 잘 포장해 두어 나만 알고 있을 뿐이다. 나는 변하지 않았다. 그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나를 꺼내 놓을지 분별하고 행동하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상황과 환경을 마주하면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사용할 뿐이다. 그저 그럴 뿐이다.




10대 시절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고전문학의 필요성을 나이가 들고,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인문학을 새롭게 배울 수도 없으니 이런 책을 통해 다양한 고전 문학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면 인생을 사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연계 활동 및 참고 자료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호로록 작성했던 날것의 글을 보려면 인스타로 @recoding_by_nami

버지니아 울프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이 영상을 추천!

'액자극'이란, 극 속에서 공연되는 또 하나의 극으로 연극 속의 연극이다. 자세한 내용은 클릭하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