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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미 Feb 26. 2022

오늘의 나로 만든 주문

손을 들어 외쳤다. “저요!”


그러고는 외쳤다. 태양에서 1AU 거리에 있는 지구에서부터 5AU 거리의 목성으로 순간 이동하는 주문을, 그때의 나를 오늘의 나로 만든 바로 그 주문을. 그건 아주 짧고 간단한 문장이었다. “저요!”

그날도 정문 건너편 쌀국숫집 단체석에 모여 앉아 ‘N2 스몰’(소고기가  쌀국수) 여남은  주문한 참이었다. 교수님이 구인 공고를 냈다. “목성 스펙트럼 사진을 찍어 왔는데 처리할 사람이 없어. 누가   사람?” 대학원생 선배들은 이미 각자 맡은 연구 주제가 있었다. 참석자  마땅히  일이 유일한 사람은 유일한 학부생인 나뿐이었으므로, 기쁜 마음으로 손을 들었다. 그러고는 외쳤다. 태양에서 1AU 거리에 있는 지구에서부터 5AU 거리의 목성으로 순간 이동하는 주문을, 그때의 나를 오늘날의 나로 만든 바로  주문을. 그건 아주 짧고 간단한 문장이었다. “저요!”

- 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새로운 세계로 가는 주문은 아주 간단하다. 손을 들고 “저요!”라고 외치는 것. 나를 스쳐가는 수많은 기회들 중에서 원하는 것을 잡으려면 내가 손을 뻗어 잡아야 하듯이 말이다. 두려움을 안고서도 손을 들어 “저요!”라고 외치는 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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