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 이 힘들어서다.

by 나미

외장하드를 정리하다가 12년 전의 사진을 보게 됐다. 스물여섯의 나는 예뻤고 반짝였고 귀여웠다. 뭔가 뚜렷하게 이룬 것은 없어도 내가 싫지 않았다. 모자라도 부족해도 나는 늘 나를 응원하고 괜찮다고 다독이며 힘을 냈다. 너무 힘들 때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었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었다. 서툴러도 늘 최선을 다해 행복하려고 애쓴 내가 있었다. 뭐라도 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가능성이 보여 나이 먹음이 서글프진 않았다. 해맑은 청춘의 나를 보니 흐뭇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한 시간쯤 지났을까, 문득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와서 폴더를 닫아버렸다. 내 안의 무언가 탁 끊기면서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현실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그리고 깨닫는다. 내가 지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과거가 그리운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 순서는 지금 이 순간이 미래의 내게 위로가 될 수 있게 현재를 잘 살아내는 일을 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 잠시 멈추고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은둔의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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