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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미 May 24. 2022

내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 이 힘들어서다.

외장하드를 정리하다가 12년 전의 사진을 보게 됐다. 스물여섯의 나는 예뻤고 반짝였고 귀여웠다. 뭔가 뚜렷하게 이룬 것은 없어도 내가 싫지 않았다. 모자라도 부족해도 나는 늘 나를 응원하고 괜찮다고 다독이며 힘을 냈다. 너무 힘들 때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었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었다. 서툴러도 늘 최선을 다해 행복하려고 애쓴 내가 있었다. 뭐라도 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가능성이 보여 나이 먹음이 서글프진 않았다. 해맑은 청춘의 나를 보니 흐뭇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쯤 지났을까, 문득   없는 감정이 밀려와서 폴더를 닫아버렸다.  안의 무언가  끊기면서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현실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그리고 깨닫는다. 내가 지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과거가 그리운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 순서는 지금 이 순간이 미래의 내게 위로가 될 수 있게 현재를 잘 살아내는 일을 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 잠시 멈추고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은둔의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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