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by 한글작가 이미나
식도감_고등어.jpg

고등어


고등어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물으면 숨도 고르지 않고 고등어라고 대답할 만큼.


11살, 고등어를 처음 먹었다.

구운 고등어에 갓김치를 올려 상추에 싸 먹던 그날 식사를 지금도 기억한다.

‘아, 이 푸른 물고기는 과연 이 세상 음식인가.’ 감탄하며 먹었다.

‘나는 왜 그제야 고등어를 만난 걸까.’ 지난 10년이 억울할 정도였다.

고등어와 사랑이 시작된 날이다.

정말이지 맛있게 먹었고, 그런 나를 엄마는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날부터 냉장고에는 항상 고등어가 있었다.

어제는 구이, 오늘은 조림, 내일은 고갈비.

엄마는 ‘고등어’로 내게 사랑을 요리해주었다.

덕분에 생선 뼈 바르기라면, 개그맨 김준현 능가하는 손기술도 있다.

내 가방에도 늘 고등어가 있었다.

고등어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언니는 가방에도 고등어를 그려주었다.


어쩜. 20년을 만났는데도, 그 사랑이 식을 줄 모른다.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들었다.

김창완이 부른 <어머니와 고등어>가 흘러나온다.

오늘 저녁은, 아니 오늘 저녁도 ‘고등어’다.

이전 04화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