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와 마침표(.)
탈고 직전까지 고민한다. 쉼표를 찍을까 말까. 문장을 맺을까 더할까.
쉼표가 있어야 할 자리를 깜빡 잊고 지나쳐버리면, 머금어야 할 여운이 뭉툭- 잘려나가는 기분이 든다.
문장을 마쳐야 하는데 욕심 부려 몇 글자 더 욱여 넣다보면, 의미가 흐려지고 강약이 뒤틀려
끝내 힘이 빠지고 만다.
‘바람이 불다.’와 ‘바람이, 불다.’가 분명 다르고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분다.’와 ‘바람이 차갑게 분다.’가 엄연히 다르듯이.
쉼표(,)와 마침표(.)
이들에게도 온도가 있고 호흡이 있으며 저마다 외치는 소리가 있다.
자세히 읽으면 보인다. 오래 머물면 들린다.
삶에도 쉼표와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적절한 때 쉬어가지 않으면 훗날 더 크고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만다.
적당한 때 멈추지 않으면 결국 바라던 기대가 무너져 늦은 후회를 내뱉고 만다.
쉼표(,)와 마침표(.)
소리가 아닌 그들이 소리를 낸다.
언어가 아닌 그들이 말을 건넨다.
당신은 지금 쉬어야 할 때인가요, 멈추어야 할 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