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대명이를 인터뷰했다. 뜬금없이 전화해서 이렇게 저렇게 하면 재밌겠지? 이래서, 야, 그거 우리한테만 재밌는 거 아니야?라고 대답하려다 말았다. 한 번만 하는 인터뷰니까, 팬들에게 선물이 되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냥 그 마음은 참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늘 그랬듯, 같이 이야기 나누며 나는 많이 배웠다. 대명이가 지닌 마음의 선, 그 부드러운 포옹이 나를 늘 따뜻하게 한다. 인터뷰한 매거진이 나왔는데, 사람들이 많이 보는 건가, 그런 게 나왔는지 잘 모르나, 싶어서, 여기 일부를 옮겨 적는다. 인터뷰에도 적었듯, 얘는 지금도 집에서 혼자 먼 산 보고 있을 텐데…
사진은 #레스 실장님이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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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니, 나는 너를 믿어.
A. 그렇지만 조심해야 해. 내가 조금이라도 잘못된 행동을 해서… 음, 특히 걱정되는 건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끝냈잖아.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할지도 몰라. 저런 의사가 진짜 있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저런 사람이면 좋겠다. 근데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사람들의 바람이 깨져버리는 거잖아. 내가 진짜 의사가 아니고 진짜 양석형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에이 그럼 그렇지, 저런 의사가 어딨어, 김대명도 그냥 저런 사람이네, 실망하고 그게 작품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잖아. 나는 이런 것이 중요하거든. 이걸 지켜내는 것. 나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
Q. 다행? 뭐가?
A. <미생> 김 대리도 그렇고 <슬기로운 의사 생활> 양석형도 그렇고 사람들이 좋아해주잖아. 마음에 와닿는 게 있다는 거겠지? 나는 그 감정을 지켜주고 싶어. 그리고 다행인 건, 연기하면서 나도 그 둘처럼 살려고 노력했고 여전히 그래. 어떤 이야기인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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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A HOMME+>_ 2020, 8월
고등학생 때 대명이는 시인이 되고 싶었고, 나는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얘는 배우가 되고 나는 시인이 되었다... 참 신기해...
어느날 돈 벌었다며, 허름한 삼겹살집 데려가서 고기 사주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가 <미생> 끝난 직후였다.
그 후 많은 일이 생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그중 하나고. 나는 그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늘 마음이 좀 아팠다.
빨리, 더 잘 될 줄 알았거든... 그런데 본인은 그런 걸 내색을 안 한다... 힘들다거나, 조급하다거나, 외롭다거나... 대명이는 그냥... 그런 감정들을 조용히,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게 배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존경하는 부분이 바로 그거다.
나는 힘들어하고, 조급해하고, 외로워하기 때문에...
두 번째 시집 출간이 늦어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
그래서 새삼, 대명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조금씩 가자... 한 걸음이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다시 가자...
쟤도 저렇게 나아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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