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vs 그랩 택시 vs 프라이빗 택시
발리에선 스쿠터 타는 게
낭만이라잖아
발리에 가기 전, 많이 들은 말이었다. 발리에서의 스쿠터는 낭만이라고 했다. 스쿠터를 타고 논길을 달리고, 바다로 향하는 장면들이 발리를 대표하는 이미지처럼 보였다. 그래서 우리도 잠깐 고민했었다. 스쿠터를 타볼까. 하지만 그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하는 여행이었고, 발리의 도로 상황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낭만보다는 안전이 먼저였다. 결국 우리는 스쿠터를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대신 그랩과 운전기사를 포함한 프라이빗 택시를 기본 이동 수단으로 정했다. 사실 처음에는 택시를 자주 이용하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이용해보니 생각보다 부담이 크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 이동은 몇 천 원 수준이었고, 공항 픽업도 1~3만원 사이였다.(가장 먼 우붓 지역이 3만원 정도) 무엇보다 이동 자체가 편했다. 발리는 생각보다 더웠고, 조금만 걸어도 쉽게 지쳤다. 에어컨이 나오는 차 안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쉬는 시간이 됐다. 그 짧은 이동 시간이 여행의 체력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항 픽업 요금 참고
· 공항 → 스미냑: 약 8,000~10,000원
· 공항 → 우붓: 약 21,500~30,000원
부모님과 함께한 날들 중 며칠은 프라이빗 차량을 예약해 이동했다. 그날은 기사님이 거의 가이드 역할을 해줬다. 비가 쏟아지자 바로 다른 장소를 추천해줬고, 맛집과 마사지샵도 소개해줬다. 계획했던 일정이 아니었지만, 그날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그렇게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들을 더 경험하게 됐다. 발리는 정해진 계획대로 움직이기보다 그날의 상황에 맞춰 이동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물론 택시 이동이 늘 편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내가 묵었던 우붓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행사가 있거나 특정 시간대가 되면 도로가 거의 멈춰버리는 날이 있었다.
평소 15분이면 닿는 곳이었는데, 그날은 1시간이 걸렸다. 일방도로이기 때문이다. 창밖을 보니 스쿠터들이 차 사이를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좁은 틈을 자연스럽게 지나가며 하나둘씩 앞으로 사라졌다. 그날만은 스쿠터가 진심으로 부러웠다.
발리는 지도에서 보면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꽤 넓다.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한두 시간은 기본이고, 교통 상황에 따라 그보다 더 오래 걸리기도 한다. 특히 우붓처럼 관광객이 많은 지역은 도로가 좁고 일방통행이 많아 이동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경우도 자주 있다.
발리에서는 이동 방법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는 스쿠터를 대여해 직접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랩 같은 택시를 불러 이동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하루 일정으로 움직일 때는 운전기사가 포함된 프라이빗 차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었다. 여행 스타일과 일정에 따라 선택지가 꽤 다양한 편이었다.
발리, 모험심이 있고 젊다면 스쿠터 대여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나 같은 가족 여행이라면 기본적으로 그랩 앱을 미리 깔아두고, 택시 이동을 염두에 두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업데이트 : 화, 금
겨울방학 동안 발리 한 달 살기를 마치고 돌아왔더니 주변 엄마들이 물었다. "발리 어땠어", "영어 캠프 괜찮았어?", "총 얼마 들었어?" 등등… 그래서 친구들의 질문에 답을 하듯, 직접 경험한 발리 한 달 살기를 하나씩 정리해본다.
발리 장기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고,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낯선 섬에서 보낸 한 달의 에세이 같은 기록으로 읽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