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물 만난 물고기가 될까?

물속에서_20240628

by 민별



물 만난 물고기가 될 수 있는 곳은?



물 만난 물고기라는 표현은, 자기가 가장 나 다울 수 있고, 자기의 능력을 가장 잘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럼 내가 물 만난 물고기처럼 거침없고 신이 날 때는 언제일까?


생각해 보면, 스페인어 수업을 할 때가 가장 그런 것 같다. 이제 내년이면 20년 차가 되는 스페인어 튜터다. 20년 동안 한 분야를 꾸준히 해 왔다는 것이 크게 내세울 일은 아닐지 몰라도, 익숙함과 함께 어느 정도의 전문성과 자신감을 준다. 나를 이루는 수많은 것들 중에서, 가장 자신 있게 술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물론, 교수님이나 학계의 전문가, 원어민이나, 혹은 나 보다 경력이 더 많은 분들과 비교할 바는 아니기에 대단하거나 자만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20년 가까이 스페인어 튜터로 학생들과 스페인어 수업을 하면서, 늘 꾸준히 애써온 것은 맞다. 초기에는 제대로 알고 수업을 하려고 학부에서 배운 것을 제대로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 많았고, 수업을 진행하며 학부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 교육대학원에 스페인어 교육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통해 심도 깊고 공부했다. 배운 내용을 설명하려면 완벽하게 숙지해야 했기에 매 수업 집중 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뿐만 아니라 내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도 많았고, 그것들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어려운 개념은 쉽게 풀어서 설명할 방법을 찾고, 배운 개념을 정확하고 오래,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연습 문제를 찾거나 직접 만들어 보며, 만의 강의 자료를 만드는데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시간이 흐르고 강의 경력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내 강의에 자신감이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가 가진 것 중 스페인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다.


일 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나를 가장 편안하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경험할 때인 것 같다. 시작하기 전에는 두렵고, 힘들며, 온갖 저항이 일어나지만, 막상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순간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에 빠지기 하며 편안하고 자유롭게,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요즘 흔히 말하는 도파민이 나오는 순간이다. 자유롭고 설레는 그 느낌 때문에 매번 새로운 배움과 경험을 즐겁게 기다리게 된다. 앞으로도 나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순간을 계속 찾아가고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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