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_20240927
그림책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을 읽고 난 뒤, 내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어떤 단어가 좋을지 한 동안 오래, 깊이 생각해 보았다. 평소에도 언어를 좋아해서 새로운 표현을 발견하면 반갑고, 오래 들여다 보고, 가끔은 의미가 붙은 나만의 단어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내 마음에 이름을 붙일 단어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책을 여러 번 뒤적이며 그 안에 적절한 단어가 있을까 찾아보기도 했지만 아무리 봐도 “딱 이거다!” 하는 단어는 없었다. 막연하지만 스페인어로 된 단어였으면 했고, 너무 길거나 짧지도 않으면서, 발음하기에 쉬우면서 들을 때 리듬감이 있는 단어였으면 좋겠는데 조건이 까다로운 건지 몇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 다가도 딱이다 싶은 느낌이 없었다. 운전을 하면서도,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면서도 틈틈이 생각을 이어 갔지만 역시나 마땅한 이름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소파에 편하게 앉아 느긋하게 남편과 아이가 아침 준비를 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떠올랐다. “왜 이 단어를 생각하지 못했지!” 그 순간, 그동안 오래 생각했던 시간이 끝나고 선명하게 떠오른 내 마음에 어울리는 이름은 ‘día por día‘였다.
영어의 ‘day by day‘, 한국어의 ‘날마다‘라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 día por día. 나의 첫 블로그의 주소를 정할 때도 고민 끝에 선택했던 표현이다. 그때 나는 “지금 당장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매일 조금씩 꾸준히 성장하는 거야.”라는 다짐을 담고 싶었다. 그때도 오래 고민하고 이 단어를 생각해 내고, 블로그 주소로 입력하면서 반갑고 설레하던 기억이 나면서 그때의 마음과 지금의 내가 묘하게 연결되어 ‘아, 이 이름이었구나.’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día por día 에는 ‘매일매일 새롭게’라는 의미도,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하자’라는 뜻도 함께 담겨 있다. 살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성장’이다. 여기에 ‘날마다’라는 의미를 더하면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싶은 마음, 성장하기 위해 애쓰는 나의 태도가 분명해진다. 큰 변화나 성장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 날마다 조금씩 노력하고 쌓아 나간다면 어느 순간 문득, 목표했던 그 지점에 도달해 있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 ‘날마다’에는 거창한 성취가 필요하지 않다. 새벽의 조용한 정적 속에서 하루 계획을 세우는 일, 아이와 시답잖은 장난을 치며 눈을 맞추고 웃어대는 일, 바쁜 일상 속에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잠시 여유를 즐기는 순간. 이런 사소한 하루들이 쌓여 나를 조금씩 변화시킨다는 걸 알기에, 나는 더더욱 ‘día por día’의 힘을 믿는다.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지금 내 앞에 놓인 하루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día por día’를 떠올려 본다. 날마다 새롭게, 날마다 조금씩, 날마다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