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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창 Sep 18. 2015

집에서 커피를 볶아 보자 #1

수망 로스팅 - 노가다의 시작

새로 시작하는 브런치에서는 그저 생각 없이 만들고 마셨던 커피에 대해서 좀 더 연구? 하고 경험하고 정리해서 글로 남겨볼까 한다. 다른 커피 블로그보다 별로 새로운 내용은 없을 것 같다. 우선은 개인적인 기록에 의미를 둔다. 

내 생애 가장 맛있고 비쌌던 파나마 게이샤

거의 3년 전부터 가끔씩 취미로 집에서 커피를 볶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나 밖에서나 매일 커피를  한두 잔씩은 마시는데 이거 한번 만들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집에서 커피를 볶아서 먹는다니. 회사의 커피 동호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자 하니 좀 있어 보이기도 했다. 


첫 로스팅은 가장 일반인스러운 로스팅 방법인 수망 로스팅으로 시작했다. 생두 (볶기 전의  커피콩)를 수망에 넣고 죽어라 흔드는 거다. 죽어라 흔드는 이유는 커피를 고르게 볶기 위해서다. 특히나 커피는 한쪽면이 평평하여 열심히 흔들지 않으면 한쪽면만  계속해서 열을 받게 되어 쉽게 타 버린다. 수망 로스팅의 장점은 직화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불을 직접적으로 닫게 되면 쉽게 타 버리니 열심히 흔들지 않으면 금방 장점이 곧 단점이 된다. 


수망 로스팅을 시작하기 전 알면 좋은 몇 가지 팁이 있다. 


1. 꼭 덮개가 있는 수망을 사용한다. 

사실 마트에서 파는 수망은 대부분 뚜껑이 없고 작은데 이 경우 마음대로 수망을 흔들지 못해서 로스팅이 고르게 될 수 없다. 반드시 돈 좀 더 주고 커피 용품점이나 웹사이트에서 파는 로스팅용 수망을 사도록 한다. 


2. 집게와 집게를 잡을 수 있는 천 덮개를 준비한다. 

사실 덮개가 있어도 덮개를 고정할 수 있는 집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집게는 두개를 준비하여 손잡이 양쪽으로 하나씩 집도록 한다. 그런데 로스팅이 끝나면 빨리 원두를 꺼내서 식혀야 하는데 이때 집게가 뜨거워 손으로 제거할 수 없다. 이를 대비해 집게를 잡을 수 있는 천 덮개를 또 준비해야 한다. 

수망 로스팅에 사용하는 수망

3. 바닥에 장애물을 두면 더욱 고르게 볶인 원두를 얻을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커피 콩은 한쪽면이 평평해서 웬만큼 흔들어서는 위 아래가 고르게 볶이지 않는다. 이를 잘 하기 위해서 두꺼운 철사와 같은 장애물 한두 개를 수망 바닥에 깔면 콩이 철사에 걸리면서 잘 뒤집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생각보다 꽤 효과가 있다. 


4. 바닥에 신문지는 필수, 베란다에서 문 닫고 시작

사실 홈 로스팅의 가장 큰 적은 커피 콩의 껍질과 연기이다. 이 둘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로스팅 기계를 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집이 엉망이 되는 경험을 각오해야 한다. 커피콩을 볶으면 벗겨져나온 껍질이 수망의 각종 구멍과 덮개 사이의 공간으로 떨어지거나 날리기 시작한다. 콩이 익기 시작하면 커피의 진하디 진한 향을 담은 연기 또한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장터의 뻥튀기를 떠올려보자. 


5. 모자?

수망 로스팅은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연기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섬유와 머리카락에 냄새가 배는 것은 당연. 로스팅을 하고 나면 그 향기가 아닌 냄새가 마치 삼겹살을 맛있게 먹고 난 후의 그것처럼  오래간다. 바로 샤워할 것이 아니라면 모자나 두건을 쓰고 로스팅을 하자. 

첫 수망 로스팅 결과물

로스팅을 시작하기도 전에 너무 준비할 것이 많은 것 같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근데 하다 보면 다 필요하게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로스팅 과정에 대해서 좀 더 적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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