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토리 굽는 냄새가 안내하는 오모이데요코초

by 마르코 루시

신주쿠역 서쪽 출구를 빠져나온 여행자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대개 네온사인이 밤하늘을 덮은 고층 빌딩들이다. 하지만 그 화려함의 틈새로, 마치 시간의 주름처럼 접힌 좁은 골목 하나가 숨 쉬고 있다. 녹색 간판에 노란 글씨로 새겨진 '思い出横丁(오모이데요코초)'. 직역하면 '추억의 골목'이다. 간판 아래로 매달린 종이 등불들은 파란색과 노란색 줄무늬를 두르고 있고, 그 옆으로 인공 단풍잎이 붉게, 주황빛으로 흐드러진다. 가을이 아닌데도 가을처럼 꾸며진 이 입구는 이미 예고편처럼 말한다. 이곳은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곳이라고.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21세기 도쿄의 소음이 불과 몇 미터 뒤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1946년의 잔향이 채운다. 좁은 통로 위로 낮게 매달린 등불들, 숯불에서 타오르는 야키토리의 냄새, 그리고 가게 안에서 새어 나오는 목소리들. "이랏샤이마세!" 주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하이, 나마비루 후타츠(생맥주 두 잔)!" 손님들의 주문이 겹친다. 그 모든 것이 쇼와(昭和) 시대의 리듬으로 맥박 친다. 겨울밤의 찬 공기 속에서도 골목의 온기는 따스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어깨가 닿을 듯 좁은 공간이 묘하게 친밀하다.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다.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도쿄의 또 다른 심장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 폭격으로 잿더미가 된 신주쿠역 서쪽 일대에 갈대발로 만든 포장마차 서른에서 마흔 채가 줄지어 섰다. 의류, 구두, 비누 같은 생활 잡화를 파는 노점상과 어묵, 찐 고구마, 팥죽을 파는 포장마차가 전쟁의 상처 위에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들의 생존 거점이 되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럭키 스트리트'라 불렸다. 공식 배급망에서 벗어난 암시장이었지만, 그곳에는 살아남은 자들의 절박한 희망이 있었다. 당시 엄격히 통제되던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몰래 팔던 곱창구이 가게들이 골목을 채웠고, 그것이 지금도 이곳의 대표 메뉴로 남아 있는 이유다. 1959년 신주쿠역 터미널 건설과 재개발로 약 300채의 상점이 불법 점거를 이유로 퇴거 조치되었고, 지금의 630평 남짓한 공간에 약 80개의 점포만이 남았다. 하지만 축소된 공간 안에서 오히려 골목은 더 촘촘해졌고, 더 진해졌다. 전후의 폐허에서 피어난 이 골목은 단순한 음식점 거리가 아니라, 도쿄가 재건되는 과정 그 자체를 몸으로 기억하는 장소다.


오후 여섯 시가 넘으면 골목은 변모한다. 낮 동안 조용하던 가게들의 문이 하나둘 열리고, 불빛이 커지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여행자들은 작은 가게 카운터에 자리를 잡는다. 눈앞에는 검게 그을린 불판이 있고, 그 위에 야키토리 꼬치들이 지글지글 익어간다. 주인의 손이 능숙하게 꼬치를 뒤집고, 기름이 튀며 작은 불꽃이 인다. 탁자 위에는 손때 묻은 메뉴판이 놓여 있고, 그 옆으로 밤색 불투명한 커다란 사케 병이 서 있다. 여행자는 야키토리 세트와 시원한 생맥주를 주문한다. 잠시 후 흰 접시 위로 꼬치들이 나열된다. 돼지 삼겹살은 캐러멜처럼 윤기가 흐르고, 소고기는 거무스름하게 구워져 있으며, 파는 반쯤 타서 달콤한 탄 냄새를 풍긴다. 접시 끝에는 주황빛 고추장 소스가 한 숟갈 놓여 있고, 그 옆으로 절인 오이와 당근이 놓인 작은 접시가 따라온다.


"오이시이데스카?(맛있어요?)" 옆자리 중년 남성이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여행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든다. 남성은 웃으며 자신의 사케 잔을 들어 올린다. "간파이(건배)!"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같은 시간 속에 있다. 이 골목의 마법은 바로 그것이다. 낯선 이들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음식과 술이라는 보편적 언어. 카운터석 예닐곱 개가 전부인 가게에서, 주방과 손님 사이에는 불판 하나만이 놓여 있다. 주인은 손님의 표정을 읽으며 꼬치를 굽고, 손님은 주인의 손놀림을 지켜보며 기다린다. 퇴근한 직장인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맥주를 들이켜고, 젊은 커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웃는다. 혼자 온 여행자는 낯선 언어 속에서도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야키토리 한 꼬치, 사케 한 잔. 그것만으로도 낯선 이들 사이에 작은 공동체가 형성된다.


하지만 이 골목이 간직한 것은 향수만이 아니다. 2020년대의 오모이데요코초는 여전히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곱창구이 가게 옆에 프랑스 가정식 식당이 들어서고, 젊은 바텐더가 운영하는 칵테일 바가 문을 연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좁은 골목을 카메라에 담으며 "원더풀"을 연발한다. 가게 입구에는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이 붙여둔 스티커들로 뒤덮인 벽이 있고, 이모티콘 같은 스티커들이 한 시대의 지층을 만들고 있다. 이 골목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장소이기 때문에, 그 '진정성'은 고정되지 않는다. 때로는 상업화와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골목을 걷다 보면, 여전히 50년 된 가게 주인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곱창을 굽고 있고, 단골손님들이 익숙한 인사를 나누며 의자에 앉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변화 속에서도 지속되는 것들. 그것이 오모이데요코초가 단순한 테마파크가 아닌 살아있는 장소로 남아 있는 이유다.


골목을 빠져나오는 순간, 신주쿠의 네온사인이 다시 눈앞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그 화려함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여행자는 이제 안다. 거대한 도시의 균열 사이로 스며드는 작은 골목 하나가, 시간의 주름을 따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있다는 것을. 오모이데요코초에서 머문 시간은 단지 야키토리를 음미하거나 술을 마신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도쿄라는 도시가 어떻게 상처를 치유하고, 어떻게 기억을 간직하며, 어떻게 변화 속에서도 정체성을 유지하는지를 목격한 시간이다. 불빛 사이로 스치는 사람들의 그림자 속에는 수십 년의 이야기가 겹쳐져 있고, 그 모든 기억의 잔향이 이 좁은 골목을 '추억의 거리'로 만들고 있다.


한 여행자가 가게 입구에 선다. 붉은 제등 아래, 스티커로 뒤덮인 간판 앞에서 잠시 멈춰 선다. 어깨에 여행가방을 멘 그의 모습은 이 골목을 지나간 수많은 여행자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그가 이곳에서 경험한 순간, 야키토리의 맛난 냄새, 주인의 웃음, 옆자리 손님과의 건배, 사케 잔에 남은 마지막 한 모금은 추억의 잔상이 되는 것이다. 여행이란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화려한 명소를 수집하는 일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골목 하나에서 한 도시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는 일. 마지막 야키토리 한 꼬치를 입에 넣고, 사케 잔을 비우며, 영행자는 깨닫는다. 오모이데요코초는 과거를 보존하는 박물관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장소라는 것을. 그리고 그 생생함이야말로, 이 골목이 오늘도 여행자들을 불러들이는 이유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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