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에도 해피 플라잇

혼자 보내는 추석 명절

by 감정비행일지

이번 명절은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보내나 했더니..

세상 제일 먼 보스턴 비행을 와버렸다.. 대기 스케줄이었는데 어딘가 가겠지 가겠지 하다가.. 보스턴 까지 올 줄이야.

그래도 흔히 승무원들끼리 이야기하는 더 힘든(?) 뉴욕, 런던 보다는 나으랴.. 위로했다..

비행 전날 할머니댁에 아이들을 미리 데려다주며 ‘엄마가 추석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해! 잘하겠지만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차례도 잘 지내주렴. 사랑해!’

인사를 남기고 새벽 일찍 출근길에 올랐다.


이번연휴는 꽤 길어 공항에는 가족들과 즐거운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왠지 마음 한구석 씁쓸한 마음도 들었던 건 사실이었지만 이렇게 바쁜 연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아닌가?

내가 아니었다면 누군가 불렸을 스케줄 가서 맛있는 고기 먹고 힘내서 돌아오자!!


13시간 넘는 비행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다.

‘하아, 드디어 두 다리 뻗고 누울 수 있구나..’

13시간 걸어온 고생한 내 발..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구두를 벗으니 스타킹 속에 갇혔던(?) 내 발에서 꼬랑꼬랑 내가 올라온다.. ㅎㅎ


발만 씻고 나가자!

숙소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본다.


보스턴에 위치한 우리의 숙소는 레지던트 형태 숙소로 키친이 함께 있어 너무 좋다!

‘ 무슨 일이지? 마트에 사람이 엄청 많네? ’

마트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큰 카트 안에 피난(?)이라도 가는 듯 온갖 식료품을 가득가득 담아 장을 보는 사람들.

(뒤늦게 숙소에 돌아와 알게 된 사실… 미국의 셧다운 사태…)


나도 숙소에서 구워 먹을 스테이크 고기와 야채, 과일, 음료를 사서 돌아왔다.

‘우선 좀 씻고 자고 일어나서 먹어야겠다…’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을 훌쩍 넘긴 시간이라 몸이 노곤노곤해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잘 자고 있나?’ 씻고 누우니 아이들 생각이 난다.

출발 하루 전 게임으로 며칠 힘겨루기를 하다 단단히 혼(?)이 난 둘째를 생각하니

너무 감정적으로 대한 것 같아 또 후회가 몰려온다…

(혼낼 때는 진짜 가만 안 둘 것처럼 혼내더니.. 늘 후회하는 아들맘… 후)


한숨 푸우욱 잘 줄 알았는데 역시.. 아이들이 깨는 한국 아침시간이면 여지없이 시차를 무시하고는 잠에서 깨버린다.

미국 시간 새벽 5시 한국은 저녁시간이라 장 봐온 고기를 구워 본다. 오늘도 난 한국 시차에 맞춰 생활한다..

(아침부터 고기 굽는 아줌마인 줄 알겠다.. )

멀리서 숙소에서 혼자 연휴를 보내고 있지만 나도 스스로를 챙기며 나름 연휴를 즐겁게 보내보리라.


긴 명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운 마음을 안고 이제 조금 있으면 다시 한국에 돌아갈 시간.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안전하고 즐겁게! 아무 일 없이 잘 돌아가길!!

그러고 보니 보름달도 못 봤네 여기서 라도 찾아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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