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준으로 살아왔음을 자각하는 순간들2/5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고 한다.
내가 세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내가 머물러 있지 않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적응을 잘 한다는 뜻이라기 보다
세상을 해석하고 반응하는 내가 계속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래서 가끔은 누가 나인지,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 혼란이 나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이 변한다기 보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계속 바뀌고 있다.
오히려
늘 같은 모습으로,
늘 같은 방식으로만 반응하는 삶이
나는 더 두렵다.
이 생각을 하던 차에 나비다의 <삶을 바꾸는 비결>은 나의 이런 사색의 문장들 위에 형광펜을 긋듯
공감해주고 있었다.
그간의 내 삶의 많은 변화와 그 과정에서 겪어온 수많은 일을 겪으며
내가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생각들에 아주 조용한 변화를 일으켜 왔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나비다의 <삶을 바꾸는 비결> 책 속 한 페이지가
그 변화의 흐름을 다시 한 번 선명하게 불러일으켰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지배적인 생각, 세상을 보는 시선은
타고난 내 몫이 아니라 주변과 함께 만들어졌다는 걸 기억하세요.” -231P.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잠시 책을 덮었다.
크게 흔들지도, 당장 무엇을 바꾸라고 재촉하지도 않았지만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을 조금 다른 각도로 틀어 주는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또 하나의 시선을 내 앞에 열어 주는 문장에 가까웠다.
만약 지금의 내 사고가
내가 선택한 사고가 아니라
길들여진 사고라면, 그동안 내가 ‘나답다’라고 믿어온 많은 부분은
사실 나의 고유함이 아니라 익숙함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내 안에서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왜
이 선택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걸까.
나는 왜
이 상황에서 늘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까.
그건 성격도, 현실 인식도 아니라 습관화된 사고 패턴일 수 있다고.
나는 내 생각을 반박하지 않고 출처를 묻기 시작했다.
이 생각은 어디서 왔을까.
왜 나는 이것을 당연하다고 믿게 되었을까.
이 생각을 만들 때 나는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을까.
이 질문들은 생각보다 감정적인 작업이었다.
차분하게 분석하는 일이 아니라 과거의 장면들을 하나씩 떠올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의 말들, 의도 없이 던져졌던 평가,
“그 정도면 됐어”라는 말 뒤에 숨어 있던 기대와 한계들.
그것들은 나를 망가뜨리기 위해 존재한 기억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를 보호하고 현실에 적응시키기 위한 장치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생각들이 여전히 현재의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데 있었다.
나는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 내 사고는 여전히 그 시절의 기준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나비다는 말한다.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는 일이 복잡하거나 위험한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그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생각을 들여다보는 동안 감정이 함께 올라왔다.
어떤 날은 불편했고,
어떤 날은 두려웠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그 질문들 속에서
처음으로 나의 진짜 반응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건 괜찮아 보이려는 마음도, 설명하려는 태도도 아닌 아주 날것의 감각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조금씩 달라졌다.
여전히 같은 일을 하고, 여전히 같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내 안의 기준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이게 맞는 선택인가”를 물었다면,
이제는
“이 선택을 하는 내가 편안한가”를 묻는다.
예전에는
불편함을 참고 넘겼다면, 이제는 불편함을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인다.
이 변화는 겉으로 보기엔 크지 않다.
그래서 더 진짜다.
사람들은 여전히 묻는다.
“요즘 왜 이렇게 편안해 보여?”
“비결이 뭐야?”
나는 여전히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한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이것이다.
내 삶이 달라진 건 내가 더 잘해서가 아니라
내 생각을 더 믿게 되어서도 아니라
내 생각을 의심해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그 질문의 시작점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는 문장.
“당신이 비결입니다.”
비결은 밖에서 배워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깨어남은 자신이 깊게 갖고 있던
세상을 보는 눈에 조용히 질문을 던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애틋한 나에게
다정하게 질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