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유진 Dec 11. 2024

초등학교 성별탐구: 장난꾸러기와 꼼꼼쟁이 이야기 1

작은 차이가 만드는 큰 세상


“우리 반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다른 듯 닮은 이야기”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았던 어느 날, 우리 반에선 특별한 실험(?)이 벌어졌다. 이름하여 “종이 비행기를 멀리 날리기 대회”.

평소에도 뛰어다니며 에너지를 뿜어내던 남자아이들과, 조용히 앉아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종이접기를 좋아하던 여자아이들이 처음으로 하나의 목표를 두고 뭉친 순간이었다.

남자아이들의 도전: “더 크고, 더 멀리!”

“선생님, 저는 제 비행기를 로켓으로 만들 거예요!”

대회를 알리자마자 남자아이들은 종이를 손에 쥐고 자신들만의 비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소부터 자동차나 로봇 그림을 즐겨 그리던 민재는 자기만의 디자인을 종이에 그려 넣으며, “바람을 뚫고 날아갈 비행기”라며 자랑했다.

반면, 용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식 장난감을 만들 듯 꼼꼼히 종이를 접고 또 접었다. “내 비행기는 튼튼해야 해!“라고 외치며 말이다. 하지만 결국 지나치게 무거워진 용수의 비행기는 날아오르지 못하고 책상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괜찮아, 다음엔 더 멀리 갈 거야!” 용수는 특유의 씩씩한 미소로 고개를 들었고, 옆에 있던 남자아이들은 “내가 더 멀리 날릴 거야!”라며 경쟁심에 불타올랐다.


여자아이들의 접근법: “어떻게 하면 더 예쁠까?”

반대로 여자아이들은 전혀 다른 곳에 초점을 맞췄다.

“비행기도 예뻐야 하잖아요! 선생님, 색연필 좀 주세요!”

소미는 비행기를 날리는 것보다 먼저 날개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트와 별을 그리며 색깔 맞추기에 몰두하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수진이는 반짝이 스티커를 붙이며 “이렇게 반짝거리면 하늘에서 더 잘 보일 거야”라며 자신만만해했다.

하지만 실제로 날리려고 하니, 비행기는 무거워서 제대로 날아가지 못했다.

“에이, 너무 무거웠나 봐.” 수진은 살짝 실망했지만, 옆에 있던 친구가 “그래도 예쁜 비행기는 너 거야!”라고 위로하자 금방 웃음을 되찾았다.


대회가 끝난 뒤, 우승자는 종이 비행기를 적당히 튼튼하게 만들면서도 가벼움을 유지했던 민재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각자 방법은 다르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었다.

남자아이들은 더 멀리 날리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했으며, 여자아이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창의성과 감각을 발휘했다.

결국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외쳤다.

“와, 너 진짜 멀리 날린다!”

“너 비행기 진짜 예쁘다!”

그날의 종이 비행기 대회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멋진 조화를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의 교훈을 마음에 새겼다.

“아이들은 다름 속에서 닮아간다. 그리고 함께일 때 더 아름다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 이야기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를 잘 보여주면서도, 결국 모두가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순간이었다.


남녀의 차이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서로 다른 성별의 특성과 강점이 조화를 이루며 사회와 인간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된다. 이 작은 교실 속에서도 그 차이의 아름다움을 관찰할 수 있다. "다름"이 갈등이 아니라 "강점"으로 작용할 때, 아름답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Instagra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