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를 넘어, 그림이 나에게 주는 의미

그림을 그리는 이유, 그리고 그 감사한 순간들

by 두유진

나는 본업이 따로 있지만, 미술을 취미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룹전에 작품을 출품하며, 그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과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이를테면, 나는 전업 작가는 아니다. 전업 작가들이 지닌 절실함은 없을지 모르지만, 누군가 내 그림에 관심을 가져주고, 그것이 이야기의 매개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내 그림을 소장하고 싶어하는 분이 생겼다. 뜻밖의 일이었다.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을 보고, 그 장면을 내가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어떤 분이 베트남 여행 중인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림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순간,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분이 원하는 느낌을 내가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찍은 그 장면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곳을 깊이 사랑했기에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그 제안을 수락했다.

그림이 완성되고 나니, 내가 정말 그 느낌을 제대로 담아냈는지 확신할 순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자다가도 문득 일어나, ‘이 부분을 이렇게 표현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수없이 되뇌었다. 하지만 다시 그림을 바라보니, 내가 사랑했던 제주의 섭섭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 감정을 그대로 담아, 감사한 마음으로 그림을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다. 내 안의 감정을 캔버스에 담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과정이다. 그림이 완성될 때마다, 나는 세상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나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그림을 누군가가 소중히 여겨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일이 아닐까.

그림을 사겠다는 분에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 단순히 그림 한 점을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담아낸 순간과 감정을 함께 공유해 주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들여놓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 생각만으로도 나는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내 감정을 담아내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림을 그린다. 누군가의 벽에 걸릴 나의 그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행복을 전해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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