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좋아요'의 역설

비교

by 한가을

새벽 2시

잠이 오지 않아 습관적으로 SNS를 켭니다.

손가락을 튕길 때마다 화려한 이미지들이 쏟아집니다.


친구의 승진 소식

동기의 유럽 여행 사진

지인의 오마카세 저녁 식사.


분명 축하해 줄 일인데

마음 한구석이 쌉싸름해집니다.


화면 속 그들은 저렇게 빛나는데

며칠 머리를 감지 않아 떡진 채 누워 있는

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좋아요’를 누르지만

내 마음은 전혀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연결되기 위해 접속했지만

로그아웃할 때는 더 철저히 고립된 기분을 느낍니다.


타인의 행복을 확인하는 일이

나의 불행을 증명하는 일이 되어버린 아이러니.


이것은

당신이 못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비교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편집된 현실


심리학에서는 SNS 우울증의 핵심 원인을 사회적 비교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인간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문제는

비교의 대상이 공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보고 있는 그들의 사진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 수십 장 중 골라낸 최고의 한 컷,

하이라이트입니다.


반면

그 사진을 보고 있는 당신은 지루하고, 지저분하고, 실수투성이인 당신의 비하인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타인의 편집된 예고편과 나의 적나라한 다큐멘터리를 비교하는 것은 애초에 승산이 없는 게임입니다.


그들의 완벽해 보이는 사진 밖에는

카드 값을 걱정하고 상사에게 깨지고 연인과 다투는 편집된 현실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단지 업로드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상대적 박탈감


절대적 빈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상대적 박탈감입니다.


내 손에 쥔 빵 한 조각도 충분히 감사할 수 있는 것인데, 옆 사람이 든 케이크를 보는 순간 내 빵은 초라한 부스러기가 됩니다.


SNS는

이 박탈감을 극대화하는 증폭기입니다.


알고리즘은 내가 가장 결핍을 느끼는 부분

내가 가장 욕망하는 것들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어 화면에 띄웁니다.


“나만 뒤처지고 있다.”

“나만 불행하다.


이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

뇌가 만들어낸 착시입니다.


비교는

내 삶의 고유한 가치를 지우고

타인의 욕망을 내 것으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쫓느라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잊어버리는 취향의 상실을 겪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나


더 큰 문제는

우리 자신도 이 연극에 동참한다는 것입니다.


우울한 날에도 웃는 사진을 올리고

“행복한 주말”이라는 해시태그를 답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괜찮게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욕구가

가짜 자아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좋아요’ 숫자가 올라갈수록 마음은 더 공허해집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화면 속의 연출된 나이지, 지금 이불 속에서 울고 있는 진짜 내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입니다.


이 괴리감이 커질수록

우리는 가면 증후군을 앓게 됩니다.


진짜 나는 점점 초라해지고

온라인 속의 나는 점점 화려해지는 분열.


그 틈새로

외로움은 독버섯처럼 자라납니다.


행복은 음미하는 것입니다


지금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당신의 주위를 둘러보세요.


잘 정돈되지 않은 방

먹다 남은 물컵, 낡은 잠옷

보여주기 민망한 그 풍경들이야말로

당신이 살아내고 있는 진짜 삶의 흔적입니다.


그리고

그 삶은 편집된 사진보다

훨씬 더 묵직하고 가치 있습니다.


행복은

남들에게 “나 행복해”라고 전시하고

‘좋아요’로 확인받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갓 지은 밥 냄새를 맡으며

혹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혼자 조용히 미소 짓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입니다.


타인의 하이라이트를 부러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비하인드에는

그들이 결코 알 수 없는 당신만의 치열한 눈물과 성장이 담겨 있으니까요.





저는

거의 매일

마음이 무너진 이들을 만납니다.


그들에게

마음의 근육을 만드는 방법

극단적인 선택을 멈추게 하는 방법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누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답니다.


그래서

이 글이 필요한 누군가가 생각나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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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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