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좌절의 처방전을 내려 드립니다.

좌절이 말해주는 또 다른 신호

by 마인드 오아시스

"계획은 여전히 오리무중 이랍니다만?"


에세이 작가가 되리라 다짐한 지도 어느덧 두 달이 되어 간다. 그 말은 곧, 13년간 몸 담가온 재무팀에서의 직장인으로서의 삶도 졸업한 지 2달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AI의 급성장만큼이나 나의 열정은 빠르게 식어갔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보통 3년~5년쯤 되어야 글태기가 온다는데, 책 출간은커녕 아마추어 꿈나무인 내가 그것도 아주 당돌하게 2달 만에 글태기가 오다니. 좌절감이 거센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러던 중 제임스 비치의 강연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삶이 힘들 때 좌절과 싸우지 말고, 좌절의 삶을 재밌게 만드는 촉매제로 만들어 버려요" 이 구절이 다시 나의 작은 불씨를 살려냈다. 나는 그 원인을 차분히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동기부여 VS 동기부인?


우리는 계획을 세울 때 동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동기 부여는 자신의 목표지점까지 흔들리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동기부여가 강할수록 열정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곤 이내 꾸준함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연료 역할을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도록 내적 또는 외적 자극을 제공하는 심리적 과정이라고 사전에서도 정의해주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퇴사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작가라는 길을 선택한 나에게 이보다 강한 동기부여는 없었다. 그런데 왜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이때 다시 제임스 비치의 말이 떠올랐다. "아, 지금 나는 좌절에 빠졌구나.." 이렇게 좌절에 빠질 때는 강한 동기부여도 동기부인으로 변하곤 한다. 아무리 좋은 연료를 넣어도 엔진이 멈추면 차는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결국 아무런 결과도 낼 수 없다는 뜻이다.



좌절의 처방전을 내려 드리리라.


살면서 작은 실패로 가득 찼던 내 삶에서 더 이상의 좌절과 마주하기 싫었다. 그래서 최근 의지력 테스트를 해보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틀 간격으로 좌절이 찾아온다는 것. 작가를 다짐한 순간부터 sns에 필사 루틴 영상을 매일 올렸다. 처음엔 사람들의 관심. 그러니까 '좋아요' 숫자와 팔로워가 늘어 갈수록 "더 잘해야지"라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나 두 달이 된 지금 이틀에 걸쳐 좌절과 열정을 오가며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방향성을 잃고 있었던 것이었다. 루틴 영상을 올리고, 매일 필사하고, 글을 쓰는 게 의무처럼 다가왔던 것이었다. 이는 곧 의지력을 빼앗아 좌절까지 이르게 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봤다. 글을 쓰는 게 결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은 맞으나 단순히 책을 출간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글을 쓰기 위함은 아무런 대가 없이 내가 나의 감정을 기록하고, 시간과 공간의 압박 없이 보다 깊이 있는 사색의 글을 쓰고 공유하는 작가가 목적이었다는 것을. 물론 정해진 루틴의 일정함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찾는 것이 먼저다. 지속성을 이끌어가는 방법이라면 규칙적인 루틴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는 뜻이다. 좌절이 올 때면 처음의 생각으로 돌아가보자. 화려한 형용사가 붙지 않은 아무런 꾸밈이 없는 날것의 생각으로 말이다.


"나는 이제 좌절을 두려움이 아닌, 나를 다시 제자리로 데려다주는 안내판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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