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은 곧 실행력이다.
집착을 내려놓는 순간, 모든 게 멈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마음은, 다시 움직이게 한다.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 과거 KBS에서 방영했던 현장프로 동행 프로그램 영상이 추천되었다. 그중 하나의 영상이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제목은 이랬다. ‘한 달 수입 170만 원, 비닐하우스에 사는 7남매와 싱글대디의 사연’ 시대적 배경은 2008년이었다. 소규모로 토종닭을 판매하던 그는 기초수급비 90만 원과 닭을 팔아 생계를 이어갔지만, 조류독감 파동으로 닭을 한 마리도 팔지 못하고 있었다. 7남매의 아버지의 얼굴에는 피로와 고통이 묻어 있었다. 몸은 온전한 곳이 없었다.
4년 전 트럭과 부딪치는 대형사고를 당했고, 척추에는 쇠심 6개를 박는 대수술을 견뎌야 했다. 2년 동안 병원에 머물며 버틴 끝에,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 그러나 그 사고로 잃은 건 건강뿐만이 아니었다.
가난이 싫었던 아내가 집을 떠난 것이다. 그 후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의 곁에는 오직 아버지만을 바라보는 7남매가 있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그는 당장의 수입원을 만들어야 했다. 유일한 일자리는 일용직이었다. 일하던 중 당뇨로 인한 저혈당 증세가 찾아와도 그는 일을 멈출 수 없었다. 아픈 모습을 보였다간 다음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끙끙 앓으며, 다시 삽을 들었다.
집착이란, 간절함이다.
우리는 살면서 갑작스러운 사고나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한다. 이뿐만 아니라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좌절하거나 쉽게 포기한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은 바로 간절함이 만든 집착이다. 그 집착이 우리를 행동하게 한다. 집착은 간절함에서 비롯되고, 간절함은 결국 행동으로 이어진다. 싱글대디가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행동은 계산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오직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었다. 그 안에는 변명도, 수식어도 없다. 그냥, 하는 것이다.
그의 사연을 보고 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한 번이라도 저토록 간절했던 적이 있었던가?” 안타깝게도 답은 ‘아니요’였다. 내가 했던 노력이라곤 대학 시절의 공부, 취업을 위한 자격증 준비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노력이 아니었다. 노력이란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태도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퇴사 후 어느덧 3개월. 나는 매일의 하루를 충만하게 살고 싶었다. 더는 찝찝함이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헬스장에 가고, 건강주스를 갈아 마시며, 독서와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를 채워나가는 과정 속에서, 이전엔 느껴보지 못한 선명한 기쁨이 피어났다. 이처럼 ‘하루를 살더라도 충만한 하루를 보내자’라는 집착은 간절함으로 변했고, 그 간절함은 지루함 없는 지속으로 이어졌다. 그 집착은 더 이상 나를 옭아매는 무게가 아니라, 매일을 살아 있게 하는 에너지였다.
“집착은 고통스럽지만, 간절함으로 변할 때 비로소 삶의 불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