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지는 인생
빚지는 인생
“이번 주 목요일에 만날까? 업무 끝내면 몇 시쯤 될 것 같아?”
“그래, 좋아. 칼퇴할 것 같아. 오후 여섯 시!”
“회원님, 오늘 PT 시간은 오후 여덟 시입니다. 괜찮으실까요?”
“선생님, 죄송하지만 오늘 몸이 안 좋아서 내일로 다시 잡아주실 수 있을까요?”
“야, 너 오랜만에 모인 술자리에서 무슨 생각해? 기분 나쁜 일 있어?”
“응? 아니야. 그냥 오늘은 컨디션이 좀 안 좋아.”
회사 업무나 운동, 대청소, 지인과의 만남 등 어떤 행위를 하든 우리는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나 관습적으로 우리는 상당 부분을 심리적인 요인에 사로잡혀 에너지를 낭비한다. 친구와 약속을 잡아놓고 정작 당일이 되면, 친구와의 만남보다 퇴근 후 집에서 좋아하는 영화를 틀어놓고 샐러드를 먹으며 힐링하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픈 곳 하나 없이 멀쩡한 체력임에도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피로감이 몰려와 PT 선생님께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댄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업무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생각들에 사로잡혀 불안감이 드러난다.
이런 상황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심리적 에너지를 쏟는 시간은 일상을 살아가며 꽤 자주 마주한다. 나 역시 수도 없이 겪었고, 지금도 그 과정 속에 있지만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상태를 ‘빚지는 인생’이라 정의했다.
그렇다면 빚지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빚’이라 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 돈을 떠올린다. 그러나 하루를 불편함 속에서 보내며 굳이 지지 않아도 될 심리적 빚을 지는 것 또한 빚지는 인생과 다르지 않다.
적립되는 빚은 불행을 증식시킨다.
심리적 에너지를 쏟는 빚지는 인생은 누적될수록 습관이 되고, 핑계와 고통, 불편함 같은 부정적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제는 이런 감정에 이끌리기보다 돌파구가 필요할 때다. 빚지는 인생보다 빛나는 삶을 살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빚지는 인생을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빚지는 인생보다 빛나는 삶을 위한 가치관의 전환
우선 ‘파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보고 싶다. 익숙하고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 이 말을 체감하면 결코 진부하지 않다. 오히려 새로운 가치관의 전환으로 다가온다.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지만 현실에서 원치 않는 일을 해야 할 때, 그 시간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며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 바로 즐김의 시작이다.
요즘 말로 ‘억텐’을 하라는 뜻인가 싶겠지만, 이건 억텐과는 전혀 다르다. 억지로 끼워 맞추거나 자기 합리화를 하라는 말도 아니다. 처음엔 잘 안 될 수 있지만, 상황 자체를 또 다른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눈앞의 모든 순간을 내 것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뒤에 ‘즐거움’도 따라온다.
반대로, '빚지고 싶지 않은 삶’에 대한 왜곡도 있다. 워라밸을 위해 한 달 살기 여행을 감행하거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직장 루틴이 싫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러한 ‘편리성’의 추구 또한 빚지는 인생과 다르지 않다.
빚지는 인생에 대한 반발로 반대를 위한 반대의 라이프로 도망치는 것은 결국 아무런 변화 없이 기존의 나로 머무는 행위일 뿐이다.
물론 한 달 살기 여행을 통해 인생의 철학을 깊게 다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건 단순히 “직장생활이 싫어서” 또는 “남들 다 하니까 나도 가볼까?” 하는 회피형 선택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빚지는 인생보다 빛나는 삶을 살기 위해
‘빚’과 ‘빛’을 분명하게 분별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도 심리적 이자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빚지는 인생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불필요한 감정의 지출을 멈추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