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주부의 편지

#3 "아직도 네가 아가씨인 줄 알아?": 정신개조

by 마인드 오아시스

자아 독립은 렘수면 중


여자라면 한 번쯤 상상했을법한 생각을 나 역시 하고 있었다.

예컨대 결혼을 해도 예쁜 몸매와 잡티하나 없는 매끈한 피부에 도도한 이미지.

sns 피드에 올려도 손색없는 그런 완벽한 이미지 말이다. 상상만으로도 설레고 사랑받고 있는 존재인 것만 같아서 행복 그 자체였다. 그래서 결혼을 해도 긴 머리를 유지했고, 운동(필라테스)도 꾸준히 잘하고 있었다.

결혼 전 에도 퇴근하면 곧장 헬스장으로 달려갈 정도로 운동의 대한 열의도 높았고, 살이 빠지고 몸도 슬림해지는 내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일이 늦게 끝나서 지친 기색과 함께 저녁 9시에 퇴근을 하고 돌아왔다.

저녁을 못 먹었다고 해서 치킨 한 마리를 주문했다. 이내 주문한 치킨이 도착했고, 남편과 나는 캔맥주를 집어 들어 치킨과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오늘 일이 많이 바빴냐면서 하루일과의 질문을 시작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러다가 남편은 나의 접시에 닭다리를 올려주었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살찐다며 치킨은 그만 먹는다고 했다.


그런 남편은 나에게 아직도 네가 아가씨인 줄 아냐면서 뭘 그렇게 신경 쓰냐고 했고, 운동의 진정한 의미는 몸매유지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주목적이 되어야 된다면서 나에게 다그치곤 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지금 나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한 계획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외모관리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한 사람은 '우리'를 위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정작 '나'는 타인에게 어떻게 비추어지는지에만 관심 있고, 외모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정신개조가 시급했다. 결혼 전에 아가씨 일 때는 생각지도 못한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때이기도 하다.

정확히 말하면, 대충은 생각했어도 구체적으로 생각했던 적은 없었기에 철없는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졌다.



[현실 자각]


머리에 똥만 찬 자아로부터 독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에게 보이는 게 대체 뭐가 그렇게 중요하단 말인가. 몸매? 통통하면 어떻고 뚱뚱하면 어떠한가 홈트를 해서라도 건강만 유지하면 될 것을.

한 가정을 이뤘으면 둘이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더 중요한데 말이다.

그날 이후 나는 '아가씨이길 포기했다' 생각을 전환하니 오히려 마음이 훨씬 더 편안했고, 리얼 결혼생활에 입문한 것 같아서 내적미소를 지었다.


또한, 치킨을 뜯으며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조차 행복 자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ps. 간혹, sns피드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 (날씬한 몸매, 고급레스토랑, 여행사진 등등)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나도 저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말이죠. 여러분도 이러한 경험은 한 번쯤 있으실 것입니다.

현실세계로 다시 돌아와 나의 환경과 비교를 하게 되면서 우울의 늪으로 빠지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생각은 정말 다 허상이고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죠. 정신개조(?)를 하면서 의미 없는 생각이었다는 것을 더욱더 많이 느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아까운 시간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으니까요. 지금, 유의미한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다음 편에서는 #4 똥 손 아내 편이 나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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