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주부의 편지

#4 똥 손 아내 : 배달음식이 좋아

by 마인드 오아시스


힘들게 요리하지 말고 배달시켜 먹을래?


나는 결혼 전 음식을 해 먹지 않아서 요리실력이 꽝이었다.

요리도 아닌 조리의 대표적인 라면도 제대로 못 끓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큰 걱정은 없었다. 유튜브나 블로그 검색만 해도 레시피가 친절하게 나와있었기 때문에 '까짓 거 하면 하지, 그동안 안 했지 못해서가 아닐 거야'라고 생각을 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도전했던 음식이 김치찌개이다. 김치찌개라고 검색을 하자


- 참치 김치찌개 맛있게 끓이는 법

- 돼지고기 김치찌개 레시피

- 백종원 김치찌개레시피김치찌개

- 스팸 참치 김치찌개 레시피

- 초간단 김치찌개


등등 여러 가지 레시피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참치 김치찌개]로 결정하여 우여곡절 끝에 완성했다.


드디어 떨리는 순간, 남편이 숟가락으로 첫 국물을 떠서 맛을 보았다.

남편은 매우 솔직한 터라 인상을 찌푸리고 싱겁고 맛이 없다고 말해주었고, 나는 충격과 동시에 마. 상 (마음상처)을 받았다.


'그래 역시 나는 똥 손이 맞는구나. 괜히 자만했구나' 하고 의기소침해졌다.

김치찌개 하나도 나에겐 쉽지 않았다. 남편은 "그래서 그냥 배달시켜 먹자니까, 재료사서 힘들게 요리하는 것보다 배달로 시켜 먹는 게 가격도 더 저렴하고 힘도 안 들잖아"라고 했고 나는 자존심도 상함과 동시에 마음속에서는 오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똥손에 가려진 금손]


똥손 일 때는 감각적인 부분도 제로인 상태라 김치찌개에서 간단하지만 미묘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기존에는 김치와 야채들을 따로 볶지 않고, 육수가 끓으면 재료를 바로 넣었었지만 이번에는 참기름을 한 숟갈 휘두른 다음 양파와 김치를 먼저 볶고, 그 사이 끓인 육수를 붓고, 추가로 참치와 설탕, 고춧가루 두부 등을 첨가하여 끓였더니 남편의 반응이 달라졌다. 시중에 파는 김치찌개집보다 훨씬 맛있다고 칭찬해 줬다. 나만의 레시피 비법이 통했다. 남들이 들으면 창피한 일이지만 김치찌개 하나에도 울고 웃었다.




ps. 요즘도 여전히(?) 배달음식을 즐겨 먹고 있습니다. ^^ 아무래도 맞벌이에, 2인 가구이다 보니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러나 이제는 갈비찜, 김치찌개, 된장찌개, 불고기, 김치전 등등 요리실력이 꽤나 많이 늘었습니다. 정해진 똥손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리도 해보니까 실력이 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이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혼자일 때는 못 느꼈던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한다.'라는 문구만으로도 마음이 따듯함으로 꽉 찬 느낌이 듭니다. 다음 편에서는 #5 절대 빠질 수 없는 돈, 현실 세계 입문 편이 나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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