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승우 <사랑의 생애>
사랑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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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승우 작가의 글을 보고 싶었다. 대학 때 그의 『생의 이면』을 처음 접하고 가슴이 묵직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후이늠』에서 새로운 그의 글을 다시 보니, 다시 머리를 치는 그 감정이 밀려왔다. 역시 이승우는 이승우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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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찾아본 이승우 작가의 소설, 『사랑의 생애』. 사랑은 그 자체로 탄생하고 소멸하는 생명체의 과정이라는 뜻으로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이승우 작가가 표현한 사랑은 과연 어떤 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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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우리 삶의 중심에 있는 감정이다. 문득, 내가 한 번도 사전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찾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그저 머리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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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서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사전적 정의만으로는 결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감정임이 확실하다. ‘사랑’이라는 단어의 형태도 아름답고, 발음도 그렇다. 사랑이라는 말이 단지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이상으로, 단어 그 자체로도 예쁘다. '칠흑'이나 '염세' 같은 단어들과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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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라는 제목의 이 소설은 사랑에 대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룬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랑을 시작하고, 엇갈리고, 끝내며,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근원과 속성, 그리고 그 위대한 위력을 작가의 해설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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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줄거리보다도 작가의 생각과 관념이 서술된 일종의 에세이 또는 평론 같다. 언뜻 보면 말장난 같아 보이는 그의 해석은, 의미를 곱씹어보면 철학적이고 사색 가득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이승우 작가 특유의 뛰어난 통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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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눈을 통한 문학적 현미경과 철학적 통찰력을 통해 세밀하게 관찰된 사랑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사건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해 본 적 있는 독자들에게 객관적인 시선을 제공한다. 가볍게 들었지만 무겁게 닫은 이 책.
독자들은 기존의, 현재의,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사랑에 대해 의미 있는 고찰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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