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지 한국인성교육협회 전문교수
마스크로도 전염을 막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의 태도입니다. 말이 아닌 행동만 보고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사회를 잠식했습니다. 코로나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불안은 마스크 및 생활필수품 사재기 현상으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최근 심리학 연구결과는 비단 바이러스만 사회적으로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태도 또한 전염된다고 말합니다.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전염 인자인 ‘태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태도는 행동에 녹아 있다
만약 여러분이 사람들로 붐비는 출퇴근 지하철에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때, 주변 사람들이 한 사람을 기피하고 가까이하지 않는 모습을 본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시겠습니까? 아마도 그 사람을 피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회피하는 태도를 보일지도 모릅니다. 연구자들은 태도의 전염성에 대해서 흥미로운 연구를 하였습니다(Skinner & Perry, 2020). 그들은 비언어적인 단서들이 사람들의 태도 형성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염된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아래와 같은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들은 대상에 대해 비언어적으로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예: 따뜻한 미소, 다가가기, 동의를 표현하기 위해 고개 끄덕이기 등)과 비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예: 무표정, 지나가기,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는 고개 젓기 등)의 영상을 연구 참여자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뒤, 대상에 대한 태도를 암묵적 연합 검사(Implicit Association Test; IAT) 및 사회적 거리감(예: 나와 그 사람이 옆집에 살아도 괜찮은가? 내 가족과 결혼을 해도 괜찮은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사회적 거리감을 측정), 인상에 대한 평가(feeling thermometer)(예: 대상에게 얼마나 따뜻한 감정을 느끼는지)를 통해 암묵적인 태도와 명시적인 태도 모두를 측정하였습니다.
관찰하기만 해도 전염된다
대상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의 영상을 본 참여자들은 그 대상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비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의 영상을 본 참여자들은 그 대상에 대해 비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였습니다. 비언어적 단서만 보고도 태도를 형성한 것이지요. 연구자들은 사회학습이론으로 이러한 경향성을 설명합니다. 사회학습이론에서 타인의 행동 관찰은 학습의 근본적인 수단으로, 사람들이 타인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도 타인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관찰 학습은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사회적 편견을 형성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태도의 전염은 너무나 쉽게 일어납니다.
이런 태도의 전염은 사회적 이슈 및 대상으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태도의 전염은 논리적인 설득이 아닌 단순히 타인의 태도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태도 형성에 영향을 끼칩니다. 이러한 점에서 태도의 전염은 코로나바이러스만큼이나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SNS와 인터넷이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사회적 태도의 전염은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즉,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특정 사회적 이슈에 대한 누군가의 편향된 태도는 나의 태도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나의 편향된 태도는 내 주변 누군가의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렇게 확산된 사회적 태도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를 병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의 위기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편향된 사회적 태도의 전염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mind
<참고문헌>
Bandura, A. (1971). Social Learning Theory, New York, NY: General Learning Press.
Skinner & Perry (2020). Are Attitudes Contagious? Exposure to Biased Nonverbal Signals Can Create Novel Social Attitude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46(4), 514–524.
서예지 한국인성교육협회 전문교수 | 사회및문화심리 박사수료
'건강한 사회에 건강한 개인이 존재하며, 행복한 개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라는 신념으로 사회변화를 위한 개인의 태도 및 인식 변화와 실천에 관해 관심이 있다. 중앙대에서 사회 및 문화심리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한국인성교육협회 심리학 전문 교수로 건강한 사회와 행복한 삶을 위한 인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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