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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삶의 심리학 mind Jul 19. 2019

매력의 비밀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

사람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어떤 요소 때문일까? 신체적 요소에서 성격에 이르기까지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나 하나 매력의 비밀을 밝혀보도록 하자.


매력, 우리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이 마법의 힘을 가진 사람에게 우리는 본능적으로 끌린다. 그렇다면 이 마법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지금까지 심리학자들은 많은 사람들 중에서 유독 특정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을 연구해 왔다. 그러한 요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름다운 외모와 유사성이다.


신체적 매력이 먼저다


연구자들이 주목해온 ‘매력’의 결정 요인 중 하나가 신체적인 매력 즉 외모다. 우리는 외모가 뛰어난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좋은 기분을 느끼기 쉽고, 때로는 그의 외모 덕분에 자신도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은 우리의 생존에도 유리하다. 진화론적 접근에 따르면, 얼굴의 좌우 대칭은 세균 감염의 확률이 적은 것을 대변하고, 젊음은 번식에 유리한 조건임을 알려주는 지표이며, ‘대표성’ 있는 평균적 얼굴 또한 적응능력이 뛰어난 인간 종으로 평가받게 해준다.


비슷하게, 여성의 허리와 엉덩이의 0.7 비율은 자궁의 건강함을 상징하고, 큰 가슴은 자녀양육에 필요한 자원을 상징하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인다. 남성의 경우 어깨와 허리의 비율이 남성호르몬 수치에 대한 시그널이 된다. 가정적 태도를 중요시하는 여성의 경우 둥글고 부드러운 인상의 남성을, 경쟁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중요시하는 경우 각진 턱과 같이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것으로 연상되는 얼굴형에서 매력을 느낀다.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1665, 캔버스 유화, 39 × 44.5 cm, 헤이그 마우리츠호이스 소장. 얼굴 일부의 모습.

0.1초면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상대방의 신체적 매력을 얼마나 빨리 알아챌 수 있을까? 진화론적 설명처럼 신체적 매력이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면, 상대방의 매력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매우 잘 발달해 있을 것이다. 실제 몇몇 연구자들은 이와 같은 가능성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그들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신체적 매력이 서로 다른 남녀 대학생의 얼굴을 흑백 스크린으로 0.1초 동안 보여주고 그들의 매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평가 대상자들의 매력을 매우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신체적 매력에 대한 변별능력은 거의 타고나는 것으로 보인다. 생후 몇 개월 되지 않는 아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어린 아이도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인 얼굴을 더 오래 동안 응시했다. 이러한 결과는 아주 어린 아이들조차도 얼굴의 서로 다른 매력을 구분할 수 있으며 매력적인 얼굴에 더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유리할까? 그들은 손쉽게 후광효과(halo effect)의 혜택을 받는데, 이것은 신체적 매력이 높은 사람은 가정환경, 지능과 능력에서도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래서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신체적인 부분 이외의 영역에서도 매력적으로 평가받기 쉽다.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신체적 매력은 우리의 삶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많은 연구들을 보면, 매력적인 사람은 취업과 승진, 연봉, 심지어 법적 처벌에서도 유리했다. 가령 재소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 재범을 덜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재범률을 낮추려면 재소자들에게 얼굴 성형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결론에 의문을 가진 또 다른 연구자가 관련 자료를 재검토했다.그 결과 매력적인 사람이 재범을 덜 하는 것이 아니라, 재범을 한 사람 중에서 얼굴 성형수술을 한 사람에게 판사가 낮은 형량을 부여함으로써 그들의 재범률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파트너 선택에는 성격이 중요


처럼 신체적 매력의 마법은 강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원한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사실 파트너 선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성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첫 만남에서는 이용 가능한 외적 정보를 통해 성격을 유추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외모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성격을 더 잘 알게 되면서 신체적 매력이 주는 마법은 약화된다. 실제 우리 주변에는 신체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에게서 매력을 느껴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한다.


반대로 연예인처럼 신체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사람의 매력이 관계를 지속하면서 떨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실제 상대방의 성격이 좋다는 것을 알고 나면 그의 신체적 매력에 대한 평가도 높아진다는 것을 많은 연구들이 보여주고 있다.


비슷할수록 매력적이다


그러면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매력적으로 느끼고 케미를 발산하는 커플이 되려면 신체적 매력 이외에 무엇이 필요할까? 쌍둥이에 대한 한 연구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배우자,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와 유전적 수준에서 닮아 있었다. 진화 심리학자들이 유전적-유사성 이론이라 명명한 이 현상은 비슷한 사람들과의 짝짓기를 통해 다음 세대로 자신의 유전형질을 전달시키려는 노력이다.


배우자 뿐 아니라 친한 친구와 유전적인 유사성이 발견된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친구로 둔다는 것은 인간이라는 동물이 본능적으로, 그러니까 유전적으로 ‘안전’하게 느껴지는 동족과 함께 지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세상에서 자기 종을 먹이로 삼는 동물은 황소개구리, 코브라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것은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은 나의 포식자이거나 먹잇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유전적 유사성이 주는 이점은 방대하다.


어떤 유사성이 중요한가


유전적 유사성이 아니더라도, 나와 ‘유사하다’는 가치는 서로를 매력 있게 보이도록 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하여 상대방이 유사한 태도와 의견을 보이는지의 여부가 매력을 느끼는데 큰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측면의 유사성을 중요하게 여길까?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차원이 종교이고, 그 다음이 정치적 이념,가치관의 순이다.


흥미롭게도 우리가 흔히 성격으로 언급하는 사교적인, 내향적인, 꼼꼼한, 따뜻한, 느긋한, 예민한 등과 같은 차원은 그 유사성이 없거나 미미하다. 즉 이런 성격 차원에서의 유사성은 애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종교나 정치적 이념의 유사성이 중요한 것은 그것과 관련된 우리의 삶의 영역이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서로 다르면 그만큼 충돌하고 다툴 일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가급적 유사한 사람을 더 선호한다. 때로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사람을 더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지배적인 사람과 순종적인 사람,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 사이에 이러한 경향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그 경향성이 강하지는 않다.

산드로 보티첼리, 1445~1510. '비너스의 탄생', c.1486, 템페라, 172.5 × 278.5 cm,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얼굴 일부의 모습.

나르시스트에게 끌리는 이유


일반적으로 우리는 내향성보다는 외향성이 높은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교성이 더 발달해 있는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스쳐를 많이 사용하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일수록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그런 사람일수록 더 외향적인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기 좋아하고 특혜를 바라는 등 ‘비호감적’ 면모가 다분한 나르시시스트가 처음 얼마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흔히 나르시시스트의 첫인상은 쾌활하며, 자신감 넘치고, 리더십을 갖춘 대담한 사람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자신의 모습을 더 좋게 보이기 위해 잘 꾸미고 다니며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행동을 한다. 그래서 짧은 만남에서 나르시시스트의 매력은 빛을 발한다.


그러나 △나르시시즘, △비양심적, 비도덕적, 착취적인 마키아벨리즘, 그리고 △반사회적, 충동적, 이기적인 사이코패스는 ‘어둠의3요소(Dark Triad)’로 일컬어지면 서로의 특성을 공유한다. 따라서 나르시시스트들은 관계에 충실하지 않고 비양심적이며 충동적, 반사회적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나르시시스트의 지독한 모습을 알면서도 끌리는 사람은 ‘감각 추구형’일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이 자극적인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나르시시스트는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인정받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감각 추구형 사람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에 끌리는 또 다른 유형으로 ‘불안한 사람들’이 있다. 나르시시스트의 독단적 행동은 강하고 지배적이며, 경쟁적이고,자신 있어 보인다. 불안한 사람은 세상을 위험하고 경쟁적인 환경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을 보호해주기를 바라며, 나르시시스트는 이들에게 좋은 보호자처럼 보일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들은 현대 사회에서 대다수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지위와 명예를 추구하고 성과를 과시하여 존경과 인정을 받으려 하며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다. 모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욕망이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들이 바람직하게 여겨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진화적으로 보자면, 잘 꾸미고 다니는 나르시시스트들의 멋진 모습과 운동으로 다져진 매력적 신체는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단서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현실의 나르시시스트들이 영화 속 아이언맨처럼 나르시시즘의 긍정적인 면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많은 경우 나르시시스트는 마키아벨리즘과 사이코패스의 특성도 보일 수 있다.


이처럼 나르시시스트에서 알 수 있듯이 외향적이기만 하다고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매력에 영향을 미치는 성격 요인으로 최근 빈번하게 다루어지는 것이 ‘정직성’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큰 눈과 작은 턱, 아기 얼굴과 같은 인상을 호감 가는 얼굴로 받아들이는 것은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의 얼굴에서 ‘정직성’이라는 신호를 찾기 때문이다. 한 실험 연구에서는 동일한 외모를 가진 경우, 그가 정직한 사람일 때 신체적 매력이 더 높게 나타났다.


나쁜 남자에게서 못 벗어나는 이유


그런데 반대로, 때로는 누가 봐도 ‘나쁜 사람’인데 관계를 끊지 못하고 마성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쁜 사람’은 연인, 친구 혹은 상사일 수도 있다. 가장 불행한 경우는, 데이트폭력과 가정폭력, 정신적 학대를 서슴지 않는데도 관계를 지속하는 경우이다. 흔히 ‘그 사람이 잘해줄 땐 정말 잘해주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며 관계를 지속한다. 상대방의 정직성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결과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1452~1519. '모나리자', 1503, 포플러에 오일, 77 x 5 3cm,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얼굴 일부의 모습.

연구에 따르면 폭력적 행동을 보이는 남성중에는 오히려 여성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경우들이 있다. 높은 의존성으로 인해 연인의 배신을 두려워한 나머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공격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부 연구에서 의존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위협이 있을 때는 오히려 독단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를 시작할 당시, 의존적인 사람은 적극적으로 당신의 애정과 인정을 얻으려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던 사람이 당신이 자기를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당신을 붙잡아두려 폭력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폭력적인 모습이 상대의 본질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빠져나오지 못한 채 관계를 지속하게 된다.


이렇게 ‘나쁜 사람’ 과 관계를 지속하는 이들은 대부분 그들만의 독특한 과거 경험들이 있다. 특히 과거에 정서-신체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은 이 마수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어린 시절의 학대경험은 다양한 방식으로 성격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자는 학대 후 만들어진 네 가지 성격타입을 ‘외상 후 성격장애(post-traumatic personality disorder)’로 부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동기에 정서-신체적으로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불안정 애착을 형성하고, 이에 따른 대처방식으로 애착대상과의 연결을 끊어버리거나, 오히려 자신이 부모처럼 행동하는 ‘역할전도(role reversal)’를 보인다. 일부는 그러한 학대 관계를 만족하며 받아들이거나, 유혹적인 모습으로 대상의 애정을 갈구하는 적응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학대 관계를 만족하며 받아들이는 경우가 과연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학대 받는 아동의 입장에서 볼 때 이해할 수 있다. 아동의 입장에서는 상대의 요구에 잘 따름으로써 부족하나마 상대방의 관심과 보호를 끌어낼 수 있다. 상대를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시도가 성공하면 상대를 예측 가능하고, 미리 조종할 수 있는 덜 위협적인 대상으로 지각할 수 있다. 생존이 위협받는 극단적 불안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여 애늙은이 같은 인상을 주는 역할전도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친밀감 제공이나 보호의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 부모와의 정서적 학대 관계에서, 아동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마치 부모가 된 것처럼 친밀감을 제공하고 오히려 부모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가족은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관계를 맺는 대상으로,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외부 세계가 ‘안전’한지, 나에 대한 태도는 어떨지,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학습하고 연습하는 장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학습한 관계 맺기 방식은 사회에 나가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성장하면서 오랜 학대에 순응해온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연인이나 친구 관계에서 반복될 수 있다. 역할전도는 부분적으로나마 관계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나쁜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혼자 관계를 지키려 애쓰며 애쓸수록 도돌이표를 그릴지도 모른다.

미켈란젤로 디 로도비코 부오나로티 시모니, 1475~1564. '다비드', 1501~1504, 대리석상, 517 ×199 cm,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 소장. 얼굴 일부의 모습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일려면


내가 호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나 자신을 좀 더 매력적으로 보여 ‘케미’를 발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략 중에는 유머가 있다. 여성은 유머를 잘 사용하는 남성을 매력적으로 보고 그의 외모까지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유머는 인간지능과 창조적 능력에 기초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건강함의 지표일 수 있다.


또 다른 전략으로 악기를 다루는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악기를 다룰 줄 안다는 것은 미세한 운동조절 능력과 학습 능력을 가졌다는 신호이기도 하고, 악기를 학습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날 때 애완견을 동반하는 것도 자신의 호감을 높이는 방법이다. 애완견을 키운다는 것은 곧 남성이 충분한 물질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으며, 애완견을 복종시킬 만한 어느 정도의 ‘지배력’과 상대와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공감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랑을 고백하는 장소로는 꽃집 앞이 좋다. 굶주린 겨울 이후에 피어나는 꽃은 곧 풍요의 상징이다. 진화적 산물인 우리의 뇌는 꽃을 커다란 보상으로 인식하고 도파민 분비를 일으킨다. 또 하나, 꽃의 밝은 색깔은 수렵 채집을 했던 조상에게 중요한 특징이었다. 다양한 색은 다양한 영양분을 의미하며, 인간의 관심을 끌고 본능적으로 긍정적 정서를 유발한다. 사회적 관계에서의 모든 ‘사랑’과 관련한 옥시토신 또한 꽃과 관련 있다. 연구 결과, 실제 꽃가게 앞에서 낯선 남성이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경우, 여성들은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만남에서 꽃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상대와 더 많은 대화를 하고 더 가깝게 서 있는 경향을 보였다. 낯선 남성이 나오는 비디오를 보는 동안 꽃을 함께 보게 되면, 그 남성을 더 매력적이고 섹시하다고 지각하며, 데이트 신청도 잘 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관적인 사람의 특성


이러한 전략 이외에도 자신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좀 더 안정적인 방법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관계가 발전하면서 신체적 매력이 갖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성격이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한다. 그러한 성격 중의 하나가 '낙관성'이다. 낙관성은 그 개인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일 뿐더러, 우리는 세상을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보는 사람을 훨씬 더 좋아한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더 쾌활하고 개방적이고 수용적이기 때문이다. 이때 낙관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거나 존중하는 마음이 낮으면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게 되고, 이러한 부정적 자아인식은 결국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계적인 측면에서 매력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나와 친구가 되어 잡담을 할 수 있는 사람, 함께 있어서 즐거운 사람, 내가 닮고 싶은 사람. 우리는 살면서 이런 사람에게 오래 동안 이어질 진정한 매력을 느낀다. 매력도 결국에는 사람들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잘 지내는데 필요한 자질이나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자신을 매력적으로 만드는데 필수적이다. 그중의 하나가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보통은 숨기고 싶은 사적이거나 부정적인 것들도 가깝고 친밀한 사람과는 함께 나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처럼 자신의 속을 다 보여줄 수 있으려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자신의 단점이나 열등감 등 부정적인 점들을 숨기는 데 급급하게 된다. 이것이 자신을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심리적으로 멀어지게 된다. 우리는 자신을 멀리하는 사람을 좋아하거나 매력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의 또 다른 자질은 '경청'이다. 우리는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말을 통한 단순한 의사소통 이외에도, 자기주장을 하거나 자기에 대한 얘기를 통해 자기 뜻을 통과시키기도 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받거나 자랑하고 싶어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동기가 강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나의 매력은 그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해 줄 수 있을 때 커진다. 물론 이러한 능력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을 자랑하거나 주장하고 싶은 욕구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의 말을 들어줄 수 있다.


이처럼 관계적인 측면 이외에 우리들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이 '과업적 매력'이다. 내가 상대방과 함께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을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 매력을 느낄 수 없다. 일과 관련해서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에게 동료로서의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갖게 된다. 이처럼 우리가 노력을 통해서 달성할 수 있는 크게 두 가지의 매력이 우리 앞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매력을 높이고 싶다면, 그 효과가 제한적인 신체적 매력에 집착하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게 일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mind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 | 임상심리 Ph.D.

덕성여대 심리학과 부교수이자 임상심리전문가. 임상심리학은 반드시 생물-심리-사회적 접근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믿기에 언젠가는 심리학이란 이름보다 더 발전적인 개명이 필요하다고 믿는 심리학자. 상담센터와 정신과병원을 거쳐 대학에 와있는 이분야 진로탐험의 교과서적인 인물이나 진로상담보다는 괴팍한 연구자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람. 기분장애와 B군 성격장애가 주요연구관심분야이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떤 곳에서든 최선을 다할 멀티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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