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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삶의 심리학 mind Aug 16. 2019

무엇을 살 때 행복한가요

서예지 중앙대 심리학과 박사수료

서예지 중앙대 심리학과 박사수료
소비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살 때 가장 행복할까요? 최신 연구는 사회계층에 따라 행복해지기 위한 소비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행복’은 우리 삶의 주된 목표이자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입니다. 누구도 불행한 삶을 원하지 않습니다. 시대마다 사람마다 행복한 삶의 기준은 다르며,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도 다양합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소비를 하지 않고서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소비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살 때 가장 행복할까요? 제가 소개해드릴 논문은 사회계층에 따라 행복해지기 위한 소비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밝힌 논문입니다.


19세기 유럽은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대중소비사회를 열었다.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1841–1919, '선상 파티의 점심', 1880~1881, 캔버스에 오일.

경험재와 소비재 연구진들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구매할 때 행복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주요 독립 변인으로 ‘사회계층’을 측정하였습니다. 특히 연구진들이 관심을 가진 소비 구매 유형은 여행, 문화예술 관람과 같이 인생 경험을 얻는 것이 주된 목적인 경험재와 최신 차, 노트북, 의류 등 소유 유형의 물질적인 재화를 얻는 물질재입니다.


본 연구를 통해 저자들은 높은 사회계층의 사람들이 물질적 구매보다 경험적 구매에 의해서 더 행복하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런 경험재에 대한 이득(Benefit)은 낮은 사회계층의 사람들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낮은 사회계층의 사람들은 물질적 구매를 통해 더 행복해하거나 경험재와 물질재를 통해 얻는 행복감이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자신의 욕구 위계에 따른 선택


저자들은 인간의 기본 심리적 동기 및 욕구에 기반해 위의 결과를 설명합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처럼,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가 충족이 된 자원이 풍부한 사람들은 자기 계발과 자기표현에 대한 욕구를 갖게 되고 이런 욕구를 경험재를 통해 충족하려고 하지만,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은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먼저 충족시켜야 하므로 자원 관리와 제한된 재정에 대한 현명한 사용을 고려해 현재 본인에게 당장 필요한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물질재를 통해 행복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복지정책이어야 하는가


본 연구결과는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조건과 행복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보장 제도를 마련하고자 하는 복지정책에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전반적인 GDP 향상으로 인해 물질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풍요로워진 한국사회에서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복지를 위해 문화지원금이란 정책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습니다. 문화지원금의 수혜자들은 주로 문화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지역의 어르신분들이 많았으며, 지급된 문화지원금은 그들의 현재 상황 및 필요에 맞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돈이면 차라리 다른 것을 사지’라는 불평은 그들의 개인적 성향에 따른 불만이 아닙니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밝혔듯이 개인의 행복 추구 방식은 그 사람이 처해있는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 그 사용의 여부는 그 개인의 행복을 결정 지을 수 있으며, 자원의 사용 여부는 사회계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행복한 삶의 추구 방식은 획일화될 수 없으며, 각자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루어진 심리학 연구가 다양한 계층을 고려한 행복 연구가 아닌 주류 중산층에 국한된 행복 연구를 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경종을 울립니다. mind


   <참고문헌>  

Lee, Hall & Wood. (2018). Experiential or material purchases? Social class determines purchase happiness, Psychological Science, 29, 1031-1039.


서예지 중앙대 심리학과 박사수료 | 사회및문화심리

'건강한 사회에 건강한 개인이 존재하며, 행복한 개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라는 신념으로 사회변화를 위한 개인의 태도 및 인식 변화와 실천에 관해 관심이 있다. 중앙대에서 사회 및 문화심리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한국인성교육협회 심리학 전문 교수로 건강한 사회와 행복한 삶을 위한 인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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