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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삶의 심리학 mind Aug 13. 2019

미인의 시계는 느리게 간다?

김미송 한림대 심리학과 박사과정

김미송 한림대 심리학과 박사과정
매력적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시간은 어떻게 갈까? 올해 Frontiers in Psychology에 게재된 한 논문이 문제를 다루었다. 여기서 사람들은 상대방의 얼굴 매력도에 따라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지각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마치 슬로모션처럼 보였다.’ 매력적인 이성을 보았을 때, 우리는 마치 세상이 멈춘 것처럼 상대방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였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아름답거나 잘생긴 인물이 등장 할 때, 슬로모션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아름다운 이성과 보내는 시간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린다고도 한다. 과연 어떤 말이 정답일까?


이러한 우리의 궁금증에 해답을 줄 연구 결과가 있다. 타이안(Tian)과 동료들은 얼굴의 매력도에 따라 지각된 시간이 달라지는 지를 성별로 확인하고 그 결과를 2019년 『Frontiers in Psychology』에 게재하였다.

실험은 총 2 단계로 구성되었다. 먼저 개개인의 미적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참가자에게 자극으로 사용할 얼굴 사진들에 대해 9점 리커트 척도를 통해 매력도 평정을 받았다. 이 때 사용한 자극사진은 여성 12장과 남성 12장, 총 24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평정 후 각 참가자가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남, 여 각각 4장의 사진과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남, 여 각각 4장을 사진을 선택했다.


이 후 선택한 사진들을 대상으로 시간재현과제(temporal reproduce task)를 실시하였다. 시간재현과제는 자극을 일정 시간동안 보여주고, 이후 참가자에게 자극이 제시된 시간과 동일하다고 생각되는 시간동안 키보드를 누르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자는 참가자가 키보드를 누른 순간부터 키보드에서 손을 뗀 순간 사이의 시간을 측정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아래의 그림처럼 먼저 자극 사진을 잠시 보여주고, 사진이 사라진 후 500ms가 지나면 물음표가 나타난다. 참가자가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핑크색 원이 화면에 나타나는데, 참가자는 이때 자기가 앞서 사진을 본 시간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시간만큼 스페이스바를 눌렀다 떼면 된다.

실험 결과는 흥미롭게도 물리적으로 동일한 시간 동안 제시되었어도 제시된 얼굴 사진의 매력도에 따라 그 제시 시간을 다르게 지각하였다. 남성과 여성 참가자 모두 본인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이성의 사진이 제시된 경우, 매력적이지 않은 이성 사진이 제시된 경우보다 더 오랫동안 사진이 제시된 것으로 지각하였다. 또한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남성은 동성인, 같은 남성의 경우 매력도에 따른 지각된 시간에 차이가 없었지만, 여성은 동성인 여성을 보았을 경우에도 남성의 얼굴이 제시되었을 때와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 결과는 매력 있는 이성을 보았을 때, 정말 시간이 멈춰진 것처럼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난히 빠르게 끝나는 것 같은 꿀 같은 휴식시간, 더 오래 보내고 싶다면 당신의 최고 사진을 배경화면에 띄워보는 건 어떨까. mind


   <참고문헌>  

Tian, Y., Li, L., Yin, H., & Huang, X. (2019). “Gender Differences in the Effect of Facial Attractiveness on Perception of Time”. Frontiers in Psychology, 10, 1292.


김미송 한림대 심리학과 박사과정 

한림대 심리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덕질과 연구는 장르를 불문하고 적극 지지해주시는 교수님 덕분에 즐겁게 덕업일치의 꿈을 실현하는 중. 언젠가 부업인 자영업에도 지각심리학을 적용해 거상 심리학자의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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