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

활동 증명의 시대

by comnsee

우리나라 국민 중 입시제도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학이 철저히 서열화되어 있고, 대학 입학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강하여 다양한 재능과 적성을 가진 학생들이 능력과 원하는 진로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리고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서고 있다 보니 입시정책도 다양함보다는 공정함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변화함에 따라 대학입시도 크고 작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시대에는 모든 국민들이 일사불란하게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새마을 운동으로 대표되는 국민계몽운동이 전개된 적이 있었고, 역사적 평가를 떠나 새마을운동이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데는 큰 역할을 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런 시대의 영웅은 누가 봐도 뛰어난 지적능력과 그 능력 수준을 증명하는 국가공인 증서들 (일류대학 졸업장, 사법고시 합격, 의사자격 등)로 무장한 인재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절에는 전국 모든 수험생들이 동일한 교과서 (국정교과서)로 수업하고, 똑같은 시험 (연합고사나 예비고사)을 거쳐 성적에 따라 줄을 세운 후 맨 앞에서부터 큰 일을 맡기면 불만을 제기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 시절의 입시제도를 우리는 정시 입시라고 부릅니다. 전국 모든 수험생은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정해진 시험문제를 똑같이 풀고, 그 시험 결과는 일생을 좌우하였습니다.


그러다가 88 올림픽과 제조업의 성장을 통하여 우리나라도 수출주도를 통한 세계화의 길을 걷게 되었고, 더 이상 암기의 왕이 인재로 인정받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 시대의 인재는 어학능력으로 무장한 적응력의 귀재들이었습니다.

이때 도입된 입시제도가 바로 1997년부터 시작된 수시전형입니다. 한때는 전체 대학 입학생의 77%를 수시전형으로 뽑은 적도 있었고, 지금도 수시전형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수시전형을 위해 확보하려 했던 인재들은 어학, 수학 등과 같은 특정분야에 재능이 있거나 논리력, 창의력 등이 탁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후 정보화시대가 도래하였고, 이때부터 정보분석과 활용에 재능을 보이는 인재가 대규모로 필요하게 됩니다. 이런 인재는 다양한 특기와 경험을 가져야 하므로 2011년에 학생부 종합전형이라는 제도가 도입되게 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학생부는 선생님이 기록하는 것이고, 대학은 그러한 학생부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믿고 학생들이 얼마나 다양한 경험과 노력을 하였는지 평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입시제도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이것은 참으로 민감한 문제입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인재양성 측면에서만 입시제도를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사회가 원하여도 입시제도를 쉽사리 바꾸기 어렵고, 따라서 앞으로 입시제도가 꼭 이렇게 된다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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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으로의 입시나 입사제도의 흐름은 ‘활동 증명’이 되리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활동 증명은 자신이 뚜렷한 삶의 목표를 가지고 얼마나 다양하고 열심히 살아왔는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얼핏 보면 학생부와 비슷하지만 학생부는 선생님이 기록하는 것인 반면 활동 증명은 자신이 기록하고 구성하여 제시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활동 증명을 하는 방법은, 흔히 얘기하는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이 기록하는 학생부라고 볼 수도 있고 체계적으로 만든 자기소개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활동 증명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이 얼마나 주관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시, 수시, 학생부는 모두 정해준 길을 얼마나 잘 걸어왔는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 학생부에 반영되는 경시대회, 가산점을 주는 어학이나 특기를 알아두었다가 남보다 더 충실히 노력하고 좋은 결과를 달성하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즉, 경쟁의 결과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활동 증명은 전혀 다릅니다.

여행, 동아리 활동, 자격증 취득, 봉사활동, 운동, 특기 등등… 자신이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그런 노력을 한 이유를 설명하고 평가자를 설득해야 합니다. 즉, 활동 증명은 노력의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과정과 여정과 이유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다음부터는 활동 증명의 방법, 즉 포트폴리오 관리와 능동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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