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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별펭귄 Jun 27. 2024

다정하게 이 세상에서 살아남고 싶습니다 (2부)

[책 리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헤어, 버네사우즈(디플롯)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이 책의 결론은 곧 제목이다. 결국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작가는 진화학적 관점에서 동물들과 인간의 친화력이 생존에 미친 영향을 설명한다. 개, 여우, 보노보 등의 사례는 자기 가축화의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들이 사는 세상은 어떠한가. 다정한 것들이 살아남던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여전히 다툼, 싸움, 독재, 전쟁 등이 일어난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기보다는 힘센 사람, 돈 많은 사람이 살아남는다. 살다보면 다정한 사람들은 다 어디로 숨었나 싶을 정도로 삭막한 삶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이렇듯 이 책의 설명에도 단 한 가지 맹점이 있다. 진화는 아주 오오오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난다. 즉 작가 말이 맞는다손 치더라도 다정한 것들만이 살아남으려면 출생 과정이 우리가 행하는 연구의 실험군처럼 조작되어야 하거나 한참 더 오랜 시간이 흘러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정한 사람들이 더 많이 생기도록 연구하고 조작하면 되지 않을까 하곤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정한 것들만 살아남도록 만드는 행위는 한동안 서구 사회에서 유행하던 우생학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작가는 경고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 작가님)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은 맞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세상은 다정한 사람들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그 해법을 찾아 길을 나선다.






동물들과 함께

다정하게

살아남기




 동물에게 친절한 태도가
정말로 타인에 대한 친절함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작가는 동물에게 다정한 사람이 타집단의 사람들에게도 다정하다는 연구 결과를 말해준다. 동물들을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타인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더 넓고 포괄적이라는 것이다.


 즉 우리는 동물을 대하는 우리 자신의 태도를 개선해 나가며 타인에 대한 다정함의 정도를 점차 넓혀갈 수 있다. 더 다정한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작게는 우리 주변의 반려동물들, 강아지나 고양이 등에서부터 자연 각지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들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포용성을 조금씩 넓혀간다면, 동물들을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을 넓혀간다면, 우리는 타 집단에 대한 배타성을 조금씩 완화시켜 나갈 수 있다.


 그렇게 동물에게 조금 더 따숩고 인정많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도 조금 더 다정한 세상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함께 지구라는 공간을 공유하는 동물들에게 좀 더 다정해지기를,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용을 베풀고 다정해지기를 희망해본다.




 

 그렇게 나는 펭귄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굳세게 다져본다.


 그 첫 실천은 지구 사랑 자연 사랑이다.



―.



 6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한여름 날씨다. 지구온난화가 온몸으로 와닿는다. 빙하가 녹으면 펭귄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다. 내가 사랑하는 펭귄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행동해야 한다.


 자의반 타의반 쓸데없는 소비를 줄인다. 전기나 물 등 자원을 아낀다. 가능한 차를 이끌고 나가기보다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한다.





 다음 목표는 꾸준히 텀블러 들고 다니기다. 나는 테이크 아웃 커피를 자주 마신다. 마시는 순간은 짜릿하고 행복하지만 마시고 난 뒤 남은 플라스틱 용기를 볼 때면 펭귄을 향한 나의 죄책감이 사르르 몰려온다.


 사실 그동안 텀블러를 잘 사용하지 못한 이유는 매번 텀블러를 들고 가는 것을 까먹거나 사용하고 씻기 귀찮아 실천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나의 귀찮음이 지구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의 하루하루는 조금 더 부지런해져 보기로 한다.

  

 나의 부지런함이 모여 지구를 지킬 수 있기를 펭귄을 지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









민주주의와

다정하게

살아남기






 작가는 다정함에 대해, 동물들의 연구 결과 등을 한참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민주주의 이야기를 꺼낸다.


 네? 갑자기 민주주의요?



­―.



 차근차근 읽어보면 납득이 된다. 작가는 다정하면서도 타 집단에 배타적인 인간의 특성을 반영하여 고안한 정치 체제가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권력과 힘으로 억압하는 독재정치가 생기지 않도록, 다른 인종을 배제하지 않고 소수라도 대변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체계가 바로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우리의 다정한 본성 속에
자리한
 
이 어두운 면을
견제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다.



 결국 민주주의가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저자는 당부한다. 저자는 최근 민족주의,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만연한 세계의 정치권 흐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또한 정치에 점점 무관심해져가는 청년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걱정한다.


 

―.



 사실 읽으면서 내 안의 양심이 가차없이 옆구리를 팍팍 찔렀다.






 나는 보통 청년이다. 허구헌 날 치고 박고 싸우는데 혈안인 정치, 국민들을 위한 입법제안 보다는 서로의 사소한 이해관계에 목매고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는 정치, 진정한 정치에는 관심없고 그저 당파싸움하기 바쁜 우리나라 정치에 신물이 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이다.


  교과서로 역사와 정치를 배우던 학생 시절, 나는 순진하게도 교과서처럼 국민으로써 행동하고 목소리를 내면 더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 믿었다. 국민은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세상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행동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 흘려 쟁취해 낸 우리의 민주주의는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니 잊지말고 지켜 나가야 한다. 그렇게 믿고 행동했다.


 하지만 내가 행동해서 바뀌던가. 여태껏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도 꼬박꼬박 했다. 한 때는 선거철마다 날라오는 정치인들의 책자도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봤다. 하지만 모두가 그 밥에 그 나물, 도토리 키재기였다.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퇴보하는 듯 싶었다.


 신랄하게 비판하고 비판하다가 어느 순간 지쳐버렸다. 우리나라 정치에 무관심해졌다. 내가 아무리 관심을 가져도 이 나라는 똑같구나, 그런 회의감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하지만 저자의 말들이, 최근 읽었던 한 브런치 작가님의 글이 계속해서 마음 한 구석에 남아 나의 마음을 흔든다.


 나는 결국 회피하고 도망치는 비겁자이지 않았을까. 정치인들 꼬라지 보기 싫다고, 나 하나 행동해서 어차피 안 바뀐다고 쉽게 포기하고 지레 짐작하지 않았던가. 나 하나 살기 바쁜 세상이라고 쉽게 생각하며 소시민의 길을 택하고 정치에는 무관심한 채 그렇게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자기 스스로를 반성한다. 그리고 조금씩 다시 정치에,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진다. 국민으로 내게 주어진 권리와 의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


 

 




도시

그리고

다정함




도시는
 
서로 다른 배경과
다양한 관점 및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자유롭게 섞여
생각을 교환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꽤 여러 글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지역 문화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사는 곳이 살기 좋은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도시와 공간과 문화가 가진 힘을 믿는다.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한 힘들을 믿는다.


 저자 역시 지금 인간들 대다수가 살고있는 서식지, 도시의 환경에 주목한다. 사람들간의 교류와 접촉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다정함과 혁신의 길이라 말한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나는 도시의 공간들이 교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만나고 서로 협력하는 장이 되는데 이바지하고 싶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내 주변의 이웃들과 웃음지고 서로 안부를 나누며 행복하게 잘 사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그렇게 세상을 향한 나의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나의 꿈을 이뤄나갈 준비를 한다. 다정한 세상을 만드는 데 나의 자그마한 손을 하나 보태본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브라이언헤어·버네사우즈, 디플롯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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