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핑크펭귄, 빌 비숍 (스노우폭스북스)
글 쓰는 일을 한번 놓아 두니 다시 찾아오기 쉽지 않았다. 사실 글을 못 쓴 핑계를 대면 무한하다. 벌려놓은 일들을 차근차근 수습하며 하루하루 걸어 나가기도 바쁜 나날들이었다. 그럼에도 목에 생선가시가 걸린 것 마냥 마음 한구석에 무언가 불편한 이물감이 일었다.
그동안 못다올린 서평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
꾸준히 한다고 했잖아.
아직 늦지 않았어 다시 시작하는거야.
힘들 땐 쉬어갈 수도 있고 앉을 수도 있어 하지만 놓아버리지는 말자.
스스로를 향한 무언의 마음 조각들이 조곤조곤 말을 건넸다.
위험보다 불편이 낫다.
하기 싫은 것은 대개 옳다.
불편과 옳은 것을
선택하고 반응하면 좋겠다.
글쓰기도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과 비슷하다고 했던가. 운동을 한번 쉬면 다시 시작하기까지 많은 힘이 든다. 글쓰기도 그런 듯하다. 자리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온 머리 근육들과 뇌세포들이 이곳저곳 쑤신다고 곡소리를 낸다.
하지만 읽고 쓰는 펭귄이고 싶어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꾸준함의 마법을 알기에 다시금 용기를 내본다. 하기싫은 것은 대개 옳다는 책 속 구절들을 되뇌어 본다. 부족하지만 글을 쓴다. 부족함을 메꿔나가고 하루하루 성장하기를 꿈꾼다.
이번에 읽은 책은 내가 좋아하는 '펭귄'을 컨셉으로 한 <핑크펭귄>이다. 저자는 다 똑같아 보이는 평범한 펭귄 무리에서 한눈에 딱 들어오는 '핑크펭귄'으로 거듭날 수 있는 마케팅 기법들을 일목요연하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저자는 컨설팅 업계에서의 자신의 역량과 경험을 버무려 자신만의 정수를 이 책 한 권에 모조리 뽑아낸다.
사실 펭귄덕후의 입장에서 책 속 저자의 표현, '펭귄 프라블럼'에 대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다. 펭귄들이 한데 모여있으면 맹 다 똑같은 펭귄으로 보이는 건 명확한 사실이니 말이다.
무리지어 있는 많고 많은 펭귄들 사이에서 '나'라는 펭귄을 어떻게 부각시키고 강조할 것인가. 오늘날 하루에도 수천 개 아니 수천만 개씩 쏟아지는 정보의 범람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사업, 자신의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홍보할 것인가. 책 속 저자는 펭귄 프라블럼의 해결책, '핑크펭귄'을 찾아 나선다.
사업을 하거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 <핑크펭귄>을 꼭 옆에 두고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사업이든 마케팅이든 커다란 난관에 봉착할 때 한번씩 꺼내들어 알맞은 해답을 찾아 현실에 적용하기 좋다. 적재적소에 맞게 활용하기 좋은 마케팅 기법들, 저자의 혜안이 가득 담긴 지혜들이 '날 좀 보소' 하고는 반짝반짝 빛을 낸다.
사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핑크펭귄>은 이미 나는 여느 일반적인 책들과는 다르다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핑크펭귄'이 한눈에 딱 들어오는 표지, 일반적인 책들과는 다른 크기 등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추측건대 이 책을 디자인하신 분도 <핑크펭귄>을 감명깊게 읽고 출판 디자인에 직접 적용하여 제작하신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상상을 해본다.
두고두고 기억하고 실천하고 싶은 조언들이 많아 책을 읽는 내내 밑줄을 좍좍 내리 그었다. 저자가 강조한 꿀팁 몇 가지들을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제품과 서비스 업그레이드에서
지금 당장 벗어나라!
고객은 차이를 구별할 수 없다.
완전히 새롭고,
완전히 다른,
빅아이디어를 찾아
유일한 존재로
시장을 장악하라!
오늘날 제품과 서비스는 상향 평준화되어가는 추세다. 웬만해서 기본 이상은 된다는 소리다. 다 고만고만한 펭귄들 사이에서 저자는 완.전.히. 달라질 것을 강조한다. 구르메형 빅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아름답게 패키징하여 세상에 내놓을 것을 주문한다.
막연하게 '빅아이디어'라고 하면 당연히 막막해지기 십상이다. 도대체 빅아이디어는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저자는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최상의 이득'에 초점을 맞추고 다가서는 일부터 시작해볼 것을 이야기한다. 고객의 이상적인 자아상을 파악하고 자신의 빅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객들이 그런 자아상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을 강조한다.
당신의 회사를
고객의 변혁을 돕는
조직으로 보게 되면
당신은 무한한
빅아이디어의 샘에
다가서게 된다.
당신의 제품 내지는 서비스를 구매할 '고객'을 산정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저자는 아무에게나 많이 판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당신이 빅아이디어를 만들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만큼 진가를 알아봐주고 이해할 수 있는 고객을 한정하여 팔 것을 강조한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우리는 오히려 아무나 이용할 수 없는 상품이라고 말하며 제품 가치의 희소성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
당신의 빅아이디어는
당신이 쏟는 관심의 진가를 인정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당신의 관심을 받을
자격이 없다.
저자는 삶의 도전에서 쉽사리 마주할 수 있는 '두려움'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두려움이 느껴진다면 오히려 좋다고 말한다. 두려움이야말로 당신이 모험에 용감하게 뛰어든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다독인다.
두려움에 대한 저자의 말들은 반복되는 도전과 실패에 지쳐있던 내게 위안이자 응원으로 다가온다. 여러 번 되뇌어 읽어본다. 두려움에 잠식되고 스트레스 받기 보다 두려움에 하나라도 더 배우고 성장해볼 것을 다짐한다.
두려움을
친구이자 스승으로
생각하라.
두려움은
무언가를 말해주고 가르친다.
그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일은
당신의 몫이다.
그 밖에도 브랜드 네이밍을 만드는 꿀팁, 성공적인 마케터가 되기 위한 방법들, 돋보일 수 있는 판매전략 등 현실에 쉽게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마케팅 전략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저자의 지혜를 빌려 삶 속에 적용하고 더 큰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변화하고 성장하도록
의도되어 있다.
책장을 덮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펭귄인가.
그동안 평범한 펭귄의 길을 걸어왓다면 앞으로는 변하고 싶다. 나는 누구보다 반짝이는 '민트별펭귄'으로 삶에 뚜렷한 족적을 남길 것이다. 사랑과 공감의 발자국을 꾹꾹 눌러 나아갈 것이다.
빅아이디어를 내놓고 실천하는 그 날까지 삶 속에서 현명한 선택들을 내려나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우리의 운명은
실로 우리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midjourney
인용 출처 :『핑크펭귄』빌 비숍, 스노우폭스북스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