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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별펭귄 Nov 24. 2023

고통이 사라지면 행복이 찾아올까

[책 리뷰] 도파민네이션, 애나 렘키 (흐름출판)



현대인은 사소한 불편조차
견딜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순간의 고통,
현재의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저 놀기 위해 계속 애쓰고 있다.


 문득 동영상을 멍하니 보고 있다가 깨달았다. 나 오늘 스마트폰만 몇 시간을 한 거지? 눈을 뜬 순간부터 자는 순간까지 내 손에서 핸드폰이 없던 일이 드물었다. 동영상을 보고, 연락을 주고받고, 별 일 없어도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바라봤다. 이 정도면 스마트폰 중독이지 않을까.


 어린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어른이라는 나도 스마트폰을 쉽게 떨쳐내기 어려운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은 마음이었다. 지하철을 타면 핸드폰을 보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현대인들이 중독된 스마트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때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도파민네이션>. 현대인들이 겪는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들로 알려줌과 동시에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작가의 노하우가 담긴 해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이 모든 회피시도는
고통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자극적인 것들을 추구한다.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우리에게 지루함은 곧 고통이 된다.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중독의 대상을 찾는다. 반복한다. 중독이 된다. 그렇게 되돌이표 된다.


 그러나 우리가 고통을 회피하기 위한 회피의 시도들은 오히려 고통을 악화시킨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무심코 동영상들을 넘겨보는 것, 고통을 잊기 위해 술을 무의식적으로 마시는 것 등등 회피 행동들은 순간의 쾌락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결국 저울의 원리에 따라 고통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작가는 경고한다. 우리가 고도의 도파민 보상을 받으면 평범한 쾌락으로부터 기뻐하는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이라 말한다. 즉 쾌락에 더욱 더 둔감해지고, 고통은 더욱 더 커지게 된다. 그렇게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책에서는 다양한 중독 사례들이 나온다. 성적 중독,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등등 여러 환자들의 예시가 나온다. 그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는 그들의 삶이 나의 삶, 현대인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끊임없이 인터넷을 하고 끊임없이 쾌락을 추구한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작가는 도파민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역설적으로 도파민(Dopamine)의 철자를 이용해 작가 나름대로의 해법을 순차적으로 제시한다. 도파민 해법은 다음과 같다.


D: Data (정보, 데이터)
O : Objectives (목적)
P : Problems (악영향, 문제점)
A : Abstinence (절제)
M : Mindfulness (마음챙김)
 I  : Insight (통찰력)
N : Next steps (다음단계)
E : Experiment (실험)



지루함이란 지루하기만 한 게 아니에요.
···
하지만 지루함은 발견과 발명의
기회가 되기도 해요.

새로운 생각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만들죠.



 가장 인상 깊었던 해결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작가는 지루함에 대면하고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방법을 제시한다. 작가가 말하는 마음챙김은 우리의 뇌가 뭔가를 하는 동안 뭘 하고 있는지를 재지 않고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경험을 통제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즉 고통과 지루함이 몰려오더라도 관찰자의 위치에서 그 감정에서 벗어나지 않고 인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지루함에서 오는 창의성과 발견의 기회를 역설한다.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마음챙김을 하는 듯 싶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다소 지루한 일이다. 책을 읽은 뒤 정리하며 내 생각을 곰곰히 생각해보다보면 지루하고 머리가 멍해질 때도 있지만 때로는 깊은 통찰을 얻거나 감사한 마음을 얻는 순간이 많다.


솔직함이 관계를 개선한다. 


 또한 작가가 꼽은 해결방안 중 솔직한 자세가 있다. 다소 당황스러운 해법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솔직함이야말로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열고 친밀함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솔직할수록 사람들은 더 가까이 다가온다.

당신의 엉망인 모습을 통해
자신의 약점과 됨됨이를 돌아보고,
 
의심, 두려움, 나약함이 자신만의 약점이 아님을 알게되면
안심하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나는 단순히 솔직함이 좋다고 말하지 않고 본인의 중독 사례를 직접 밝힌 작가에게 존경심과 매력을 느꼈다. 작가는 자신의 애로 소설 중독 사례를 솔직히 이야기하면서 도파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끌어나간다. 작가가 먼저 솔직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이 공감을 얻고 해결방안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작가와 비슷한 사례로 판타지 소설에 꽂혀본 나 역시 공감을 하며 책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중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요즘, 때로는 나의 마음을 챙기고 솔직함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며 더 사려깊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이따금씩은 잠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내 마음을 돌아보고 주변의 사람들과 진실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 『도파민네이션』애나 렘키, 흐름출판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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