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도시의 발견, 정석 (메디치미디어)
여러분, 행복하세요?
여러분이 사는 마을과 도시에서 행복하세요?
작가가 강연에 나서서 제일 먼저 사람들에게 묻는 첫 질문이다.
나는 과연 내가 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 우리들은 과연 행복한가? 우리는 지금 삶의 행복을 원하면서 정작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터전인 도시에 너무 무관심하지는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식주, 즉 자신이 입고 있는 옷, 먹고 있는 음식, 살고있는 집 등 개인적인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내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도시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적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공간, '도시'에 대해 말하며 '과연 행복은 무엇인가'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도시는 우리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리들이 포털 사이트에 연인과 데이트할 장소를 검색하기도 하고 맛집이나 산책할 공원을 찾아가기도 한다.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가진 유럽의 특정 도시를 가고 싶어하고 공장과 건물의 모습, 커다란 도시의 랜드마크 등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기억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도시 경관에서부터 산업 구조 인프라에 이르는 부분들까지 이 모두를 찬찬히 살펴보면 우리는 이미 도시 안에 살아가는 구성원 개개인들이자 도시와는 뗄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당연히 그 도시의 장(長)이 알아서 관리를 잘 할 것이라며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가?
도시는 말했다시피 우리들의 생활 공간이자 삶의 영역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관심이 없다면 우리가 꿈꾸는 도시도 행복한 삶들도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우리 사회는 개인적이고 단절된 지 오래다. 우리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군중 속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사람들과 언제나 함께 하면서도 쓸쓸함과 고독함을 느끼는 모순적인 존재들이 되어 버렸다. 대중교통을 타면 다들 자신만의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오늘날 사회 풍조 속에서 우리들의 삶은 어찌보면 팍팍하고 인정이라고는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 밖에도 도시가 직면한 문제는 다양하다. 젠트리피케이션, 정치·경제적 문제, 재개발 문제, 노점문제 등등 헤아려보자면 끝을 헤아리기 어렵다. 책에서는 도시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파악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각자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렇다면 도시는 어떻게 변화해야 되는가. 사람들이 행복한 도시는 과연 어떤 도시일까.
작가는 우리가 그동안 너무 당연히 여기던 혹은 삶에 치이느라 생각지 못했던 도시에 대해 알기 쉽게 말해주며 시민들이 함께 나서서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보자는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도시를 물건이 아닌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이 대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또한 도시를 혁신하고자 하는 다양한 국가들의 사례들을 언급하고 이를 통해 도시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숨겨진 가능성을 보여준다.
책에는 유럽, 미국, 일본, 브라질 등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부터 우리나라 서울시, 수원시, 전주시의 도시재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사례들 중 다양한 혁신적인 시도도 있었고 평범한 것에 지나지 않는데도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기에 의미있는 공동체적인 모습들도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혁신도시들에서 사람들이 함께 상생하는 도시, 보행 도시, 공동체 문화가 다시금 꽃피우게 되는 도시 등 사람이 우선이 되는 도시를 만들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었다.
물론 사람들은 제각기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도시의 변화를 환영할 수도,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더니즘에 휩쓸려 단순히 개발만을 지향했던 기존의 도시발전을 되돌아보기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작가는 세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 혁신들을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앞으로 우리가 꿈꾸는 도시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게끔 한다.
한편 이와 같은 도시재생 과정 속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행정 거버넌스와 파트너를 맺어가며 한걸음씩 내딛는다면 언젠가는 행복한 도시가 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오늘이라도 당장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서 내지는 계단에서 모르는 누군가와 인사를 나누고 더불어 함께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이러한 작은 생각, 작은 행동이 씨앗이 되어 많은 이들 마음에 그리고 이 사회 전반에 뿌리 내리게 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는 더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희망을 가져본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 『도시의 발견』정석, 메디치미디어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