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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배우는 2024년을 위하여

[책 리뷰] 트렌드 코리아 2024, 김난도 외 (미래의 창)

by 민트별펭귄


연말연초가 다가오기 무섭게 서점에는 한 권의 책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한다. 바로 <트렌드 코리아>다.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발간되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서적으로, 우리나라의 작년의 소비 트렌드를 돌아보고 다가올 새해에 대한 트렌드를 전망해볼 수 있는 경영서적이다.


이전에는 매년 서점에 가서 그 해의 키워드만 훑어보는 식으로 이 책을 마주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전문가들이 선정한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많은 이들과 다양한 견해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특별히 읽게 되었다.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용의 눈, 화룡점정에서 따온 10가지 키워드로 표현한 2024년 전망. 그 중 인상깊었던 트렌드 위주로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2024

10가지 소비트랜드

DRAGON EYES



우리에게 다가온 2024년이 그렇게 달갑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법이 개정되어 나이가 젊어진 것은 기쁘지만 사회적, 경제적으로 바라본 올 한 해의 전망은 더없이 암울하다. 인공지능은 우리 삶 속으로 성큼성큼 발을 내딛고 있고, 불안정한 전세계의 금융과 경제는 언제든 위기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누구나 불안하고 불안정한 시대다.


저자는 현 시대와 같이 변화와 불안정함으로 가득한 세상을 대응하는 방법으로 유연함을 제안한다. 유연하게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움에 늘 배우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다.



현 시대와 같이 변화와 불안정함으로
가득한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유연함이라고 말한다.

유연함을 갖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은

(···중략···)

첫째는 변화를 피하지 말고
마주하는 마음가짐,

둘째는 변화를 마주한 경험 속에서
학습하려는 마음가짐이다.



또한 경영 트렌드 서적답게 경제와 경영에 대한 조언도 가득 들어있다. 무엇보다도 공감되었던 구절은 바로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경영,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삶에 해당되는 조언이다.


본질에 충실한다면 우리는 삶이 주는 성공의 달콤한 과실을 맛볼 수 있다. 저자는 경제학에서의 본질은 사람이 가진 기본 욕망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좀 더 들어가서 나는 사랑이야말로 인간의 진정한 본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본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시대를 관통하는 불변의 성공 법칙은
사람이 가진 기본 욕망에 집중하는 것이다.





분초 사회를 살아가는

호모 프롬프트 1




나는 이따금씩 내 자신이 소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등장하는 토끼가 된 기분을 느낀다. 해야할 것, 하고싶은 것은 너무도 많은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시계는 언제나 나를 재촉한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 겨우 시간을 내보아도 종국에 마주하는 건 방전된 나의 체력이다.


게다가 시간에 쫓겨 되도 않는 멀티태스킹을 하다가 이도저도 아닌 집중력이 빚어낸 처참한 결과물을 맞이한다. 바로 앞에 켜진 번쩍거리는 TV에서는 들어주는 사람 하나 없는 공허한 말들이 흘러나와 허공중에 둥둥 떠다닌다. 나는 번쩍임을 눈앞에 두고 핸드폰을 손에 쥔 채 각종 소셜 플랫폼을 왔다갔다 거린다. 머릿속에서는 해야하는 온갖 집안일들과 업무들이 차례를 기다린다.


이처럼 우리는 가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무엇이든지간에 빨라진 속도는 우리들의 답답한 심정을 해소시켜주었지만 마냥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밀려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욕망을 키워 간다.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결국 우리는 광고 보는 시간이 아까워 유튜브 프리미엄을 끊고 다양한 매체를 보기 위해 각종 플랫폼을 구독한다. 제품의 가격을 비교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디토소비를 한다.


그러나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 변할수록 내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또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 자신의 뚜렷한 가치관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는다.






분초 사회를 살아가는

호모 프롬프트 2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한번씩 놀라게 되는 기술들 중 하나는 바로 인공지능이다. 챗gpt에서부터 그림을 그려주는 미드저니, 마이크로소프트의 문서 작업의 혁신 등 삶의 어느 순간부터 인공지능을 접할 때마다 세상이 언제 이렇게 발전했나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무한한 발전이 그려낼 미래에 대한 걱정도 앞선다. 어려서부터 SF영화를 많이 봐서인지는 몰라도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의 반란, 거대 인공지능 회사들의 독점 문제 등에 대한 경각심도 든다.




결국 호모 프롬프트의 역량이란
그 남은 80%의 노력으로
인공지능이 어려워하는 20~30%의
미묘한 여백을 메꾸는 것에 달려 있다.


저자는 숙어 화룡점정을 빗대어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인공지능이 메꾸지 못한 용의 눈을 인간이 마무리 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즉 호모 프롬프트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 능력은 인문학에서 시작된다. 결국 사유하는 능력이 인간의 본질이자 가장 원초적인 능력인 것이다. 생각하고 판단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마음은 인공지능에게는 없는 능력이다.


인공지능은 자신의 결과물을
스스로 평가하지 못한다.

최종적인 판단과 선택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결국 인공지능은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물을 판단하지 못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미래에 대해 대응할 수 있도록 올 한 해에는 인문학적 지식과 다양한 식견을 고루 갖춰야겠다는 다짐을 굳건히 해본다.





완벽한

육각형 인간에 대하여



우리는 늘 완벽을 추구한다.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은 업무를 대함에 있어서도 장인정신에 있어서도 훌륭한 마음가짐이다. 그러나 완벽을 추구하는 인간상이 사회 내 쟁점으로 부상한다면 그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마주했던 키워드 중 가장 씁쓸한, 오늘날의 서글픈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키워드였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미디어, 소셜 플랫폼에 노출되어 있다. 계층이동의 사다리는 끊어져 몇 개 채 남아있지 않다. 돈 많은 부자, 잘사는 이들의 삶을 훔쳐보고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을 선망하며 끊없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욕망하고 더 예쁘고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는 현실의 이런 육각형 트렌드가 너무도 안타까웠다. 물론 그 안에 젖어들어간 내 자신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매번 서평을 쓰면서 완벽한 인간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나는 스스로 완벽한 인간이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을 기울였는가.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이 늘 나쁜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동안 얼마나 내 자신을 완벽에 가까운 육각형 인간에 끼워맞추기 위해 아둥바둥 했나.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외모를 불평하고 나를 향한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 잔뜩 주눅 들지 않았던가. 한편으로는 육각형 인간을 동경하는 내 모습이 마치 내가 갖지 못한 것들에 대한 질투심으로부터 유발된 건 아닐까 자조섞인 마음이 들기도 했다.


육각형 인간에 대해 깊이 사유해보면서 나 자신의 이중적인 모습들을 많이 반성했다. 그리고 어지럽고 불안정한 시대적 현실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립하고 여기저기 모난 돌인 나를 어떻게 다듬어 나갈 것인지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각형 인간의 모습은
내가 꿈꾸는 이상적 모습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제시하는 이상형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 가장 행복할까?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나답게 살 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 특별한 존재들이다. 그 특별함으로 세상을 비추며 살아갈 때 행복해지지 않을까. 우리가 육각형에 목 매지 않고 사각형, 오각형 다양한 모양들을 이루며 조화를 이룰 때 세상은 더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리퀴드 폴리탄,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가




도시에 대한 이슈는 내게 있어 초미의 관심사다. 나는 지역 문화 콘텐츠에 많은 관심이 있다. 언젠가 지역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도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며 강의를 들어보고 그 안에 앵커 스토어, 도시 재생 등의 현실을 마주한 바 있다.



리퀴드 폴리탄은 말그대로 액체처럼 흘러가는 특성을 지닌 도시라는 의미다. 무엇이 가만히 붙어있는 땅덩어리에 불과한 지역을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저자는 한 사람의 사례를 들며 기존 인구 개념과 새로운 인구 개념을 설명한다. 기존 주민등록증에 등록된 주소로 살았던 삶에서 이제는 실제로 생활하고 관계맺는 지역을 기준으로 인구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연결성과 유동성이

앞으로 도시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실제로 나 또한 실제로 내가 태어난 곳, 일하는 곳, 여행을 다니는 곳, 친구들을 만나는 곳이 제각기 다르다. 대중교통의 발달에 따라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지면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진다. 아니 이제는 해외 도시들까지 다녀오기도 한다.


이처럼 이제 도시는 멈춰있지 않다. 수많은 이들이 살고 스쳐 지나가고 생활하는, 물처럼 흘러가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형태가 되었다.



도시가 유연해져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할 수 있고

지역의 다양성은
한 사회의 '창의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점차 변화하는 도시에 대해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강조한다. 이는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줄어들 것이 너무도 자명하다. 점차 빈집, 빈 학교, 빈 사회공간은 늘어날 것이다. 이 때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도시에 새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미래에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10가지 키워드와

맞이하는 2024년



지금까지 인상깊었던 키워드 몇 가지를 추려 논의해 보았다. 물론 이 밖에도 흥미로운 키워드들과 새로 알게 된 내용들도 있었다. 지나간 2023년에 대한 회고도 들어있어 지난 해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 해의 시작을 맞이한 지금, 두려움도 앞서고 불안한 현실에 막막해질 때도 많다. 하지만 우리 모두 유연함을 가지고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길 바란다. 2024년도 우리 모두 화이팅이다.



p.s.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해피뉴이어!!!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민트별펭귄

인용 출처 :『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 10명, 미래의 창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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