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세금의 모든 것, 김낙회 (21세기북스)
이 책은 30년 조세 정책 전문가, 즉 세금을 내는 자보다는 세금을 걷는 자의 입장에서 보고 쓴 책이다. 그렇기에 좀 더 거시적이고 학문적인 측면에서 세금을 공부하기 적합하다. 세금과 관련된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알아보고 각 국가들이 어떤 징수 방식을 택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의 조세정책의 흐름을 살펴보며 우리나라가 가야 할 조세정책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특정한 세금 관련 정책이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와 사회적 논의들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음을 깨달을 수 있다.
앞선 글에서 국민의 세금은 크게 소득, 소비, 자산에서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저자는 이 세 가지 분류방법을 토대로 목차를 나누어 각각의 세금은 구분지어 설명한다.
책을 읽으며 세금에 대해 무지했던 과거를 반성했다. 과거의 나는 단순히 세금 항목 1개이더라도 수많은 전문가들의 노력과 철학적인 고민에서 나왔으리라고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다.
소득세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소득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세금을 걷을 때 개인을 기준으로 할지 한 가구(부부)를 기준으로 할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또한 개인이 갖고있는 돈에 비례하여 세금을 걷을지 아니면 공평하게 일정 비율을 걷을지와 같이 과세 방법에 따라 세금이 또 달라진다. 이처럼 우리 생활 속 세금 속에는 수많은 정책적 함의가 들어있었다.
소득 불평등은
성장의 동인이기도 하지만,
지나친 불평등은
오히려 성장을 저해한다.
소득 재분배를 통해
불평등을 일정 수준 완화하는 것이
성장에도 바람직하다.
소득 불평등 역시 세금과 관련된 쟁점 중 하나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소득은 불평등하다.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서 보면 소득 불평등은 당연한 논리가 된다.
하지만 자산이 자산을 불리며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빈자는 더욱 빈자가 되는 현실을 바라보면 소득 불평등은 오늘날 해결해야 될 숙제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세금은 어떤 역할을 취하고 어떻게 거둬져야 하는가. 작가는 세계 각국이 시도하는 다양한 조세제도를 소개하며 독자들이 세금이 지닌 철학적 함의를 고민해보도록 유도한다.
세법은
국민의 재산권과
직접 관련되는 법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책 전반을 통해 정부의 입장에서 세수 확보 방안에 대해 고찰한다. 즉 정책을 만드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조세를 더 확충하는 방안을 고민한다.
그런데 말이다. 조세를 확충해야 한다는 말은 곧 우리가 내야할 세금이 많아진다는 말 아닌가. 평범한 국민 중 한 사람인 내 입장으로선 지금보다 더 세금을 많이 걷는다는 상상만 하더라도 곡소리가 절로 나오고 식은땀이 절로 난다.
일상 속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지금보다 세금을 더 걷어가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반갑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고용 불안, 물가 인상 등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크고 세계적인 규모의 장기적인 불황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연일 나라의 세수가 불안정하다는 뉴스기사가 줄지어 나오고 있다. 앞으로도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문제로 인해 각종 복지분야 등의 세수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본질로 돌아와 글을 읽는다. 어차피 우리는 현대 사회를 살아간다면 세금을 내야한다. 그렇다면 이 세금은 도대체 무엇인지, 왜 걷는지, 걷어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허투로 빠져나가는 돈은 없는지 줄줄 새는 구멍은 없는지 확인하고 합리적이면서도 현명하게 세금을 쓰도록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지켜봐야 한다.
늘 그렇듯 본질은 쉽고 간결하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이 그렇게 되기가 참 어렵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다시금 나 자신을 돌아본다. 세상사에 무심했던 과거를 반성한다. 그저 알아서 잘들 하겠지하고는 정부가 하는 무수히 많은 일들을 막연하게 바라보며 무관심했던 순간들을 반성한다.
한편으로는 국민의 귀한 돈을 쓰는 정부 관계자들과 세금과 수많은 갈래로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진지하고 겸허한 자세로 세금을 귀하게 사용해주기를 바란다. 국민의 생활과 행복, 진정한 본질에 초점이 맞춰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실은 책 내용이 어렵기도 하고 아무리 작가님께서 쉽게 풀어 설명한다고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내게 세금은 여전히 멀고 먼 우주같은 존재라 읽는데 애를 먹었다. 겨우겨우 끝까지 다 읽고 환호성을 외쳤다. 다 읽었다! 잘했다 나 자신!
이 책을 통해 세금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조세정책의 변혁 과정을 살펴보며 다각도로 세금이 이 세상에서 굴러가는 논리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까?
어떠한 정책이든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하고,
상대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완벽한 답은 없다.
상황과 여건에 맞게
제도와 정책을
변화해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저자는 국민들의 조세저항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향과 해결방안까지 제시하지는 못한다. 다만 저자는 소득재분배와 조세정책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고려하며 지속해서 세금 정책을 개선할 것을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시선에 맞추어 조세정책을 시행하고 효율과 공평의 원칙에 따라 세금을 거두고 제대로 된 곳에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다시금 내가 내는 세금에 관심을 기울여본다. 4월은 법인지방소득세를 납부하는 달이다. 새삼 지나치던 포스터가 반짝 눈에 들어온다. 모두가 성실하게, 과오납되는 부분은 없게 납세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국민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누리고 사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세금의 모든 것』김낙회, 21세기북스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