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것을 만들자
브런치야, 나 왔어. 너무 오랜만에 들렸지. 늘 마음에는 있었는데... 이제는 자주 와보려고 해.
어디에든 블로그든 인스타든 꾸준하게 기록은 해 왔지만, 브런치는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입성하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더니 내가 그랬던 걸까. 오랜만에 들려서 쓰는 글이다. 이제 매일 발도장을 찍기로 한다.
모닝 페이지는 매일 쓰고 있다. 매일 새벽 날 것 그대로의 나의 생각을 써 내려가는 일. 그 시간에는 늘 새들이 모여 지저귄다. 오늘은 문득 모닝 페이지를 쓰면서 브런치에 매일 한 토막씩 일기를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일기라고 해야 하나, 생각을 쓰자 싶은 것이다.
사실 블로그에 쓸까 브런치에 쓸까 이 고민을 핑계로 한 달은 미루었던 것 같은데, 브런치에 써는 것으로 정한다. 땅. 땅. 땅.
나는 왜 생각을 쓰고 싶었을까?
나의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을 남기고 싶다. 50, 60살이 되어도 내가 삼십 대에 이런 생각으로 이렇게 살았구나 한 번씩 돌아보고 싶다. 블로그를 1년간의 기록만 해도 뿌듯함과 기록의 유용함은 이루 말할 수 없기에. 검색과 키워드와 상관없는 나의 글을 '써보자' 싶었다.
내가 쓰는 것을 좋아하니까.
나의 생각이 텍스트로 정렬되는 것이 좋다. 생각들이 하얀 화면에 텍스트로 타닥타닥 나타나고, 그렇게 표현된 생각들을 글을 읽는 것이 좋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힌트를 발견할 수 있다. 또 그 힌트는 내가 나를 도울 수 있는 작은 힘이 된다.
나의 것을 만들자.
오늘 새벽 모닝 페이지에 썼던 한 줄이다.
나의 것을 만들자.
나의 것?
어떤 나의 것을 만들고 싶은 걸까?
내가 만들고 싶은 나의 것은 형태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다.
나의 생각, 나의 스타일, 나의 언어, 나의 색감, 나의 감성, 나의 깊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것. 내가 진짜 만들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SNS에서도 화려한 스펙과 보이는 것이 아닌 콕 집을 수 없는 자기만의 것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염탐했고, 응원했다.
나는 왜 콕 집을 수도, 잡을 수도 없는 그 무언가를 만들고 싶을까?
그것만이 나를, 나의 삶을 끝까지 지탱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돈과 물건, 인간관계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은 한순간에 다 잃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것들, 생각, 스타일, 언어, 색감 등은 잃을 수가 없다. 누가 강제로 빼앗아 갈 수도 훔쳐갈 수도 없다.
내가 가진 것이 다 무너져도, 심지어 가족도 다 잃었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내가 만들고 싶은 나만의 것만 확실하게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삶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아마도 10여 년 전 엄마의 죽음을 통해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다.
나의 것을 만들자.
똑똑 나야,
노크하면
어 너구나!
알 수 있는 나만의 것을.
브런치야, 나의 생각을 이 공간에 풀어볼게. 자주 들릴게. 정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