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선배님, 고맙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견딜 수 없었던 순간은 크게 두 가지 상황이었다.
왜 나 같은 자격 미달이 엄마가 되겠다고 아이를 낳아서 아이도 나도 상처 받아야 하는가 하는 마음이 들 때.
육아에만 매여서 자유를 박탈당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불행한 마음이 들 때였다.
사실 아이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었다. 아이와 육아의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추고 살았던 내 밑바닥이 드러나 날 겉 그대로의 내 모습을 봐야 함은 지옥이자 고통이었다.
그럴 때면 아이에게 해로울 부정적인 에너지만 뿜어내면서 한 없이 침몰했다.
속풀이를 해야 살 것 같다. 막상 친구나 또래 엄마에게 카톡으로 속풀이를 하게 되면 부정적인 에너지를 한 번 더 리플레이하는 꼴이었다. 서로 내가 더 불행하다고 신세한탄 배틀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약간의 위안을 받고 슬쩍 풀리는 감정도 있지만, 왜인지 개운하지만은 않았다.
무의식은 비슷한 상황이 또 반복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장하는 육아에는 또래 엄마 여럿보다 괜찮은 선배 엄마 한 명이 도움된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먼저 육아의 과정을 지나간 선배 엄마. 육아에 지친 마음에 위로를 줄 수 있고, 엄마로서 부족했던 모습을 돌이켜 볼 수 있게 하는 선배 엄마. 0.1도라도 나은 엄마로 방향을 트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배 엄마.
긍정적인 성향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소신과 지혜로 육아의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 엄마라면 좋을 것이다.
나에게는 운이 좋게도 그런 엄마 선배님이 있다.
블로그로 인연이 된 뮤직 멘토 김연수 님. 짧게 멘토님이라고 부른다.
멘토님은 ‘9시 취침의 기적’의 저자로 직접 운영하시는 감성 육아 코칭 프로젝트 “미라클 베드타임”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가까운 인연이 되었다.
육아에 대한 고민을 말씀드리면 현재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 다른 3명의 아이를 먼저 키우신 경험과 지혜를 담은 진심 어린 이야기를 나눠 주신다. 끊임없이 육아 관련 책을 읽고 실천하시면서 아이와 엄마에게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주신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지만 지금 내 상황에서 더 나은 방향은 있기에 멘토님의 인사이트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저도 오늘은 이런저런 이유로 힘들었어요,라고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육아 전문가보다 친근하고 해 주시는 이야기들이 마음에 더 와 닿는다.
음대 교수님이셨던 뮤직 멘토님은 워킹맘으로 세 자녀를 키우셨다. 아침 등원 전쟁을 해결하고자 ‘아이들은 9시에 재운다’는 원칙을 세우고 10년 넘게 실천하셨다.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주제로 책을 쓰시고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면서 육아하는 많은 엄마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계신다.
아이 때문에 힘들어요, 아이의 어떤 부분을 이해하기 어려워요,라고 하면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주세요”라고 자주 이야기하시는데 이 ‘존중’이라는 단어는 들을 때마다 마음에 오래 남는다.
나도 존중받고 싶은 것처럼 아이의 행동과 선택도 존중하는 것. 아이뿐만 아니라 남편과의 관계, 가족 간의 관계에도 해당되었다.
멘토님은 전공과 상관없는 분야, 자신만의 경험 콘텐츠로 직업 제2막을 여셨기에 꿈을 찾는 엄마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되어주신다.
아직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젊은 엄마들에게 하루 중 짧게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꼭 갖으라고 하신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와 같은 질문과 함께. 육아 기간은 나만의 콘텐츠를 찾는 기간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시면서 말이다. 자신의 관심사를 매일 30분이라도 꾸준하게 생각하고 실천해보자고 하신다. 앞으로 우리가 90, 100살까지 살 텐데 이제 30, 40 정도 왔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육아는 힘들고 내 시간은 하나 없다고 소리치고 싶지만 생각해보면 의지를 세우고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자 하면 시간은 만들어졌다.
잠깐 책 읽을 시간, 잠깐 그림 그리는 시간. 잠깐 기록하는 시간.
잠깐 나를 돌아보는 시간 사이에 내 인생 나만의 점을 콕콕 찍는다. 그 점들이 이어져 나만의 별자리를 그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육아가 내 발목 잡는 기간이 아니었다.
멘토님이 말씀하신 나만의 콘텐츠를 찾는 기간!
육아 전문가는 흉내내기도 어려운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보인다.
반면 친근하면서 육아도, 자신의 길도 잘 닦아 나아는 선배 엄마는 닮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 사람이 한 명 있다는 건 행운이다. 두 명도 필요 없다. 주변에 눈을 크게 뜨고 촉을 새워 닮고 싶은 선배 엄마를 꼭 찾아보면 좋겠다. 오프라인에서 찾기 어렵다면 온라인에서라도 진심 어린 마음을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와의 관계에 어려움이 있을 때, 내 앞날이 캄캄하게 느껴질 때 언제든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선배 엄마 한 명이 있다면, 육아라는 만만하지 않은 길을 아이와 내가 발맞춰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저의 엄마 선배님이신 뮤직 멘토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