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혼집 브런치

by 마인드카소

브런치 작가만 되면 많은 글을 담아낼 줄 알았다.

가끔 감성 충만 한 밤, 블로그에 썼던, 하지만 아침 되면 조금은 쑥스러워지는 그런 글들을.


요즘 내게 블로그는 친정 같고 브런치는 신혼집 같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신혼집으로 퇴근하던 그 어색함을 기억한다.

퇴근길의 다른 버스, 낯선 풍경, 낯선 걸음, 낯선 가게들.

신혼집에서 처음 만난, 남자 친구가 아닌 신랑.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새로웠고. 어색했다.

그 공간이 마음 편한 우리 집이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흰 창의 움직이는 커서만 보다가 그냥 닫기를 여러 번, 블로그에는 주절주절 쓰다가 브런치에는 왜 못 쓰겠지? 를 한동안 한참 생각했다.


'작가'라는 호칭이 주는 무게감.

왠지 멋진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반면 내 글은 일기장에나 써야 할 거 같다.





신혼집이 어색하다고 다시 친정집으로 퇴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꾸 내 발길이 닿고 내 손길이 닿고, 그 공간에서 밥 해 먹는 횟수, 커피 내려 마시는 작은 추억들이 하루하루 쌓여야 비로소 내 공간이 된다.


오늘은 나의 신혼집 브런치에 적응하기 위해 하는 준비 운동 같은 느낌으로 써 본다.

어쩌면 당분간...


그래도 브런치 작가가 되어 좋다.

신랑과 작은 신혼집에서 시작하던 때가 좋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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