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권태기? 뭐했다고 슬럼프?

by 마인드카소

안녕! 댄스 메이트야. 잘 지냈어?


사실 나는 최근에 또 댄스 슬럼프의 한 고비를 넘어왔어. 넌 어때? 권태기 아직 없었니? 있었을까? 나의 1년을 돌아보니 학원 다니면서 3개월에 한 번씩 '학원을 쉬자 혹은 춤이고 뭐고 다 그만두자' 번뇌가 찾아왔던 거 같아.


직장 생활도 3, 6, 9, 12... 3개월 단위로 고비가 온다더니, 배움도 다르지 않더라. 왜 이렇게 자주 오는 걸까? 자책의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분명한 건 '그만두고 싶을 때'를 잘 넘어가면 실력이나 마음가짐 둘 중에 하나는 나아져 있더라. 슬럼프란 내가 나에게 주는 어떤 신호라고 생각해. 안타깝게도 그 괴로움을 온몸으로 겪고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지만.


1년 동안 서너 번의 위기를 보내면서, 드는 생각이 슬럼프가 오는 모습에도 패턴이 있는 거 같아.


나의 경우, 춤의 재미보다도 '어렵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해버렸을 때, 다 그만두고 싶었어. 어려우니까 못하겠고, 못한다는 생각만 드니까 학원 가기가 싫어지는 거지. 무엇보다 못하는 나를 스스로 견디는 일이 가장 힘들었어.

학원 다닌 지 3개월 만에, 춤의 즐거움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리고 찾아온 첫 고비가 생각나.

어려워도 즐거웠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지만, 어려움만 남았을 때는 다 소용없더라고.


포기 직전이었어. '그만두자'라고 마음을 정했을 때, 코가 시큰하더니 눈물이 나더라. 속상했거든. 그래도 좀 쉬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들던지, 초심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만두기로 했어. 내 고민을 아는 남편도 학원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언제든 다시 선택할 수 있지 않냐며, 스트레스받느니 더 오래 하기 위해서 몇 달을 쉬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고 설득했지.


결국, 선생님께 톡으로 '3개월의 고비가 온 것 같다고, 어렵다는 생각만 들어서 한두 달 쉬고 싶다'는 내용을 빙빙 돌려서 말씀드렸다.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원래 춤을 배우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고비가 빨리 온 거 아니냐고 하시면서 이대로 포기하면 앞으로도 춤은 못할 거 같다'고. 선생님의 톡을 보며 곰곰이 생각하다가, 내일 뵙겠다고 답을 드렸어.


생각에 선생님은 학원을 10년 넘게 운영하시면서 많은 회원들을 보셨을 거고, 나처럼 몇 개월 하다가 다시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진 사람들 역시 많을 거 같았거든.


그렇게 다시 학원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심정도 조금은 이해되지만, 그중 한 명이 되고 싶지 않았어. 그동안 즐겁게 배웠던 춤이었고 좋아하는 학원이 었는데 당연히 어려운 춤을 ‘어렵다'라는 이유로 내일부터 안 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웠거든.

쉴 것이 아니라, 어렵다고만 느끼게 된 감정과 생각이 변하게 된 과정을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어.


돌아보니까 즐길 때는 재미있었고, 잘하려고 할 때는 어려워졌던 거야. 당연해. 그렇다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배움에 있어 실력은 나아져야 하고, 어제의 나보다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재미 없어지니까. 무엇을 배우던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꺼지지 않아야 지속할 수 있는 거잖아.


나의 경우 슬럼프가 왔던 이유, 즉 나의 문제점은 ‘빨리’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앞섰던 거였어. 거쳐야 할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만 바라니까, 잘 될 리가.


돌아보니 '여기서 그만둠'이 아닌 '나아지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더라.


먼저 학원에서 배울 때 ‘어렵다, 쉽다’ 그런 판단은 아예 하지 않기로 했어. ‘어렵다’는 필터를 한번 씌움으로써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았거든. 그냥 배운다. 몸을 움직인다. 는 마음으로 하기로 했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동작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못할 것도 없을 거라고 다독였지.


두번째로 어렵다고 느낀 이유 중 하나가 내게 빠른 진도였어. 근데 너도 알잖아, 다양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수업을 듣다 보니 내 수준에 맞춰서 알려달라고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 학원에서의 진도는 선생님이 하시는 대로 받아들여야 하더라. 내가 못하는 부분 역시, 못하는 대로 지나가기로 가야 마음이 편해지더라. 소화할 능력이 되지 않는 동작은 보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것! 마음이 상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금 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이자고 생각하니까 할만해졌어.

동작은 한 곡 안에서도 반복되고 응용되고, 계속 하다보면 다른 곡에서 다시 연습할 기회가 와.


그리고 한 달 동안 배운 것 중 곡 하나는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영상을 보고 따로 연습해서 마스터해보는 과정을 꼭 갖기로 다짐했어. 사실 이것도 어려워서 학원에 다닌지 1년이 다 돼서야 가능했지만 말이야.

한 달이 넘게 걸리더라도 한 곡의 안무를 외우고, 내 것으로 소화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그다음 단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렇게 왕왕초보였던 내가 댄스 입문한지 3개월 째의 첫 위기, 포기 직전의 고비를 간신히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그 후로 3개월 뒤, 나는 또 배움의 어려움에 부딪혀 그만두고 싶다고, 쉬고 싶다고 또 징징거렸어. 그렇지만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다른 방법으로 해보겠다고 선택했던 그때의 내가 기특하네.


무슨 일이든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워서, 멈춤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새로운 방법과 생각이 필요할 때도 있음을 잊지 말자.


그리고 가장 최근의 슬럼프를 간신히 넘기고 학원에 갔을 때, 10년 가까이해오신 회원님이 내게 이렇게 이야기해주시더라.



하다 보면 한 번씩 권태기가 와.
초반에는 조금 더 자주 오는데, 익숙해져도 한 번씩 오더라.
다들 그렇게 넘어가면서 10년 넘게 하신 거야. 나도 그랬어.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싶어서 위로도 되고 힘이 나서 참 고마웠어.


벌써 권태기? 뭐했다고 또 슬럼프? 싶을 만큼 '나는 춤은 안 되나 보다싶어서 다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우리 이번 한 번만 또 잘 넘겨보자.


사람 마음 참 알 수 없는 게, 지난주에는 배우기 어려워서 하기 싫다고 수업도 빠지고, 진짜 쉴 거라고 다짐했는데, 그 순간을 넘기고 나니 지금은 또 춤이 너무 재미있다. 감정은 이렇게 쉽게 변하네.


잔잔한 마음의 파도를 피하지 않고 타고 넘어가다 보면, 내 삶에 춤에 있어서 즐겁다고 웃는 날이 오나봐. 한 곡에서 내게 유난히 어려운 동작도 지나가 듯 감정도 지나가더라.


힘내자!


-오늘도 즐겁게! 춤을 사랑하는 왕초보 카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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