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울이 제일 무서웠어!

by 마인드카소

안녕, 댄스 메이트야.

거울 속 춤추는 네 모습 보는 거 어때?


작년 봄, 우연히 동네 댄스 학원에 다니기 시작해서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니 웃음도 나고 뿌듯함도 느껴져.


춤을 처음 배우는데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안 되더라. 물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머리는 오른쪽 팔을 뻗는 건데 몸은 왼쪽으로 움직여. 아니 대체 왜? 이걸 매일 겪다 보니, 몸은 나를 품고 있는 겉모습이지만, 또 다른 인격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못한다고 구박하면 더 못하고, 생각한 쪽으로 손을 뻗는 데에 성공하면 '오구오구 내 몸님, 그 어려운 걸 해냈어요? 잘했어~ 잘했어~ 너무 잘했어요.'라고 칭찬해 줘야 기억했다가 또 해내는 거 같아서.


처음 3개월은 하루빨리 잘하고 싶었다. 어서어서 내 몸에서 멋짐이 흘러나왔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가득했지. 춤을 잘 출 수만 있다면! 전문 댄서든 선생님이든, 누구든 돈 한 뭉텅이라도 안겨 줄 의향까지 있었어. '내 몸동작, 춤 어떻게 좀 해줘 봐요!! 멋지게 좀 만들어주세요!'라고 외치면서. 개인 레슨을 받아 보고, 전문 댄스학원도 알아봤어.


애정 하는 곳 동네 댄스학원. 청소를 마치고!


그러나 현실의 나는 저 큰 거울을 참 무서워했다. 정확히는 거울에 비친 춤 추는 나를 보기가 너무 어려웠어.

누추한 동작을 취하며 헤매고 있는 나를 스스로 보는 것은... 꽤나 마음이 상하는 일이었거든. 화가 나기도 했지. 선생님이 내 옆을 지나가기라도 하면 더 부끄러워졌어. 사라지고 싶은 마음은 나를 더욱 긴장시켰고, 그 모습이 또 싫어서 늘 앞의 회원님 뒤에 숨어서 춤을 배웠어.


의욕과 욕심이 불탔다가 현실에 좌절했다가, 순간-순간 재미와 뿌듯함을 느꼈다가를 반복하다가 배운 지 3개월쯤 됐을 때, 댄스고 뭐고 집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때 울었다. 그저 동네 작은 학원에서 배우는 취미 정도의 춤인데, 그만둔다고 눈물까지 나냐고 남편이 물었어. 그러게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생각과 마음이 일치하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아.


머리 : 너무 못해서 안 되겠어. 그만 두 자.

마음 : 아니야, 그래도 더 하고 싶어.

머리 : 노노노, 못 봐주겠어. 괴롭다. 때려치워!

마음 : 시러어~~~ (눈물)


반나절을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톡으로 말씀드리니 '춤을 잘 추려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지금 포기하면 댄스는 다시 못할 거 같은데'라고 하시더라. 그때 내 마음이 '그건 시러어~ 다시 못할 거 같은 건 싫어~' 강력하게 외치더라. 그래서 학원에 다시 갔지.


대신, 마음가짐을 완전히 바꿔서.


그냥 하자...

지금 내 모습 받아들이자.

누추하면 누추한 대로,


시간이 되면 연습하고, 시간이 없어서 연습을 못 했으면 그 상태를 받아들이고, 또 배우자고... 매일 시간을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춤을 통해서 확실하게 뼈에 새겨진 진리는 이거야.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반복과 연습'이라는 것.


춤을 배우면서 가장 많이 연습을 한 곡은 작년 여름에 배운 전소미의 덤덤이었어. 처음 봤을 때 안무가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 이상하게 끌리더라. 학원 여름 방학도 있었고, 쉬는 날도 있어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었어. 선생님의 동영상을 10초 단위로 동작 키네 마스터로 하나하나 자르고 느린 배속으로 여러 개 만들고, 팔, 다리, 오른쪽, 왼쪽 위치를 확인하며 내 기준에서 연습 많이 했다.


연습은 거울에 비친 나를 볼 수밖에 없게 하더라. 그때 거울 속 춤추는 나를 보는 것이 조금 익숙해졌어.


그 뒤로 바빠져서 연습이 느슨해지는 날이 많아졌지만, 되는대로 흘러갔어.


여전히 많이 헤매지만, 이제야 거울로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수준이 된 거야. 내가 나를 본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어려운 일인지 6개월이 걸렸네.


며칠 전에는 수업 끝나고 선생님이 내게 춤을 잘 춘다고 하셨어. '네? 제가요?'라고 답했는데, 오래오래 선생님의 칭찬이 떠오르더라.


객관적으로 잘 춘다는 것이 아니라 처음의 나와 비교했을 때 잘한다는 의미일 텐데, 선생님의 칭찬 덕분에 뿌듯한 마음이 들더라구. 3개월 때 포기하지 않은 나를 떠올리니 만감이 교차했지.


여전히 머리는 집어치우고 싶다고 할 때가 있지만, 마음은 계속하자고 해. 어렵고 재미있는 춤의 매력 때문이겠지?


내게 춤은 많은 자기 계발서에 담긴 좋은 이론의 실전 편 같아.

더 잘하고 싶고, 즐기면서 계속하고 싶어.

선생님과 춤과 음악이 좋아서, 나는 춤을 잘 출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나에게 계속 주문해.


마주하기 힘들 만큼 무서웠던 거울이었지만, 이제는 알아. 거울을 보며 하는 연습과 반복 만이 춤 실력을 나아지게 하는 비결임을!


거울 너무 무서워하지 마. 용기를 내서 마주해봐.

거울에 비친 노력하는 너를 귀엽게 봐주고 격려해줘.

잘하고 있다고.


정말 너랑 나는 잘해나가고 있으니까.

나는 춤추는 너가 좋다.



-오늘도 즐겁게! 춤을 사랑하는 왕초보 카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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