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몰라서, 혹은 알고도, 잘못이나 실수를 저지른다. 때로는 성공의 달콤함에 속아서 정신을 놓기도 한다. 그리고는 큰 아픔이 오고 나서야 뒤돌아보아 후회를 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후회의 싹을 품고 사는 것이다. 다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싹이 큰 후회로 성장해서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싹' 수준에서 머무르고 만다.
1. 후회가 가지는 생존가치
인간은 왜 후회를 하도록 만들어졌을까? 그것은 후회라는 것은 나름대로의 가치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후회라는 것은 과거의 일, 특히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을 포함한다. 즉,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에 기초해 새롭고 건강한 대안을 실행하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반성과 그에 따른 개선과 발전을 통해서 인간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게 된다.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신체적인 문제가 생겨 고통을 겪고 큰 수술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되면, 그동안 몸 관리를 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하여 후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후회는 잘 치료가 이루어진 후 적극적인 몸 관리에 힘쓰게 하는 기능을 한다.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과거의 낭비와 헛된 소비에 대해 뼈아픈 후회를 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검소하고 저축하는 습관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순간적이고 일시적인 감정에 이끌려 알고 보면 소중하고 좋은 사람(예를 들어, 애인이나 배우자, 혹은 친구 등)과 결별했던 사람은 왜 그렇게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했을지에 대해 후회를 한다. 이런 후회가 반복될수록 사람에 대한 보다 성숙한 관점과 관계 스킬을 학습하고 개발하게 된다.
이처럼 후회란 기본적으로 자신의 행동과 그 과정에서의 오류에 대해서 반성함으로써, 향후 성장과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그래서 인간은 후회를 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런 고통은 변화해야겠다는 필요성이나 절박함을 주는 계기가 된다. 단, 이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과 판단에 기초한 합리적인 접근을 할 때의 이야기이다. 때로는 후회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2. 과도한 후회는 더 많은 후회할 일을 만들어 낸다.
일단 후회가 심해지면 심리적으로는 부정적인 정서가 급격히 증가한다. 심한 자책과 그로 인한 우울감, 그리고 잘못된 판단과 그 결과로 인한 현실적 문제나 어려움으로 인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부정적인) 심리적 경험은 자신이나 환경에 대해 더욱 강하게 부정적으로 평가를 하게 만들며, 그 결과 부정적인 정서가 더욱 심화된다. 때로는 이와 같은 부정적 정서가 너무 심화되어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에너지가 고갈되거나 혹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 자체를 가로막아 궁극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태를 바로 "후회의 늪"에 빠져버렸다고 하는 것이다.
물론 후회는 고통스럽다. 그리고 이런 고통은 변화를 만드는 동기를 만들어 준다. 그런데 후회 및 그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너무 심화되어 소위 '후회의 늪'에 빠져 버리면 그 안에서 허우적대기만 할 뿐 '후회가 가지는 생존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후회 자체도 고통스러운 과정으로 심리적인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데, '후회의 늪'에 빠져 버리면 더 큰 부정적 감정들에 빠져들게 되고 그나마 남은 심리적 에너지마저도 고갈된다. 게다가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혀 건강한 대안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에너지도 남지 않아 버리게 된다. 혹은 고통스럽거나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힌 상태에서 나온 잘못된 실행으로 인하여 더욱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일을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런 실수에 대해서 적절한 수준으로 후회하고 반성함으로써 다시금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친 자책과 '후회의 늪'에 빠져버리게 되는 경우, 일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문제가 생기거나 잘못될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 사로잡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균형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은 멀어지게 되며, 업무를 보는 내내 스트레스가 급격히 증가하여 전전긍긍하며 일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어찌 좋은 대안과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는가? 결국 업무의 품질이 저하되며, 업무 수행의 결과도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3. 후회를 줄이기 위한 3가지 방법
이런 '후회의 늪'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무엇인가? '후회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대신에 좀 더 건강하고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가장 첫 번째는 '후회할 일을 최대한 줄이기'이다. 우선은 후회할 일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런데 과연 후회를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물론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후회를 하도록 만드는 전형적인 행동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은 '남의 의견이나 조언을 듣지 않음'이다. 오직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만 기초해서 행동하는 경우 후회의 싹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선택적 지각과 수용'이다. 남의 의견이나 조언을 열심히 구하되,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분명히 후회할 일이 생긴다. 나중에 후회가 밀려들 때가 되면 이 두 가지를 충분히 하지 않은데 대한 후회가 반드시 밀려온다.
두 번째는 '반성과 반추는 짧고 굵게!'이다. 우리가 공부를 할 때에 조용한 도서관에서 집중할 때 학습효과가 가장 높은 것처럼 후회도 집중해서 진지하게 할 필요가 있다. 너무 오래 후회한다고 좋은 대안이 나오는 것이 아니며, 심리적인 고통이나 부정적 감정만 커진다. 그리고 지나치게 심한 심리적 고통과 부정적 감정은 결국 '후회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후회의 궁극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반성하고 고민하는 정도가 제일 좋다.
세 번째는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다. 후회 그 자체가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과오에 대한 후회를 기반으로 하여 이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단순히 과거의 잘못에 매몰되어 부정적인 감정에 허우적대지 말고,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거나 '어떻게 문제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 한두 번 시험을 망칠 수 있다. 시험을 망친 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반복해서 자책하고 스스로를 비난해봐야 다음 시험도 망칠 뿐이다. 어느 순간이 되면 훌훌 털고 지난 시험을 망쳤던 이유들을 반복하지 않도록 유의하여 다음 시험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후회의 싹을 품고 산다!'라는 제목이 떠올랐을 때, 왠지 가슴 한편이 아리고 울컥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나 스스로도 후회할 일을 많이 했으며, 그 과정에서 마음이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지나간 일을..! 지나간 과거에 매몰되어 심리적 고통과 어려움에 계속해서 시달리기보다는 이를 기반으로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그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인간은 후회의 '싹'을 품고 산다. 하지만 이 '싹'은 나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엄청나게 큰 나무처럼 커지기도 하며, 있는 듯 없는 듯 그 존재 자체도 인식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문제는 그 후회의 '싹'이 지금 커지고 있는지 아니면 잘 관리되고 통제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지금은 모른다는 점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데, 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거나 수용한다면, 혹은 내 생각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조망해보면 금방 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앞으로는 후회할 일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즉, 후회의 싹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제반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래에 있음을 잊지 말라. 후회를 하는 것도, 후회할 일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그리고 후회를 하면서 반성하는 것도 결국은 미래에 '후회할 일 자체를 줄이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그것이 바로 당신 스스로의 마음과 노력을 보호하고 만족하게 하는 가장 큰 원천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