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심리톡톡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박사 레오 Nov 29. 2019

사내정치, 부추기는 진영논리!

심리만만 18화. 사내정치의 속성과 관리

Photo by Bodie Pyndus on Unsplash



사내 정치?! 말만 들어도 갑자기 긴장되기도 하며 피곤하게 느껴지며, 이 단어에서 파생되는 신경전의 느낌에 벌써 지치기도 한다. 이렇듯 사내 정치라는 단어 자체는 그리 좋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는 아닌 것 같다. 왠지 실력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승진과 성공을 하고자 하는 무리를 지칭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진영 논리?! 이 단어는 사내 정치보다도 더 안 좋은 느낌이다. 특히 정치권에서 진영(?)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서 더 불편감을 유발하는 용어가 된 것 같다. 일단 편을 가른 후, 자기들 편에서 만의 논리나 주장에 집중하며, 다른 사람들(진영)의 논리나 입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 대립적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과연 이와 같은 사내정치, 진영논리라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과연 일반적인 인식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보아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 나름대로의 가치와 의미가 있는 것인가?



1. "Grouping"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다.


원래 동물로서의 인간은 매우 약한 동물이다. 상당수의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나 태어나서 한동안의 타인(주로 부모!)의 절대적인 돌봄이 필요하며, 이런 돌봄이 없이 생존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날카로운 이빨이나 민첩하고 빠른 공격력 등 생존과 자기 보호에 필요한 수단도 그리 많지 않은 유약한 동물군에 해당한다.


그런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고 이끌어 나가는 힘은 '지능'과 '군집력'이다. 지능을 기반으로 하여 주어진 환경에 단순히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요소들을 도구화하여 생존력을 높이고 그 영향력을 점차로 확대하는 능력을 보유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은 혼자서 이루기는 힘들거나 한계가 있으며, 군집 생활과 그 안에서의 협력적 관계 속에서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우아하게 표현하면 '집단 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적 요소 중 하나가 바로 'Grouping'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협력적 창의력과 문제 해결을 통한 발전을 해 온 것이 인간의 역시이다. 이런 과점에서 보면, "진영"이라는 것은 결국 Grouping의 한 종류이고, 이에 기반한 "논리"라는 것은 자신이 속한 Group의 지성의 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다양한 그룹의 "집단 지성"이 회사라는 조직 상황 속에서 발현되는 역동적 관계가 "사내 정치"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2. 소속감과 안정감


인간은 기본적으로 어디엔가는 소속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으며,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이론이 바로 "Maslow의 욕구위계론"이다. 즉, 인간은 생존에 필수적인 하위 욕구에서부터, 성장과 발전을 위한 상위 욕구에 이르는 일련의 욕구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 욕구의 위계는 '생리적 욕구' - '안전의 욕구' - '사회적 욕구' - '존중에 대한 욕구' - '자아실현의 욕구' 등이다(매슬로우의 욕구위계론은 워낙 유명한 이론이므로 제사한 설명은 하지 않습니다. 검색 한 번만 돌려도 훌륭하신 분들이 기술해 놓으신 좋은 설명들이 넘쳐납니다^^).


이와 같은 욕구들 중 기본적인 욕구들은 "Group"을 형성하면 즉각적으로 해결되거나 혹은 해결하기가 매우 용이하다. 어느 집단이나 집단이 구성되면 가장 먼저 해결하려고 고려하는 것이 바로 생리적 욕구이다(실제 행사 준비자들이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이 바로 '화장실'과 '식사', 그리고 '잠자리'이다!). 또한 일상적 상황에서는 거의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안전에 대한 욕구도 기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욕구이다(최근 홍콩으로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 바로 '안전'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욕구가 기본적으로 해결된 후에는 그 안에서 사회적 관계와 교류들을 형성하며, 소속감과 안정감을 경험하게 된다. 여기까지의 욕구들이 기본적으로 해결이 되어야 그 다음에 무슨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변화가 일어나거나 말거나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조직이라는 상황, 즉 '사내'에 속해있는 구성원들은 대체로 기본적 욕구들이 만족되는 상황에 있게 된다. 그래서 그것을 넘어서는 욕구들이 중요한 이슈가 되며,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의 대립과 갈등이 바로 '사내 정치'가 된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살기 힘든 서민들(기본 욕구들이 만족되지 않거나 혹은 그와 관련된 불안감 들을 경험하고 있는)은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서 이념 다툼이나 진영논리에 기반한 대립과 다툼에 몰두하는 정치인들을 비난하고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3. 이기적인 인간, 더 이기적인 집단


한 개인을 놓고 보았을 때 그렇게 나쁘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문제가 있는 경우라도 가만히 그 인생 역정과 살아온 과정을 듣다 보면 안쓰러운 마음의 공감과 더불어 '이 사람도 어쩔 수 없었겠구나!'라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일대일로 만나서 대화와 교류를 하다 보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집단이 되어 버리면 이는 쉽지 않은 과정이 된다. 집단이 되어버리면 개개인의 사정을 고려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한두 가지 의사결정에 따라 집단 구성원 전체의 이익과 손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커진다. 또한 다양한 집단 구성원들의 요구를 다 맞출 수는 없으나 최대한의 만족과 이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더욱 이기적인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대표라고 칭하는 국회의원들이 진정으로 "국민전체"를 위해서 일하는 것 같던가? 명분은 항상 '국민을 위해!'라고 말하지만 결국에는 자기가 속한 이익단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일 뿐이다!


특히 이와 같은 집단 및 그 구성원들을 위한 활동이 일어나는 배경이 '이익'이나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이차적 관계요 집단인 회사 내에서 이루어진다면 더욱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행동의 목표와 방향은 오직 '구성원의 (경제적) 이익'을 최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돈' 벌려고 모인 Group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구성원들(충분히 구성원의 이익이나 만족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대기업 노조들의 요구(기본 욕구들이 이미 만족되어 있는 상황에서 더 상위 요구나 더 높은 수준의 경제적 이익을 만족하고자 하는 일련의 활동들)를 이해하기 어려우며 이기적이고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 Multi-Grouping으로 해결하라.


즉, 집단을 이루는 것도 인간의 본성이요, 집단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인간 행동인 것이다. 그럼 진영 논리에 기반한 사내 정치를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생각하고 놔두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럼 그와 관련된 문제들이나 폐해들에 대해서는 어찌할 것인가?


실제로 인간의 본성에 해당하는 것들을 거스르는 해결책은 현실성이 없다. 개개인에 대해서 '배려'나 '이타심'을 자극하고 관련된 행동을 만들어내기는 쉬우나 집단을 대상으로 하여 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집단이 될수록, 그리고 집단이 커질수록 고차원적 요구보다는 기본적 욕구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구성원들의 기본적 요구가 충분히 만족된 집단이라면 좀 더 고차원적 요구를 자극하여 긍정적인 행동 목표와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돈 잘 버는 회사나 일류 기업들에게서는 단순히 자기 기업만이 아닌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그와 관련된 투자나 활동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은 Multi-Grouping이다. 즉, 진영을 나누는 기준 자체를 다양화하여 문제가 되거나 갈등이 되는 핵심적 진영 구분을 희박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화된 진영의 논리들이 복합적으로 적용됨으로써 다양성에 기반한 복합적이면서도 보다 합리적이고 정교한 논리를 보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경제부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먹고살만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개인적 요구들은 희생되는 집단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 문화가 정답인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루고 난 후에는 사회적 약자나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배려, 그리고 다수를 이루지 못하는 소수 집단들에 대한 균형적 만족을 고려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증가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처럼 사내에서는 주가 되는 진영구분(보통은 'OOO 라인')외의 다양한 구분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구분에는 직급이나 직무가 될 수도 있으며, 지역이나 성별일 수도 있다. 또한 사내 동호회 등을 활성화시킨다면 주요 구분법(A라인과 B라인으로 구분하기)을 섞어서 소통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집단 구분법(A라인 구성원과 B라인 구성원들이 섞여서 만든 '사회봉사 동아리'와 '독서모임 동아리' 등)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차원의 Multi-Grouping이 도입됨으로써, 갈등의 원인이 되기 쉬운 주요 축(OO라인 중심의 인맥 등)의 상대적 중요성을 약화시키면서 다른 Grouping을 통해서 소통하도록 만드는 기능을 할 수 있다.

 



원래 인간의 행동이란 것이 워낙 복잡하고 어렵다. 그리고 그 인간들이 모여서 만든 집단의 사고와 행동은 더욱 다루기 어렵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Magical Solution도 없다.


하지만 그래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고 싶다면 그 또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고 고려하여 찾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예전에 비하여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집단'보다는 '개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집단을 구성하는 기준도 '인맥'이나 '정치' 등 주관적이고 개인적 가치에 의존하는 기준들보다는 '능력'과 '실력' 등 합리적 기준이 더욱 중시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Multi-Grouping이 활성화되면 결국에는 다양한 집단으로부터 다양한 소속감과 안정감을 얻게 되며, 결국 한두 가지 주요 집단(사내 정치 집단 등)에 의존하거나 기대야만 하는 필요성도 줄어드는 것이다. 대신에 다양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서 행동을 할 수 있으며, 결국 다양한 옵션 중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개인이 선택하여 최대의 만족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양성"이며 "애자일"이다. 그래서 인간사 알고 보면 진짜 새로운 개념은 없는 것이다. 실제로는 필요했으며 있어야 했던 것들이 시대적 분위기와 사회적 요구에 따라서 '갑분튀'(갑자기 분위기에 안 맞게 튀어 나오는 것)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즉, 지금 그리고 현재 기준으로 보았을 때 충분히 필요하고 요구되는 것들인 것이며, 나올만한 상황이 되니 이런 개념들이 각광을 받는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갑분튀'(갑자기 분위기에 안 맞게 튀어나오는 것) 같이 보이지만 '분갑튀'(분위기에 맞게 갑자기 튀어나온 것)인 것이다!!


 


본 글과 관련된 방송은 다음에서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18



매거진의 이전글 단톡방 시대, 온라인 소통이 어려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