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만만 36화. 칭찬 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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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의 중요성을 지칭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칭찬은 고래마저도 춤추게 할 정도로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고래를 춤추게 할 정도로 칭찬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상대방을 칭찬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고래가 춤추는 것은 아니다. 고래가 춤을 추도록 할 정도의 칭찬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스킬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칭찬'을 심리학적으로 보면, '긍정적 강화 제공'이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고 하면, '(상대방이 원하는) 긍정적 강화를 제공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목표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강화(Reinforcement)라는 것은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상대방의 만족이나 즐거움을 높여주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배고픈 비둘기에는 '먹을 것'이 강화물이 되며, 인정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는 '능력에 대한 칭찬'이 강화가 된다.
예를 들면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만들고 싶은(부모가 원하는 목표 행동) 부모들은 아이가 공부를 하거나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오게 되면 아이가 원하는 선물(긍정적 강화)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자녀들은 학습이나 공부에 더욱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직장에서는 열심히 일하여 성과를 달성(회사나 리더가 원하는 목표 행동)하는 직원에 대해서 보너스나 포상(상대방이 원하는 긍정적 강화)을 제공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즉, 칭찬에는 보통 목적이 있다. 칭찬은 단순하게 '타인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기'가 아니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서 상대방을 이끌기 위해 시도하는 상당히 정교한 목적적 활동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칭찬을 많이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를 촉진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더욱이 공부를 하게 만들고 싶은 부모나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은 좀 더 목적이 분명하고 구체적이다.
이와 같은 목적이 분명할수록 좀 더 효과적으로 칭찬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목적이 분명해야 목적과 관련된 행동 중심으로 칭찬을 하는 것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는 크게 두 가지 요소들이 포함되는데, 1) '내가 원하는 방향'이 있으며, 2)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정교한 소통과 교류'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칭찬을 해야 가장 효과적인 칭찬이 이루어진다.
칭찬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하는 잘못은 '내 입장에서 내 생각에 칭찬이라고 생각하는 칭찬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칭찬'을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외모에 대한 칭찬'이다. 물론 처음 본 사람에 대해서는 외모밖에 논할 것이 없으니 외모에 대한 칭찬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외모에 대한 칭찬에 대해서 상대방은 '외모에 대한 평가'로 느낄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가 나의 외모에 대하여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 따라서는 성희롱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서로 간의 입장 차가 매우 다른 경우에 흔히 발생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부모와 자녀, 혹은 상사와 부하이다. 부모는 원하는 성적을 받아온 자녀에게 부모는 아이에게 칭찬과 함께 보상을 제공한다. 그런데 그 보상이 '위인전기'라면 과연 그 효과가 있을까? 물론 부모의 입장과 생각에서는 자녀가 위인전기를 읽고 훌륭한 사람이 되면 그것이 좋은 보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의 입장에서 '위인전기'와 같은 책은 오히려 '처벌'로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녀가 부모에게 원하는 것은 성적에 따른 인정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대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아와서 칭찬받을만한) 내 새끼~^^'가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알아서 그 목표를 달성해서 기특하고 어른스러운 내 새끼~~!'가 더 좋은 칭찬이다.
회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상사가 원하는 부하의 행동과 부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인정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 그래서 상사는 자신의 말을 잘 듣거나 지시대로 잘 이해한 직원의 행동에 대해서 칭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부하가 원하는 희망은 스스로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며, 이와 관련된 업무 능력에 대한 인정과 칭찬을 원한다. 그래서 '오케이~ 좋아! 지시한 대로 잘했어!'는 들어도 찝찝한 칭찬이 된다. 대신에 '흠.. 좋으네! 역시 김대리는 참 기획력이 좋은 것 같아! 다음번에도 잘 기획해서 작품 하나 만들어봐!'가 좋은 칭찬이 된다.
칭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원하는 칭찬을 하는 것, 바로 역지사지에 기반한 칭찬이다. 그리고 이를 더욱 빛나게 하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역으로 모호하고 일반적 수준의 칭찬은 크게 효과가 없다.
예를 들어, 팀 내에서 발생한 애매한 업무를 기꺼이 나서서 맡은 직원이 있다고 치자.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면서 작업을 완료하였고, 그다음 날 그 직원의 희생(?!)으로 인하여 팀 전체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 직원에 대해서 어떤 칭찬을 해줄 것인가? 리더십 교육 중 이 사례를 예로 들면 가장 나오는 칭찬은 '수고했어!'이다. 그게 끝이다!!ㅠㅠ 이래서 어떻게 팀 전체를 위해서 노력하고 늦은 시간까지 고생한 직원에게 감동을 주겠는가?!
이와 같은 모호하고 일반적이며 상투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칭찬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칭찬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그 동기에 대해서 언급하고, 앞으로 예상되는 구체적인 보상까지도 포함된다면 더욱 좋은 칭찬이 된다. 앞서 논의한 예에서는 '김대리, 고생 많았어ㅠㅠ!! 김대리가 우리 모두를 위해서 고생해주었네~(동기와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정말 수고했어! 다음에 김대리 어려운 일은 우리 모두 같이 도와줄게~!^^(미래에 발생한 긍정적 기대나 보상)' 정도로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더욱 뿌듯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칭찬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밀땅'을 할 필요가 있다. 너무 잦은 칭찬이나 습관적으로 칭찬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면 칭찬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되며 칭찬의 효과나 긍정적 파급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칭찬을 하는 것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칭찬받을 행동 수준에 따른 차별화된 칭찬 제공이 효과적이다.
만약 너무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칭찬을 남발하게 되면, 나중에 큰 일을 해냈을 때 그에 상응하는 칭찬을 하기 어려워진다. 자녀의 경우 매주마다 보는 쪽지시험에 대한 피드백과 칭찬은 간단하게 언급하거나 가볍게 칭찬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처럼 큰 시험에 대해서 피드백하고 칭찬할 스페이스가 생긴다. 또한 업무 상 관계의 경우 일상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가볍게 '고맙습니다!'나 '수고했네!' 등과 같은 가벼운 피드백으로도 충분하다. 과업의 난이도가 높았다던가, 오랜 시간에 걸쳐 고생하였던 일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칭찬을 제공하는 것이 합당하다.
한계효용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반복해서 경험하는 경우 그 만족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칭찬도 마찬가지이다. 너무 잦은 사용과 행동 수준에 대한 구분 없는 무차별적인 칭찬은 그 효과를 반감시키게 된다. 게다가 칭찬은 궁극적으로 목적이 있는 활동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그리고 가장 필요한 목적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아무리 좋은 약도 과용은 금물인 법이다. 그리고 용법에 맞추어 적시에 복용을 해야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칭찬도 마찬가지이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쓸 때 최적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칭찬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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