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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Feb 12. 2020

부모가 된다는 것

행복한 엄마, 그리고 행복한 아이.  부모의 책임과 역할

Photo by Ricardo Moura on Unsplash



모-회사에서 ‘좋은 부모 되기’라는 제목의 워크숍 중 있었던 일


옆 사람. ‘이 워크숍에 왜 참가하셨어요?’

어느 아빠. ‘좋은 부모는 고사하고, 부모가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아이를 임신하는 것은 둘째 치고, 아이를 무사히 낳는 것만도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게다가 낳았다고 해서 끝나나요? 아이가 혹시 요즘 그 흔하다는 ADHD라도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면 잘 적응할까 하는 걱정도 되고, 혹시라도 왕따라도 당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싶습니다. 게다가 중2병에 걸리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하죠? 이나저나 아이를 키우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요ㅠ’

옆 사람. ‘그렇죠ㅠ 어쩜 그리 저랑 똑같은 걱정을 하세요?!ㅠ 그런데 애가 몇 살이에요?’

어느 아빠. ‘저요? 아직 아이 없는데요?!’

옆 사람. ‘네? 그럼 임신은 하셨어요?’

어느 아빠. ‘아니요. 임신도 안 했어요!’

일동 모두. ‘허~~얼~~’



1. 책임의 무게


모-회사에서 ‘좋은 부모 되기’라는 제목으로 워크숍을 할 때였다. 7-8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앉아 수다 떨듯이 아이 키우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고민들을 털어놓고 있었다. 그때 늦게 도착한 한 남자분에게 옆 사람이 ‘어떻게 참가하셨어요?’라는 질문에 앞에 기술한 것과 같이 대답하였다. 


워크숍에 참가하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당황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분께 뭐라고 비난을 할 수는 없었다. 그 워크숍에 참가했던 모든 사람들이 다 공감하고 이해할만한 걱정이자 염려였으며, 본인들도 했던 걱정이자 지금도 하고 있는 걱정들이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참가하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책임의 무게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워크숍에 참가하였던 것이다. 그 어느 누가 그런 걱정과 염려에 사로잡힌 예비(?) 아빠를 탓할 수 있겠는가? 가만히 돌아보면 자신도 그런 걱정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많은 고민을 했었던 경험들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그런 걱정과 염려만 가득하다면, 아이를 가지는 것 자체가 힘들지도 모른다. 아이라는 것이 생각으로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니며,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의 결실로 만들어지는 선물인 것을! 아마도 그 생산적 활동(?!)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아직 임신도 안 한 부부는 아이 얘기만 나와도 행복하거나 설레는 마음보다는 걱정과 스트레스가 가득하지 않을까?!



2.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항상 부담스럽고 무거운 짐이다. 나 스스로를 챙기고 돌보는 것도 어려운 마당에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학생을 책임지는 교사는 학생들을 어떻게 잘 교육할지에 대해서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함으로 해결한다. 또한 한 조직의 리더들은 때로는 구성원들 때문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날 수도 있으나, 모두 같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그 책임의 기한이 없거나 아니면 나에게 아주 가까운 사람과 관련하여 그 부담이 부여된다면 더욱 무거운 짐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결혼하여 한 가정을 꾸리고 서로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은 더욱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다. 그래도 정 안 맞으면 이혼이라도 할 수 있어 도망이라도 갈 수 있는 것이 결혼이다. 


그런데 한 아이를 낳고 그 부모가 되어 자가 자식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된다는 것은 몇 십배, 몇 백배의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 마음의 짐과 부담감을 어찌 말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아이와 관련된 문제는 더욱더 부담스럽고 힘든 것이다. 아마도 이런 부담감은 겪어보고 느껴본 자들만이 그 마음을 진정으로 공감하고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3. 책임의 의미


그런데 왜 이렇게 부담스러운 마음의 짐을 감수해야 하는가? 안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안 하면 되고, 안 낳으면 된다!!! 그런데 책임이라는 것은 항상 부담스럽고 힘들기만 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그 사람을 돌보고 지원하여 육성하고 개발시킨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나 결과를 향유하고 즐긴다는 것도 포함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 과정을 견디어 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온데 대한 나의 보람과 만족이 있으며, 때로는 상대방의 감사와 인정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속 썩이고 말도 안 듣지만, 그래도 좋은 학교에 가고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졸업을 맞이하는 제자들을 보면서 선생님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 졸업식 날 선생님의 손을 잡고 눈물 흘리며 ‘감사합니다! 다 선생님 덕입니다!!’라고 감사의 말을 전할 때면 ‘바로 이 맛이지! 그래서 이런 감동에 선생님을 하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그동안의 노고와 어려움이 한꺼번에 날아가는 듯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는 ‘잘 책임졌을 때’ 돌아오는 결과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거꾸로 더욱 큰 골칫거리가 생기게 되거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기도 한다. 즉, “책임지는 것”에도 ‘잘 책임지는 것’과 ‘잘못 책임지는 것’이 있으며, 그래도 ‘잘 책임지는 것’을 위해서는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즉, 책임에는 그에 따르는 의무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세상에 부담 없이, 그리고 고통이나 노력 없이 얻게 되는 결과나 이득은 없다. 열심히 일을 하여 성공한 사람들도 알고 보면 그 과정 상의 스트레스나 업무 강도를 극복하고 이겨낸 것이다. 또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를 수도 없이 많은 눈물과 땀을 흘렸을 것이다. 


어느 정도 경력(?)이 되신 부모들에게 ‘당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내 자식(들)!’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만큼 자녀라는 것은 신이 준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선물이 그냥 오지는 않는다. 끝도, 기약도 없는 양육과 돌봄을 제공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과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의 문제를 잘 해결한다고 해도 또다시 다른 문제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무한) 책임감이 있다. 


당신은 ‘(무한)책임’이라는 부담에 초점을 둘 것인가, 아니면 그 과정을 극복하고 얻게 되는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과 즐거움을 선택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너무 환상적인 기대에만 초점을 두는 것도 문제이며, 책임감과 같은 부정적 측면에만 초점을 두는 것도 문제이다. 책임을 감수하고, 그 결과로 행복과 즐거움을 얻는 것, 그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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