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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r 14. 2019

테마 12.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해라.

노박사의 직장생활 클리닉. 직장인의 자기관리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오랜동안 노력했던 프로젝트가 좋은 결과로 끝났을 때에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의 동지애가 돈독해진다. 내가 작업했던 상품이 출시되거나, 내 옆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내 작품(?)과 관련된 얘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되면 남모를 뿌듯함과 자부심이 생긴다. 


하지만 어찌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겠는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데 따른 좌절감과 그로 인한 질책으로 우울감과 자책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한 큰 입찰을 앞두고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으며, 정당하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는 내적인 분노감을 경험하게 된다. 


즉 직장생활 중에는 여러 가지 감정을 겪게 되는데, 그중에는 긍정적 감정도 있으나 부정적인 감정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분노는 나의 마음에 가장 심한 상처를 주며, 장기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대표적 감정이다. 이를 잘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원래 분노를 해결하는 가장 시원한 방법은 맞짱이 최고이다. 받은 대로 갚아주는 것이 가장 좋다. 종로에서 뺨을 맞았다면 종로 한가운데에서 나를 때린 사람에게 두배로 복수해주는 것이 가장 시원하다. 


단, 맞짱을 떠서 상대방을 제압하였을 경우에는 그렇다. 만약에 어설프게 맞짱을 시도하게 되면 더 크게 다칠 수도 있다. 혹은 맞짱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나, 본인도 상당한 수준의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과연 종로에서 뺨을 맞았다고 종로에서 화풀이를 하는 것이 적절할까? 특히 이와 같은 분노 발생이 회사나 고객과의 관계에서 발생하였다면 어떠할까? 혹은 회사 내에서 리더나 혹은 다른 부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해 화가 날 만한 상황에 직면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진정한 맞짱이 가능할 것인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어쩌라는 말인가? 그냥 화나고 열 받는 것을 참으라는 것인가? 복수나 맞짱을 하지 못해 잃어버린 내 마음의 평화는 어떻게 되찾을 수 있는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흔히 겪게 되는 대표적인 부정적 감정인 소위 ‘열받음’이나 분노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1. 내 마음의 독소, 분노


분노는 대표적인 부정적인 감정으로 ‘자신의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나 혹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난 혹은 공격’을 받았다고 느낄 때 경험하는 감정이다. 


내가 원하던 승진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혹은 원하던 프로젝트가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화가 나게 된다. 또한 다른 사람이 나를 신체적 혹은 심리적으로 위협하거나 공격함으로써, 내적인 상처와 손상을 입었다고 느껴질 때도 분노를 경험하게 된다. 


분노는 다양한 문제들을 일으킨다. 


우선 강한 분노는 뚜렷한 신체적 반응을 야기한다. 심장박동수의 급격한 증가 및 동공확장, 혈당 상승 등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신체적 반응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더 큰 신체적 증상으로 발전되는 경우들도 흔하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화를 해결하지 못하고 계속 참기만 하게 되면, 청력이나 시력 상의 문제, 혹은 전반적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으로 확장되는 경우들이 많다. 


또한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발생한다. 내적인 심리적 불편감과 더불어,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고 일에 대한 효율성을 저하시킨다. 때로는 상사, 고객, 동료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 적대적인 태도나 신뢰 부족 등의 문제를 보임으로서 단순한 내적 감정 이상의 다양한 파생적 문제들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분노는 행동화 경향이 높은 감정으로서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많은 행동적 문제들도 동반된다. 소리를 지르거나 혹은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의 격한 분노표출 행동을 보이기 쉽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상대방이 다시금 나를 공격하게 만드는 2차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상사나 고객 등과의 관계에서는 비협조적인 행동이나 ‘티 나지 않게 반항하기’ 등과 같은 수동-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소위 ‘맞짱’이라고 하는 적극적인 공격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래저래 분노는 시작될 때부터 나 스스로에 대하여, 그리고 주변 상황이나 사람에 대해, 여러모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부정적 감정이다. 



2. 분노의 원인 : I’m OK!! But You’re not OK!!!!


그런데 동일한 상황을 겪었다고 해서 동일한 분노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고객과의 문제가 생기거나 혹은 상사와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어떤 사람은 분노를 경험하고 또 다른 사람은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고객이나 상사 탓을 하고 비난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자책을 하고 자기존중감에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즉, 우리의 내적 감정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상황 자체로부터 발생되는 것이 아니며, 이를 받아들이는 내적 사고와 해석에 더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분노는 기본적으로 내가 피해나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며,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를 ‘타인의 잘못’이라고 해석하거나 혹은 그 원인이 타인에게 있다고 받아들일 때 발생하는 감정이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나 상황이 내 뜻대로 돌아가지는 않는 경우 사람들은 좌절감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그 원인이 나의 능력 부족이나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될 때에는 분노를 경험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경험하게 된다. 


반면 상사가 나에 대해서 부당하게 평가했다고 지각하거나, 문제의 원인이 고객의 못된 성격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분노가 일어나는 것이다. “본인 입장에서는” 억울한 타인의 비난이나 공격, 내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자 하는 나쁜 의도를 가진 상사의 발언 등에서 분노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즉, 분노는 현재의 고통이 나 자신에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당당하나 타인이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 다른 표현으로 “I’m OK!, but You’re not OK!!”라고 해석될 때 느껴지는 감정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분노를 일으키는 생각들은 다음과 같다. ‘사람이 어쩌면 저럴 수 있어? 저건 아니지!!’, ‘내 상사는 왜 저렇게 행동하는 걸까? 리더가 그러면 되겠어?! 저건 리더의 자질이 없는 거야!!’, ‘정말 억울하네!!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 


이와 같은 생각들의 공통점은 나는 ‘OK’며, 상대방은 ‘not OK’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사람의 행동에 대한 평가 기준, 상사는 어떤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본인의 기대, 본인 입장에서의 상황 해석 등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즉 나는 맞는데 상대방은 잘못되었다고 지각하는 경우, 그리고 그런 상대방의 잘못으로 인해 현재의 문제나 나의 고통이 발생했다고 해석하는 경우 분노가 발생한다. 


서로의 생각이 틀릴 수 있고 각자 입장에서의 정답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상호 간에 비난만 하게 되며 아무도 이기는 사람 없이 모두가 분노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보통 서로 싸움을 하면서 각자 자기주장만을 하며 결국에는 서로 평행선만을 긋게 되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이다. 



3. 맞짱은 서로가 손해다! : 분노의 해결


분노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며, 만약 발생했다고 하면 빨리 해결하는 것이 차선이다. 


운전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충분한 방어운전이 최선이지만, 가끔씩 난폭운전을 하는 운전자로 인해서 화가 나기도 한다. 상대방 운전자로 불쾌해진 감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전을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나의 운전도 거칠어지고 짜증은 계속될 것이다. 참다못해 보복운전이라도 하게 되면 더 큰 싸움이나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이다. 화나 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화를 표현하거나 소위 ‘맞짱’을 하는 경우 문제가 더욱 커지게 된다. 분노를 경험하는 본인의 상태도 좋지 않지만, 분노를 표현하는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나의 분노 표현에 상처를 입은 상대방은 더 큰 공격으로 복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 분노에 노출되고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 이와 같은 분노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표현과 발산’이다. 

즉, 화나 분노를 말로 표현하거나 행동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단,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거나 발산하는 ‘맞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분노를 표현해도 괜찮은 상황에서 그 감정을 표현하고 발산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화난 감정을 말로 표현하거나 혹은 사람들이 듣지 않는 공간에서 소리를 지른다던가, 아니면 헬스클럽에서 평상시보다 좀 더 과격한 운동을 통하여 발산하는 방법이다. 이는 분노를 일으킨 원인 제공자와의 갈등을 최소화시키면서도, 급격하고 순간적인 강한 분노감을 정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 이와 같은 방법들이 모두 어렵다면 글로 쓰는 것도 유용하다. ‘글로 풀어내기’란 자신이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글로 기록해 보는 것으로써, 떠오르는 생각이나 기분 등을 워드프로세서나 메모장 등에 있는 속시원히, 생각나는 그대로 적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차적으로는 감정 발산의 효과를 얻음과 동시에, 부차적으로는 내 생각과 감정에 대한 정리 및 객관적 판단을 시작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생각 다루기’이다. 

즉 내 생각을 잘 조절함으로써 분노를 줄이거나 혹은 해결할 수 있다. 


생각을 다루는 첫 번째 팁은 ‘격하고 자극적인 생각 줄이기’이다. 


앞서 논의한 대로 분노는 내가 피해나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남들이 부정적인 의도로 나를 해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해석하여 분노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상사가 나의 행동에 대해서 지적할 때, ‘좀 좋게 말해주면 더 좋을 텐데’라고 생각할 때보다, ‘왜 나만 가지고 그래? 왜 나만 괴롭히는 거야 정말!’이라고 생각할 때 더욱 화가 나게 된다. 좌절 상황에서도 ‘있을 수도 있는 일이 발생했네!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이건 말도 안돼!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야!’라던가 혹은 ‘인간이 어쩜 저러냐!! 저건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이지!!’라고 생각하면 더욱 강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와 같은 감정에 치우친 격한 생각은 격한 감정반응을 일으키며, 이로 인해 나의 상처도 깊어지고 타인에 대해서도 더욱 격한 반응을 초래한다. 이로 인해 나의 분노와 상대방의 분노가 서로 상승 작용하는 악순환이 심화된다. 


생각을 다루는 두 번째 팁은 ‘생각 확대하지 않기’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깊게 생각하거나 확산적으로 생각하면 더욱 커지게 된다. 분노나 화도 깊이 생각할수록 더 커지는 법이다. 바로 ‘생각할수록 더 화가 나네!!’라는 표현이 이와 같은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생각을 확대하지 않음으로써 분노를 조절할 수 있다. 


생각을 확대하지 않는 방법은 “왜?”에 대해서 탐색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습관적으로 해석을 하게 된다. 그러나 감정이 격해져 있고 화가 많이 난 상황에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해석을 할 수 없다. 오히려 화를 더 부추기는 감정적인 판단이 들기 마련이다. 따라서 화가 났을 때 “왜 저러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 생각이 더 커지고 정교화되어 화나 분노지수만 올라간다. 


생각을 다루는 세 번째 팁은 일단 모든 생각을 잊고 “다른 일에 몰두하는 것”이다. 


화가 난 경우에는 우선 모든 생각이나 판단을 멈추는 것이 효과적이다(Stop 기법). 그리고 난 후, 가벼운 유튜브 동영상이나 유머 사이트, 혹은 짧은 드라마 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생각이 필요 이상으로 깊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주의분산법). 


부부 싸움의 경우에도 감정이 격화되면 처음에 왜 싸우기 시작했는지는 생각도 안 날 정도로 격한 감정의 대립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다. 부부 싸움이 격해질 때 5분 정도의 타임아웃(즉 싸움을 중단하고 5분 정도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원점에서 싸움을 시작하기)을 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분노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아주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이다.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특히 직장에서와 같이 다양한 일들과 갈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흔히 경험할 뿐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감정이 바로 분노이다. 


그러나 분노가 워낙 부정적인 감정일 뿐 아니라 다루기 불편한 감정이기 때문에 우리가 피하려고 하거나 혹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이로 인해 분노를 다루는데 더욱 미숙하게 되며, 화를 경험할 때에 더욱 당황하게 되거나 혹은 부적절한 방법으로 표출하게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가 다치지 않는 것이다. 나 스스로가 다치지 않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분노를 해결하는 것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종로에서 뺨을 맞았다고 종로에서 맞짱을 하는 경우, 결과에 상관없이 당신은 더욱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종로에서 나를 때린 놈은 똑같이 누군가의 뺨을 때리다가 크게 얻어터지고 정신 차리게 될 것이다. 굳이 내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다. 


거친 운전을 해서 나를 짜증 나게 하는 사람에 대해서 보복운전으로 복수를 하다가는 더 큰 싸움이나 사고를 내게 된다. 그딴 식으로 운전을 하다가 언젠가는 조폭들이 운전하는 차에 잘못 들이댔다가 죽도록 얻어맞거나 알아서 사고를 당할 것이다. 굳이 내가 손쓸 필요 없다. 


이것이 당신 스스로가 안 다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자기관리 마지막에 분노 관리와 관련된 꼭지가 있는 것이다. 당신 스스로가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당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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