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만만 43화. 과잉 사고 및 확장적 사고 다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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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아.. 뭐 먹지.. 정말 고민되네..ㅠ'
점심시간 회사들이 모여있는 식당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어찌 보면 별 거 아닌 식사 한 끼에 한참을 메뉴를 들여다보면서 이것을 먹을까, 저것을 먹을까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어떤 메뉴를 선택해서 먹을까?'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 이면의 심리적 기제는 '완벽한 만족을 위한 완벽한 선택'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비록 밥 한 끼라고 치부할 수도 있으나 어찌 되었건 돈을 내고 식사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왕 하는 식사인 것을 가장 만족스럽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부서 회식이 있는 날, 회사의 상사가 나름대로 배려랍시고 '우리 부서 막내가 누구지? 그럼 막내인 OO님이 좋아하는 식당으로 가지! 어디로 갈래요?' 막내가 원하는 곳으로 갑시다!^^'라고 말하는 날이면 막내 사원의 머릿속은 터져버릴 듯이 복잡해진다. '부서장님은 무엇을 좋아하지? 아.. 안 드시는 것도 있는데.. 그럼 여기로 가면 되겠네! 아 그거는 김선배가 좋아하지 않는 곳인데.. 어쩌지ㅠㅠ' 등 자신 개인의 만족이 아닌 상사들을 포함한 부서 전체의 만족을 추구하고자 하면 머리가 터져나갈 지경이 된다.
만약 '나한테 결정을 위임했잖아?! 그럼 뭐 그냥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면 되지 뭐!'라고 간단히 생각하면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개인의 만족 및 부서 전체의 완벽한 만족(?!)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이처럼 괴로운 일이 없을 것이다. 이처럼 메뉴 선택 과정에서 '완벽한 만족'이나 '최대의 만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메뉴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끔 '메뉴 선택을 고민하는 나'의 문제를 '내 인생의 주인공?'까지 연결시키는 경우들이 있다. 이와 같이 사소한 사건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확대 해석하여 자신의 근본적인 특성과 연결시켜 해석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나나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 그 의미를 해석하고 '왜' 그런지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접근은 유용한 경우들도 있다. 예를 들어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 학생이나 혹은 유능해 보이는데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왜?'라는 질문이 유용하다. 이를 통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그 개선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가만히 생각해보면 연관성이 없는 문제와 나의 근본적인 특성을 연계시키는 경우들도 있다. 이와 같은 경우들을 '과잉 의미부여' 혹은 '과잉 확대해석'이라고 한다. 즉 특별한 연관성이 없는 경우임에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의미 부여하거나 확대 해석하여 그 의미를 연결시키는 잘못된 연상 과정이다.
옆자리의 동료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을 보면서 '날 왜 쳐다보지?' - '날 좋아하나?' - '그럼 당당하게 말을 하지!' - '그런데 나한테 당당하게 말도 못 하는 자신감 없는 사람과 내가 사귈 필요가 있을까?' - '그런 사람은 나도 싫어!'라고 혼자 연쇄적으로 생각이 이어지면, 결국 엉뚱하게 'OO님! 저는요 OO님 같은 사람은 싫어해요~ 딴 데 가서 알아보세요! 흥!!'이라고 말해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식당에서 메뉴를 쉽게 선택하지 못함'을 '내 인생을 내가 제대로 선택하여 행동하지 못함'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정적인 과잉 사고'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와 같은 예시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연인이나 부부간에 사소한 타툼이 다소 심한 감정싸움이 된 후 '우리 관계는 믿음과 신뢰가 없어! 이제 우리는 끝난 거야!'라고 절망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또한 한 번의 시험을 잘 못 보았다던가 이번에 수행했던 프로젝트에서 실패를 했다고 하여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한 것이지? 내가 과연 가치 있는 사람일까?'라고 절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긍정적인 과잉 사고이건 부정적인 과잉 사고이건 "과잉"을 해서 얻을 수 얻는 이익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우리는 습관적으로 이와 같은 과잉 사고를 하는 경우들이 있다. 특히 업무 상 꼼꼼하고 정교한 업무 처리가 중요한 사람이나 성격적으로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물론 과잉 사고가 업무적으로나 개인적 생활 상에서 적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만사에 과잉 사고가 퍼져있다면 이는 필요 이상으로 나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지치게 만든다.
이에 대처하는 첫 번째 방법은 ;선택적으로,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 과잉 사고를 하라!'는 것이다. 업무 상으로 꼭 필요하거나 혹은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야만 하는 문제들에서만 과잉 사고를 하라. 그렇게 중요하지 않거나 사소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쉽게 지나치거나 단순하게 결론 내리고 말라. 메뉴 정도 못 고르는 걸 가지고 내 인생의 주인공까지 연계하여 논의하지는 말라! 그것이 나의 심리적 에너지를 아끼고 불필요한 부정적 자극에 압도되지 않는 비결이다.
두 번째는 '균형적으로 사고를 하라!'이다. '과잉' 사고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너무 한쪽 방향으로 치우친 생각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긍정 편향된 사고도 문제이며 지나치게 부정 편향된 사고도 문제이다. 만약 나의 생각이 지나치게 긍정 편향된 사고인 경우에는 그에 맞는 긍정 편향 사고를 통해서 균형을 맞추라. 앞서 말한 듯이 메뉴를 가지고 고민을 하는 당신은 어떤 일이든 사소한 일에서도 최선의 결과와 최대의 만족을 추구하고자 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일상에서의 다른 일에서도 그렇게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다!
세 번째는 '장기적 관점에서 사고하라!'이다. 메뉴 선택 과정에서 A를 먹을까, B를 먹을까를 가지고 그렇게 고민이 된다면 장기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하면 된다. 예를 들어 '그래, 결심했어! 오늘은 A를 먹고 다음 주에는 B를 먹는 거야!'라고 결정하고 넘기라. 마치 오늘이 마지막 식사인 양 절박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당신 인생에도 끝도 없이 많은 식사 시간이 남아있다. 다양한 메뉴를 골고루 먹어보면서 최적의 메뉴를 경험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완벽주의이다.
만약 당신이 정말 점심시간에 메뉴 고르는데에도 한참 고민이 되고, 메뉴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것 중 하나는 '최근 스트레스가 증가하였는가?'에 대한 검토이다. 왜냐하면 평상 시에는 건강한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인하여 꼼꼼하고 정교한 일처리 수준에 머무르던 나의 특성이 사소한 의사결정으로 확산되기 쉽다. 동시에 나타나는 문제들이 의사결정한 것에 대한 자신감 부족과 부정편향된 의미 확대이다.
즉,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을까?'라고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을 '선택장애'라고 정의하고, 이를 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닌 것'까지 확대하여 생각하는 것의 근본적인 원인이 요즘 심리적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임을 한번 확인해보라. 요즘처럼 만성적인 불안감과 긴장감이 퍼져 있는 상태에서는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다.
만약 이처럼 기저의 내적 심리적 상태가 불안정하고 스트레스가 증가하여서 이와 같은 생각패턴이 심화된 것이라면 그것은 스트레스를 해결하거나 휴식과 쉼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라! 그만큼 우리는 항상 지치고 힘들 수 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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