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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27. 2020

언택트 외전[外傳]. 화상면접, 괜찮을까? : 면접관편

Photo by nikohoshi on Unsplash



* 글의 내용 상 글 쓰는 이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미리 드립니다. 

글쓴이는 임상심리학 박사/임상심리 전문가로서, 10여 년의 임상 경험을 거친 후 기업 장면에서 면접, 심리검사(역량검사 포함), 평가센터 등을 통한 평가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 KT, SKT,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에서 채용과정 설계 및 면접 평가를 수행해 왔습니다. 


* 본 글은 화상면접의 타당성에 대해 과학적 방법에 근거한 검증을 거친 내용은 아닙니다. 

면접 전문가로서의 직관과 개인적 견해에 근거한 것임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1. 좋은 면접을 위한 조건


좋은 면접이란 '면접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업무 관련 능력들을 효과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면접 과정이나 내용을 통해 미래의 업무 수행 능력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은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미래의 업무 수행과 유사한 과거 경험을 탐색하여 검증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미래의 업무 상황과 가장 유사한 평가 과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대응을 관찰하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 중에서도 미래의 업무 상황과 가장 유사했던 상황의 예는 인턴이나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보다는 좀 더 오랜 기간 혹은 유의미한 활동이나 기여가 있었던) 아르바이트 경험 등이다. 

대부분의 신입 지원자들의 경우 경험할 수 있는 미래 업무 상황과의 유사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행동이나 이슈에 대해서 집중적인 평가를 하는 경우 우리 조직에서의 미래 수행에 대해서 좀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지원자 수준에서 이해 가능하며 평가 역량들이 잘 드러나도록 고안된) 미래의 업무 환경이나 조건과 유사한 모의 상황과 모의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조직에서 필요한 역량을 평가하되, 그 상황이나 과제 내용을 업무 상황과 유사한 과제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다. 

즉, 미래의 업무 중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샘플링"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보는 것이라 하겠다. 

만약 모의 상황과 모의 과제 내용이 적절하다면 가장 예측력이 높은 평가 방법이 된다. 



2. 화상면접의 강점


화상 면접의 첫 번째 강점은 미래의 업무 방식에 대한 샘플링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최근 상황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원래의 의도와 상관없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근무 형태는 이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며, 보편적으로 활용 가능한 근무 형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만약 이미 재택근무와 화상을 통한 회의나 소통(특히 외국계 기업 등)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형태의 업무 형태를 지속적으로 적용하고자 의도하고 있다면, 화상면접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면접 단계가 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면접이나 면접과제의 내용과는 별도로 업무 수행 방법마저도 유사한 방식으로 맞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화상 면접의 두 번째 강점은 내용에 집중하는 면접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재택근무의 강점과도 일맥상통하는데, 화상을 통한 회의나 소통은 직접적인 대면 소통에 비하여 제한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런데 역으로 제한적인 소통을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소통 내용에 더 집중하고 초점을 맞추게 되는 순기능을 보이게 된다. 

즉 면접 과정에서도 지원자의 답변 내용이나 수행 업적 등에 더 집중하는 강점을 가지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화상 면접의 세 번째 강점을 고려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불필요한 주관적 평가와 애매한 비언어적 요소들의 영향이 감소한다'는 점이다. 

직접적인 대면 소통이나 면접의 경우에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인상이나 판단이 많이 개입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측면들은 개인들의 경험에 기초한 주관 적안 평가인 경우가 많으며, 객관적인 역량 중심의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은 대표적인 평가자 오류에 해당한다. 

오히려 화상 면접의 경우 이와 같은 면접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애매하고 주관적인 요소들을 배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역으로 지원자들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나이도 많으시고, 직급이 분명히 높아 보이는 면접관분들과 직접 만나는 경우에 비하면) 훨씬 덜 긴장하고 좀 더 편안하게 면접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상 통화 등에 익숙한 그들에게는 오히려 자연스럽고 차분하게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네 번째 강점은 시공간 상의 제약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공간 상의 제약이 생각보다 큰 부정적인 요소이다. 

특히 공채 시즌이나 집이 먼 거리의 경우에는 물리적인 제한 자체가 우수한 인재들의 지원과 면접을 막는 요소인 것이 분명하다. 

물론 고객사들 중 거리 불문하고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정도의 회사라면 이와 같은 이슈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중견사들의 경우에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지 못하는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일단 화상을 통한 면접 및 면접 진행과정에서 회사에 대해서 긍정적인 인식을 주게 될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만 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다섯 번째 강점은 기록과 관리의 용이성이 있기는 하다.  

화상의 경우에는 녹화가 용이하기 때문에 추후에 다시 들으면서 재평가를 하거나 혹은 다른 전문가들에게 피드백을 받는데 용이하다. 

이는 평가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규모 채용이나 신입 채용에서는 절대적으로 권하지 않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는 녹화 동의가 필요한데, 이들의 경우에는 동의가 아니라 강제로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추후에 윤리적인 문제나 논쟁거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대신에 경력직이나 혹은 리더급 면접의 경우에는 지원자의 동의를 얻고 채용 기간 한정이라는 조건을 달아 녹화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3. 화상면접의 단점


화상면접의 가장 큰 단점은 '익숙하지 않다'이다.

특히 면접 자체도 익숙하지 않은데, 화상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명백한 제한점이 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단점은 면접 시스템의 개선이나 면접 환경의 개선(즉, 집중해서 면접을 볼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끊기지 않고 잘 보이고 잘 들리는 시스템 구축 등)과 반복되는 연습과 경험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익숙하지 않다!' 외에는 화상면접의 큰 단점이 별로 없다. 

단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익숙하지 않다!'와 마찬가지로 충분히 극복이나 보완이 가능한 이슈들이다. 

'그래도 직접 한번 보기는 해야지!'라고 말할 수 있다. 1차 면접을 화상으로 실시하고, 그중 선별된 인원을 대상으로 하여 2차 면접은 집중해서 보면 된다.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에 비해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적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화상면접을 한 덕에 남게 된 면접비나 면접장소 대여료로 심리검사나 역량검사 등을 통해 지원자의 정보를 활용하라. 만약 비용 상 여유가 좀 더 많이 남았다면, 심리검사나 역량검사에 기반한 면접 질문 추가 옵션까지 선택하라.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지 못함으로써 인한 손실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4. 화상면접 200% 활용하기


첫 번째, '화상면접 프로세스에 익숙해지기'가 필요하다. 

화상 면접이란 어찌 되었건 낯선 방법인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서는 익숙해지는 과정 자체가 필수적인 것은 맞다. 

특히 이는 지원자보다는 면접관 쪽에서 더 필요한 내용일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온라인 소통과 화상에 에 익숙하고 많이 활용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면접관 교육 중에 화상면접 실습을 포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두 번째, '보완적 절차'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직접 대면하는 것에 비하면 화상 면접이 상대적으로 소통이나 교류가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제한되기도 한다. 

특히 경험이 많거나 전문적인 평가자의 경우라면 더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는 다음의 3가지 정도를 추천한다. 


1) 자기소개서(혹은 역량기술서) 항목 확대 및 강화 : 자기소개서의 항목을 강화하고 이를 면접관들이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물론 이는 대면 면접에서도 마찬가지이나 화상면접의 경우에는 시간이나 장소 상의 제약이 적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추천한다. 

2) 심리검사(혹은 역량검사) 추가 : 화상면접의 경우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들어갈수록 보다 충실하고 초점이 확실한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사전에 다양한 평가 정보들을 가지고 있으면 좋다. 자기소개서를 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객관적인 평가 정보인 심리검사(성격검사/역량검사 등)를 활용하면 더욱 좋다. 게다가 앞서 말한 대로 심리검사나 역량검사를 통한 면접 질문까지도 보완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3) 과제 수행을 요청하라 : 화상면접 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표준적(공통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준비도나 준비 내용을 비교 분석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오프라인 면접에서도 활용 가능한 방식이기는 하다. 하지만 오프라인 대면 면접에서는 시간 상의 제약이나 한계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실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을 통한 화상 면접은 이와 같은 한계들을 많이 완화할 수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 년 전만 해도? 제가 화상면접의 필요성이나 효과에 대해서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성큼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가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닙니다. 


새로운 방식이며,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화상면접에 대해서 다시금 재조명해보시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다음 글은 '화상면접, 괜찮을까? : 지원자편'입니다!^^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은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400


https://brunch.co.kr/brunchbook/interviewclinic


https://brunch.co.kr/magazine/ceo-hr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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