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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Nov 11. 2020

AI 면접? 글쎄요..

경영자와 HR을 위한 심리학. AI 면접의 효용성

Photo by Alex Knight on Unsplash



* 개인적으로는 저의 영역 외의 다른 사람 전문가 분들의 활동이나 작품에 큰 관심을 두지는 않습니다. 특히 다른 전문가 분들이 개발하신 제품이나 작품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는 더더욱 안 하려고 합니다. 

* 그런데 최근 AI 면접과 관련해서 제 고객분들의 많은 피드백과 문의사항들이 있어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견지에서 한번 조망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아서 감히 글을 써 봅니다. 


* 참고로 저는 임상/상담 심리학을 전공하고, 정신과에서 심리평가/진단 및 정신감정과 심리치료를 전공한 임상가이면서, 동시에 HR에서는 선발 평가 및 리더십 역량 진단 도구 개발(AC, 역량검사, 심리검사 등)과 코칭 등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 AI에 대해서는 거의 지식이 없는, 심리학을 전공한 일개 역량과 역량평가 및 면접 전문가의 견해라는 제한을 고려하여 보시기를 권합니다. 




0. 면접 과정 리얼리티


면접이라는 것은 면접관과 지원자 간의 복합적이고 역동적이고 상호적인 대인관계 중 한가지 형태입니다.  

이와 같은 점이 면접 과정에서 주관적 요소들이 개입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 자체가 단순하거나 분리해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주관적 요소들을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요소들을 중심으로 해서 평가해야하는 것이 면접입니다. 


면접을 대인관계 상호작용이나 혹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만약 AI 면접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한다면, 이와 관련된 측면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로직과 알고리즘이 구성되어야만 합니다. 



1. 면접이란 매우 제한된 평가 상황입니다 : 상태인가 VS 특성인가


면접은 매우 제한된 평가 상황입니다. 

제한된 평가 상황이란 두 가지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데, 

첫째는 긴장감과 부담감과 같은 심리적 상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며, 

둘째는 향후 업무 수행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의 단편적 샘플링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요소들을 적절히 고려하지 않는다면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첫 번째 심리적 상태 요소는 지원자의 답변 행동과 내용에도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지원자들의 긴장감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어 주기 위한 라포 형성 등과 같은 워밍업 과정이 선행되어야 최적의 수행과 결과를 보입니다. 

이와 같은 심리적 상태 요소는 특히 외적인 행동(어색하거나 편안하지 않은 자세, 흔들리는 동공, 긴장되어 떨리는 말투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일시적인 심리적 상태에 의한 외적인 행동 특성에 크게 영향받아 평가하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우리의 궁극적인 평가 목적인 특성이 아니라 상태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고-성과자의) 실제 업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과 직접적인 연계가 부족합니다.

일반적으로 업무와 관련된 역량 모델이 있으나 이를 선발 과정에 직접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이 중 학습이나 개발이 어려운 특성과 신입(학습 잠재력 혹은 전문가 정신) 혹은 경력 입사 상황(새로운 상황이나 사람에 대한 적응력)이라는 점을 고려한 역량을 반영하여 선발 역량을 따로 구성합니다. 

이는 선발을 한 후, 다양하고 충분한 교육을 받은 후, 3~6개월 정도의 적응 기간을 거친 후, 3년 이상의 현장 경험 속에서 다양한 경험과 좌절 및 극복과정을 거친 후, 고성과자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성과자의 행동과 선발 과정에서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2. 면접의 핵심은 내용에 대한 분석입니다 : 행동인가 VS 내용인가


면접 평가의 핵심은 외모나 행동적 특징들이 아니며, 내용에 대한 분석입니다. 

특히 과거의 수행이 미래를 예측한다는 로직에 기반한 행동 사건 면접 방식(Behavioral Event Interview)이 가장 타당한 미래 수행 예측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적 특징들은 부수적이고 보조적인 판단 참고자료일 뿐 메인 평가 데이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면접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오류 중 하나는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현란한 언변과 탐침 질문 등에 대한 임기응변적 대응 등이 우수한 경우에는 좋은 인상을 주고 높은 면접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언변이나 임기응변적 대응이란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노하우에 해당하며, 피상적 수준의 업무 필요 능력(기획력, 창의성, 인내와 성실 등)에 더 가깝습니다. 

보다 정교한 찐.능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내용에 대한 정교한 탐침과 그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해야합니다. 이는 대화 내용을 통해서 밝힐 수 있는 것입이다. 


그런데, 최근 부각되고 있는 AI 면접의 경우 내용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지고 판단을 하는 것일까요?

외적으로 보이는 행동적 특징들(눈 움직임이나 얼굴 표정이나 색깔 등)을 기반으로 해 판단한다고 합니다. 

만약 이와 같은 외적인 특징들이 심리-내적 특성인 업무 역량이나 능력과 연계시키기 위해서는 선발과정에서부터 고성과자가 되기 위해서 거쳐가는 각 단계별로 상당한 데이터와 분석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면접 - 적응과정 - 기초적 업무수행 - 업무수행 능력의 단계적 향상 - 드디어, 고성과자!)  



3. 면접은 기계적 판단이 아닌 통합적 판단입니다 : 장님 코끼리 만지기


면접관 교육 중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한두 가지 특징에 의거하여 판단하지 말고 통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접근을 Sign-Approach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다리를 떠는 것을 보니 불안정한 심리적 성향을 가지고 있군!', '구두가 잘 정돈되지 않은 걸 보니 자기 관리가 안 되는 사람이군!' 등과 같은 접근입니다. 


외적으로 보이는 행동에는 다양한 심리적 및 내적인 원인과 동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유사하게 웃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동기는 좋아서 웃을 수도 있으나 비웃음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눈을 오래 쳐다보는 것은 호감의 신호일 수도 있으며 강한 공격성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충분한 근거나 연기 없이 외적 특징을 가지고 심리적 특성, 특히 역량 수준까지를 추론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 

CSI나 FBI 심리분석가들이 '쓱~ 보고 쉽게 판단'하는 것 같아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엄청난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이론적 문헌들을 공부한 후 수많은 경험들을 축적해 온 전문가이기에 그래 보일 뿐입니다. 


특히 면접의 형식에 따라서도 평가하는 측면이나 내용이 다릅니다. 

개별면접에서는 일대일 혹은 다대일 상황에서 타인들의 간섭이나 방해가 없는 상황에서 본인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집단토론은 여러 사람들 속에서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직접 관찰하는 과정으로서, 궁극적인 수행 결과는 타인의 방해와 간섭이 상존하는 타인들과의 역동적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각각의 면접에서는 외적인 행동 특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적 측면까지를 포괄하는 통합적 판단이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면접들의 결과들도 각 면접 상의 제한점과 특징들을 고려하여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해석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면접을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즉 각 부분을 만졌던 사람들끼리 모여 충분히 토론과 합의를 해야만 정확한 코끼리의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 글에 관심을 가지시고 진지하게 읽으시는 분들은 두 부류이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인사담당을 하거나 사람을 선발하는 활동을 하시는 분들, 즉 면접관의 입장에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또 다른 부류는 AI 면접으로 인하여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분들, 즉 지원자의 입장에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지원자 입장에 계신 분들은 이 글을 그리 진지하게 읽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평가 과정이나 내용을 안다고 면접을 잘 보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괜히 마음만 시끄러워지고 불안하고 스트레스만 올라가 면접 준비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AI 면접 시리즈 마지막에 지원자들을 위한 AI 면접 대처법에 대해서도 한번 써볼 예정이니 그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부하느라고 바쁜데, 괜히 마음 시끄러우실까 봐^^)


하지만 인사담당을 하시거나 사람을 선발하는 면접관분들의 경우에는 아주 진지하게 이 글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제목에서는 AI 면접을 예로 들었지만 결국에는 면접 과정 자체에 대한 진지한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오랜 기간 동안 공들여서 준비한 지원자들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하는데 도움되시기를 바랍니다!^^




AI 면접 시리즈

1. AI 면접? 글쎄요.. : AI 면접의 효용성

2. AI 면접 로직 분석 : 뇌과학과 전두엽

3. AI 면접 과정 분석 : 게임 형식과 Gamification

4. AI 면접의 가치 : AI 면접이 가야할 길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을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ceo-hr


https://brunch.co.kr/brunchbook/interviewclinic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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